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당진시가 정부가 추진하는 ‘문화선도산업단지 조성사업’ 공모에 총사업비 2824억 원 규모의 사업계획을 제출한 가운데 약 450억 원 규모의 시 비 부담과 사업 추진 과정의 비공개성 논란이 불거지고 있다. 특히 시민 공론화 없이 사업이 추진된 데다 상당수 사업이 기존 추진 사업을 포함한 것으로 확인되면서 지역사회 일각에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이번 사업은 문화체육관광부와 산업통상자원부, 국토교통부가 공동 추진하는 정부 공모사업으로 전국 산업단지 가운데 3곳을 선정해 산업단지 재생과 문화인프라 조성, 청년 친화 공간 구축 등을 지원하는 사업이다. 당진시는 현대제철이 위치한 송산 2일반산업단지와 부곡국가산업단지 등을 중심으로 공모를 신청했다.
2824억 사업… 민간투자 1500억, 기존 사업 대거 포함
당진시가 제출한 사업계획을 보면 전체 사업비 2824억 원 가운데 약 1500억 원은 민간투자 항목으로 구성됐다. 이 민간투자 계획에는 송산 2산단 배후지역에 추진 중인 현대제 철 종합병원 개원 사업과 파크골프 장 조성사업 등이 포함된 것으로 확인됐다.
또 당진시 기업육성과와 산단조성 팀이 기존 추진하고 있는 아름다운 거리 조성사업과 근로자복지관 조성사업 역시 연계사업 형태로 공모 계획에 포함됐다.
이를 두고 지역에서는 새로운 사업 발굴보다는 기존 사업들을 한데
묶어 정부 공모 형식에 맞춘 것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일부에서는 “정부 공모 선정에 맞춰 사업 규모를 키우기 위해 기존 사업을 끼워 넣은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이에 이광호 당진시 기획팀장은 “정부 평가 기준상 시설만 조성한다고 되는 것이 아니라 실제 활용 계획이 중요하기 때문에 점수를 고려해 반영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450억 시비 부담… 핵심은 부곡공단 기반시설 정비
이번 공모에서 당진시 부담으로 알려진 시비는 약 450억 원 규모다.
가장 큰 비중은 국토교통부가 추 진하는 노후산단 기반시설 재생사업으로 약 250억 원이 반영됐다. 대상은 부곡국가산업단지로 노후된 도로 와 보행로, 기반시설 정비 등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밖에 석문국가산업단지와 송산 2산단에는 철강을 활용한 조형물 설치, 야간 경관을 활용한 불빛 산업단지 콘텐츠 조성, 근로자 문화센터 설치 등이 사업계획에 담긴 것으로 확인됐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450억 원이면 시민 생활과 직접 관련된 사업 여러 개를 추진할 수 있는 큰 예산”이 라며 “산업단지 내부 문화시설 조성
이 실제 지역 전체에 얼마나 도움이 될지 의문”이라는 목소리도 나온다. 특히 당진지역 산업단지는 주거지역과 상당한 거리가 있고 상당수 근로자가 외부 지역에서 출퇴근하는 구조여서 사업 실효성에 대한 의문도 제기된다.
시민 공론화 없었다… 의회 공식 보고도 없어
사업 추진 과정 역시 도마에 올랐다. 취재 결과 이번 공모사업은 시민 대상 설명회나 별도의 공론화 과정 없이 내부적으로 준비된 것으로 확인됐다.
또 시의회 역시 의원출무일이나 공식 간담회가 아닌 업무보고 형식으로 관련 자료 파일만 전달된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자료는 의회 공식 회의 절차가 아닌 내부 단체대화방 등을 통해 의원들에게 공유된 것으로 전해졌다.
수백억 원의 지방재정이 투입되는 사업임에도 공식적인 정책 검토 과정이나 시민 대상 공개 논의가 없었다는 점에서 절차적 문제를 지적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그러나 이광호 기획팀장은 “공모 기간이 짧았지만 관련 조례에 따라 시의회에 업무보 고 형태로 자료를 제출했고 행정 절차는 모두 거쳤다”고 해명했다.
당진시 “실제 부담 절반 수준… 절차상 문제없다”
또한 이광호 당진시 기획팀장은 본지와 통화에서 “450억 원 전체를 시가 모두 부담한다고 보는 것은 맞지 않다”며 “사업 계획상 반영된 금액일 뿐 정부가 실제 계획대로 지원하지 않는 경우가 많아 시 부담은 절반 수준까지 낮아질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가장 큰 사업은 부곡공단 노후기반시설 정비로 부곡공단은 인도와 기반시설 노후가 심각해 근로자 편의를 위한 개선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또 “산업단지는 오후가 되면 사람 이 없다는 식으로 단순하게 볼 문제는 아니다”며 “정부 공모사업이 나왔는데 재정 부담을 이유로 참여하지 않으면 왜 하지 않았느냐는 비판 역시 나올 수 있다”고 밝혔다.
한편 지역사회에서는 정부 공모 선정 여부와 별개로 수백억 원 규모 지방재정이 수반되는 사업인 만큼 충분한 시민 공론화와 보다 투명한 행정 절차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