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당진시 전역이 충남도와 대전시의 행정통합을 둘러싼 정당 현수막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이 게시한 현수막이 주요 교차로와 거리마다 마구잡이로 걸리면서 주민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정치 혐오를 부추긴다는 비판이 거세다.
특히 일부 현수막은 관계법령이 정한 표시 방법을 어기고 ‘게시일로부터 14일’과 같이 모호하게 기간을 설정해 꼼수 게시를 이어가고 있다. 현행 옥외광고물법 시행령은 정당 현수막은 반드시 시작일과 종료일을 구체적인 날짜로 명시해야 한다. 하지만 날짜 대신 ‘게시일’이라는 표현을 사용함으로써 실제 설치일이 언제인지 시민들이 알 수 없게 만들어 단속을 피하는 꼼수까지 동원되며 게시되고 있다.
행정안전부 가이드라인을 보면 정당 현수막은 읍·면·동별로 2개 이내만 설치할 수 있으며, 어린이보호구역이나 소방시설 주변은 설치가 전면 금지된다. 또한 정당 현수막 게시 시 반드시 시작일과 종료일을 구체적인 날짜로 표기하도록 규정한다.
이와 함께 보행자 안전을 위해 교차로 주변은 현수막 아랫부분 높이를 2.5m 이상 유지해야 한다. 그러나 당진 시내 일부 현수막은 이러한 안전 기준조차 제대로 지키지 않은 채 방치되어 있다.
당진시 읍내동에 거주하는 시민 A씨는 “길거리마다 행정통합 관련 현수막이 도배돼 통행에 불편을 줄 뿐만 아니라 시각적으로도 공해 수준”이라며 “정치권이 시민의 목소리를 듣기보다 자신들의 주장만 일방적으로 강요하는 것 같아 불쾌하고 피로도가 높게 쌓이고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주민은 “시민들에게 정책을 홍보하거나 알리는 차원이 아닌 혐오와 조롱이 가득한 현수막을 보며 정치혐오가 커지고 있다”라며 “이러한 행태에 대한 정치권과 정당 차원의 자정이 무엇보다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당진시청 관계자는 “정당들의 현수막 게시는 치밀하고 계획적”이라며 “시 단속반이 근무하지 않는 주말이나 야간을 틈타 주요 교차로와 인구 밀집 지역에 현수막을 집중적으로 내걸고 있다”고 토로했다. 시는 지난 월요일 하루에만 당진 2동 행정복지센터 인근 등 시내에서 60여 개의 불법 현수막을 철거했으나, 불과 몇 시간 뒤인 오후에 같은 자리에 다시 현수막이 붙는 등 정당들의 막무가내식 행태가 이어지고 있다.
이 관계자는 “우리가 없는 주말에 달아놓으면 월요일 아침에 발견 즉시 철거하지만, 오후면 다시 붙어 있다”며 “축제 거리처럼 보일 정도로 시청 앞과 시내 곳곳이 현수막으로 도배되어 시민들의 민원 전화가 빗발치고 있다”고 현장의 어려움을 토로했다.
또한 불법 현수막에 대해 과태료를 부과할 수 있는 규정은 존재하지만, 실제 집행은 쉽지 않다는 것이 관계자의 설명이다.
행정에서는 정당이라는 특수성 때문에 지자체가 강력한 처분을 내리는 데 부담을 느끼기 때문이다. 시 관계자는 “과태료 부과 시스템은 있지만 정당 현수막에 대해 실제 부과하기에는 유동적인 부분과 현실적인 압박이 있다”며 고충을 털어놨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