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편집자주> 정책은 시민의 삶을 바꾼다. 정책 중심 선거를 만들기 위한 당진시대 6.3 지방선거 기획 ‘이것만은 해결하자’. 이번 순서는 시민 일상과 직결된 ‘지역 불균형’이다.
당진은 도농복합도시이자 산업도시로 성장해 왔다. 항만과 산업단지를 중심으로 도시의 외형은 빠르게 커졌지만 시민들이 체감하는 삶의 조건은 지역마다 큰 차이를 보인다. 원도심과 신도심의 격차는 물론 읍면동 간 생활 기반과 정주 여건의 차이도 갈수록 뚜렷해지고 있다.
아파트와 상권, 도로망이 확충되며 인구가 유입되는 지역이 있는 반면 일부 읍면 지역은 교통 불편과 교육·문화시설 부족, 의료 접근성 저하, 생활SOC 미비로 일상적인 불편을 감내하고 있다. 산업도시로서 성장했지만, 그 혜택이 지역 전반에 고르게 퍼졌는지에 대해서는 여전히 의문이 남는다.
특히 지역 불균형은 단순한 개발 속도의 문제가 아니다. 어디에 사느냐에 따라 행정서비스와 교육·복지 수준, 정주 환경이 달라진다는 점에서 시민 삶의 질과 직결된다.
생활권 따라 달라지는 정주 여건
당진의 지역 격차는 주거와 인구 분포, 생활편의시설의 집중에서 뚜렷하게 나타난다. 일부 지역은 개발과 함께 생활 인프라가 확대됐지만, 외곽 읍면 지역은 인구 감소와 고령화가 심화되며 기본적인 생활서비스 유지조차 쉽지 않은 상황이다.
교통 여건 역시 큰 차이를 보인다. 도심권은 비교적 이동이 수월하지만 농촌과 외곽 지역은 대중교통 배차와 노선 문제로 통학·통원·장보기조차 쉽지 않다. 고령층이 많은 지역일수록 이러한 불편은 더욱 크게 체감된다.
신완순 당진시개발위원장은 “교육, 의료, 쇼핑, 문화 등 기본 인프라를 모든 지역에 동일하게 배치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다”며 “중심 기능을 키우고 접근성을 높이는 방식으로 가야 한다”고 말했다.
교육·문화·복지 인프라도 편차
지역 간 격차는 교육과 문화, 복지 분야에서도 이어진다. 아이를 키우는 가정은 교육과 돌봄 환경을 청년층은 일자리와 문화 인프라를 고령층은 의료와 복지 접근성을 중요하게 여긴다. 그러나 이러한 조건들이 특정 지역에 집중되면서 인구 이동과 지역 간 격차는 더욱 심화되고 있다.
결국 지역 불균형은 인구 유출과 지역 소멸 문제로 이어진다. 사람이 떠나면 상권이 줄고 상권이 줄면 다시 생활 여건이 나빠지는 악순환이 반복된다.
최태석 당진지역사회연구소장은 “해안 산업벨트와 내륙 지역은 같은 방식으로 접근할 수 없다”며 “내륙은 정주 기능 강화만으로는 한계가 있어 역사·문화·관광과 연계한 전략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산업 편중·인프라 격차”… 구조적 문제
이처럼 전문가들은 지역 불균형을 단순한 개발 격차가 아닌 구조적 문제로 보고 있다.
유난영 당진시지속가능발전협의회 사무국장은 “지역균형발전을 저해하는 핵심 요인은 특정 지역 중심의 산업 편중과 그로 인한 구도심 소멸 위기, 신·구 지역 간 인프라 격차”라고 진단했다. 이어 “권역별 특성에 맞춘 전략적 산업 배치와 함께 교육·의료 등 필수 정주 여건을 시 전역에 걸쳐 상향 평준화하는 정책이 필요하다”며 “외형적 성장에 치중하기보다 환경과 정주 질을 함께 고려하는 지속가능한 개발이 병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균형발전, ‘연결’과 ‘전략’이 관건
지역 불균형 해소를 위해서는 단순한 개발 확대가 아닌 방향 설정이 중요하다는 지적이다.
신완순 위원장은 “앞으로 도시 경쟁력은 결국 에너지와 산업 구조에서 나온다”며 “전기와 물, 물류 조건을 갖춘 지역이 기업을 끌어들이고 성장하게 된다”고 말했다. 이어 “모든 지역을 동일하게 개발하기보다 중심 기능을 강화하고 교통과 이동체계를 통해 연결성을 높이는 것이 현실적인 해법”이라고 강조했다.
“행정 아닌 주민이 결정해야”
균형발전의 실행 방식 역시 변화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온다.
배병찬 당진시주민자치협의회장은 “지역균형발전은 행정 주도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며 “주민이 직접 참여하고 주민총회를 통해 지역의 우선순위를 결정하는 구조로 전환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교통과 생활SOC 등 지역 문제는 주민의 선택에서 출발할 때 실효성을 갖는다”며 “균형발전의 핵심은 속도가 아니라 기회의 공정성”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선거, ‘균형발전’의 답을 묻다
이번 지방선거에서 지역균형발전은 빠지지 않는 공약이다. 그러나 단순한 구호를 넘어 구체적인 해법이 요구된다.
중심 기능을 어디에 둘 것인지, 외곽 지역의 접근성을 어떻게 개선할 것인지, 산업과 에너지 전략을 어떻게 설계할 것인지, 그리고 주민 참여를 어떻게 제도화할 것인지가 핵심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지역 불균형 문제는 더 이상 일부 지역의 문제가 아니다. 당진 전체의 지속가능성을 좌우하는 핵심 과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