송악농협 하나로마트에서 근무하고 있는 황봉숙 씨
송악농협 하나로마트에서 근무하고 있는 황봉숙 씨

우리가 자주 찾는 마트에는 계산대와 안내데스크, 매대 곳곳에서 묵묵히 일하는 직원들이 있다. 누군가의 부모이자 자녀이기도 하고 무엇보다 같은 지역에서 더불어 살아가는 이웃이기도 하다.

송악농협 하나로마트에서 근무하고 있는 황봉숙 씨 역시 그런 사람 가운데 한 명이다. 하루에도 수많은 손님을 마주하지만 그는 늘 “모든 손님을 처음 만난 손님처럼 대하자”는 마음으로 일한다. 그 덕분인지 황 씨는 손님들과 동료들 사이에서 친절한 직원으로 이름이 나 있다.

30년 전 당진으로

부산이 고향인 황봉숙 씨는 약 30년 전 남편의 직장 이동으로 당진으로 이주했다. 당진에 정착한 뒤에는 어린 두 자녀를 돌보며 가정에 집중하는 시간을 보냈다. 그러다 2014년경 지인의 소개로 송악농협 하나로마트에서 일을 시작했다.

과거에는 주로 사무직으로 일했던 터라 서비스업은 처음이었던 황봉숙 씨는 처음에는 낯설고 어려움도 느꼈지만 “이제는 다양한 손님을 만나고 소통하는 일이 오히려 즐겁다”고 말했다.

마트 손님으로 만나 친구로

특히 황 씨의 친절함은 마트를 찾는 손님들에게도 잘 알려져 있다.

7년째 마트를 이용하고 있다는 고객 정복진 씨는 “황봉숙 씨는 항상 변함없이 친절하다”며 “어르신들이 무거운 짐을 들고 있으면 직접 도와주는 모습을 자주 본다”고 칭찬했다. 이어 “늘 웃는 얼굴로 대해줘 마트에서 황 씨만 보면 힘이 난다”면서 “지역에 이런 사람이 있다는 것이 널리 알려졌으면 좋겠다”며 본지에 알렸다.

이에 대해 황봉숙 씨는 오히려 “손님들을 만나며 내가 더 치유받는다”고 답했다. 그는 “당연한 일을 했을 뿐인데 손님들이 작은 일에도 칭찬을 해주시고 배려를 많이 해주셔서 감사하다”며 “그래서 늘 초심을 잃지 말자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무거운 물건을 들고 가는 어르신이 있을 때면 오토바이까지 가져다 드리는 등 항상 진심으로 고객을 대하는 마음 덕분인지 황 씨 주변에는 어느새 마트 손님을 넘어 친구가 된 사람들도 적지 않다.

고객이 직접 만든 간식을 가져다주며 고마움을 전하는 것뿐만 아니라 “밥 한 번 먹고 싶다”며 친구가 된 고객도 여럿 있단다. 마트에서 인연을 맺어 지금까지 친하게 지내고 있다는 김혜경 씨는 “마트에서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고향이 같다는걸 알게 됐고, 언니가 워낙 정이 많아 자연스럽게 가까워져 친하게 지내고 있다”고 말했다.

“받은 도움 돌려주며 살고 싶어”

지금은 활발하게 사회 활동을 하고 있지만 사실 황 씨에게도 쉽지 않은 시간이 있었다. 그의 두 자녀가 어린 시절 희귀질환을 앓으면서 병원에서 보내는 시간이 많았기 때문이다. 그 시기 그는 사회 활동보다는 아이들을 돌보는 데 시간 대부분을 쏟았다. 이후 아이들의 건강이 조금씩 회복됐고 황봉숙 씨는 다시 일을 시작했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봉사활동도 시작했다.

“아이들이 아팠을 때 주변에서 정말 많은 도움을 주셨어요. 남편 직장 동료들도 많이 도와주시고 위로도 많이 해주셨죠. 그래서 ‘나도 받은 도움을 다른 사람에게 돌려주며 살아야겠다’고 생각했어요.”

이에 그는 2010년 대한적십자 봉사를 시작으로 당진시 여성단체협의회 소속 ‘소소 봉사회’ 모임을 통해 독거노인을 위한 반찬 봉사 등 다양한 활동에 참여하며 지역사회와 인연을 이어가고 있다.

지역 봉사 시작해 세한대 진학

황봉숙 씨는 봉사를 하면서 새로 배움의 길도 찾았다. 과거 당진시보건소에서 진행하는 어르신들의 자살 예방 프로그램의 봉사자로 참여한 것이 계기가 됐다.

“어르신들의 가정을 방문해 말벗이 되고 안부 전화를 드리는 봉사를 했어요. 그런데 아무것도 모르는 상태에서 무작정 봉사를 하면 안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죠. 당시 당진시대 신문을 통해 당진가족성통합상담센터에서 미술심리치료사 과정을 운영한다는 것을 알게 됐어요. 어릴 때 그림 그리는 것을 좋아하기도 했고, 다양한 사람을 만나는 일을 하고 있으니 사람의 마음을 이해하는 데도 도움이 될 것 같았습니다.”

황봉숙 씨는 센터에서 미술심리치료사 과정을 이수하며 1·2급 자격을 취득했다. 게다가 이후 신순옥 당진가족성통합상담센터장의 권유로 2016년 세한대학교 사회복지상담학과에 진학해 학업을 이어갔다.

상담을 공부하며 삶을 바라보는 태도에도 변화가 생겼다. 그는 “상담이라는 분야를 배우면서 사람의 마음을 더욱 이해하려는 시선이 생겼고, 주변 사람들과의 관계에 대해서도 다시 생각해보는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덧붙여 “당시 회사에서도 근무 일정을 조정하는 등 많은 배려를 해주셔서 일과 학업을 병행할 수 있었다”며 감사한 마음을 전했다.

“함께 건강하게 살면 좋겠어요”

지난해 황봉숙 씨는 생활건강지도자와 웃음코칭지도자 자격도 취득했다. 이후 송산 지역 경로당을 찾아 어르신들과 함께 웃음 활동을 진행했는데, 그 경험이 무척 즐거웠다며 앞으로도 활동을 이어가고 싶다는 바람을 전했다.

“능력이 뛰어나거나 물질적으로 많은 것을 가진 것은 아니지만, 마음만이라도 나누며 살고 싶어요. 다 같이 건강하게 지내면서 서로 도우며 살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