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교육청, 유동초교내 교직원 합숙소 건립계획에
= 주민·졸업생 “학교에 아파트 짓는 일 전국에 없을 것” 반발
지난 93년 학생수가 줄어 폐지된 유동초등학교(순성면 성북리 소재) 교정에 교육당국이 50세대 5층 규모의 교원아파트를 건립하기로 하자 학교설립에 애썼던 인근주민들과 졸업생들이 ‘정서에 맞지 않는 졸속행정’이라며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당진교육청(교육장 김진권)에 따르면 교육부는 내년 3월 유동초등학교내에 31억여원의 예산을 들여 충남서북부지역에 근무하는 무주택 교원들에게 공급할 총 50세대의 아파트를 98년말 완공예정으로 건립하기로 했다는 것.
이중 40세대는 14.5평형으로 독신자에게, 10세대는 24평형으로 가족이 딸린 교원에게 공급한다는 계획이다.
아파트 건립부지는 1천3백평으로 총 3천평에 이르는 유동초등학교 교정의 절반가량을 잠식할 예정이다.
그런데 이 소식을 뒤늦게 접한 지역주민들과 이 학교 졸업생들이 교정내에 아파트를 짓는다는 것은 상식적으로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아파트 건립계획에 제동을 걸고 나선 것.
유동초등학교에 인접해있는 순성면 성북1·2리, 갈산리 주민들과 이 학교 졸업생들은 “유동초등학교는 학교터를 주민이 희사했을 뿐 아니라 설립 당시부터 오로지 자식교육의 일념 하나로 공동작업을 벌이고 화단을 가꾸는 등 주민들과 재학생들의 피와 땀으로 지어진 학교”라며 사실상 학교의 주인이나 다름없는 자신들과 한마디 대화없이 교정에 아파트를 짓는다는 것은 주민정서에 정면으로 위배되는 처사라고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이 학교 1회 졸업생인 원종희씨는 “운동장이 진흙땅이어서 주민들이 리어커나 지게로 냇가에서 모래를 실어다 정지작업을 하고 장비대를 조달하기 위해 집집마다 쌀을 걷은 적도 있었다”며 “초창기 학생들은 이 때문에 공부보다 사역하는 시간이 더 많은 지경이었지만 그만큼 학교에 대한 애정도 남다르다”고 전했다. 서울에 거주하는 한 졸업생도 “4년전 폐교소식을 접했을 때에도 가슴이 미어질 듯 했는데 그것도 모자라 교정의 절반을 잘라내 아파트를 세운다니 학교내에 아파트를 짓는 경우는 전국 어디에도 없을 것”이라며 분게했다.
졸업생들의 반응이 이처럼 정서적인 차원에 있는 반면 지역주민들은 폐교학교에 대한 교육당국의 활용대책이 근시안적이고 즉흥적이라며 학교를 살리면서도 주민들에게 유익한 문화공간으로 자리잡을 수 있도록 특별대책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성북2리 주민 이모씨는 “서해안 개발로 점차 인구가 늘어 학교가 복원될 가능성도 없지 않다고 본다”며 “그때를 대비해 학교를 살려두되 그동안은 지역주민들의 문화공간으로 활용될 수 있도록 해야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주민들과 졸업생들은 교원아파트 부지를 다른 곳으로 옮길 것을 관계당국에 촉구하기로 의견을 모으고 교원아파트 건립저지 대책위원회(위원장 원종희)를 꾸려 본격적인 모교 지키기 운동에 들어갔다.
주민들과 졸업생들의 이같은 요구에 대해 당진 교육청은 “부지를 따로 매입한다는 것은 예산상의 문제로 어려움이 많다”며 “기왕에 활용되지 않을 바에는 교원들의 복지증진 차원에서 아파트를 짓는게 타당하다”고 말해 아파트 결사반대 입장을 굽히지 않고 있는 대책위원회와 갈등이 예상되고 있다.
한편 현재 유동초등학교에는 대한민국 미술대전에서 대상을 수상한 바 있는 화가 박기호씨가 교사를 임대해 창작에 전념하고 있으며, 94년 여름에는 방학을 이용해 초등학교 학생들을 위한 미술교육이 실시되기도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