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평면에서 킴바댄스 학원을 운영하고 있는 김정은 원장
신평면에서 킴바댄스 학원을 운영하고 있는 김정은 원장

춤은 김정은 킴바댄스 원장의 삶을 바꿨다. 외로움과 건강 문제를 극복하기 위해 시작한 춤은 직업이 됐고, 이제는 지역사회와 나눔을 잇는 연결고리가 됐다. 김 원장은 회원들과 함께 사랑나눔 바자회를 열고 청소년 후원과 재능기부를 이어가고 있다.

“외로움 달래기 위해 시작한 춤”

고향인 경상도를 떠나 20년 전 남편의 직장 때문에 당진에 정착한 김정은 킴바댄스 원장에게 당진은 연고도, 아는 사람도 없는 낯선 지역이었다. 지역 사정도 잘 몰랐던 그는 집에 머무는 시간이 많았고, 외로움과 허전함을 느끼곤 했다.

당시 30대 초반이었던 그는 기분 전환을 위한 돌파구를 찾았고 아파트 단지 내 운동 공간에서 에어로빅을 접하며 처음 춤을 시작했다. 김 원장은 “이전까지는 춤에 전혀 관심이 없었는데 나이가 들면서 춤을 배우고 싶어졌다”며 “그동안 스스로 몸치라고 생각하고 있었다”고 말했다.

춤에 소질이 없다고 생각했던 그는 음악에 맞춰 몸을 움직이고 사람들과 교류하는 과정에서 일상의 스트레스를 해소하고 건강도 되찾았다. 건강을 위해 시작한 춤이었지만 점차 깊은 흥미를 느끼게 된 그는 관련 자격증을 취득하고 여러 공연 무대에 오르며 경험을 쌓았다. 김 원장은 “공연 무대에 서고 본격적으로 춤을 가르치기 시작하면서 큰 보람과 즐거움을 느꼈다”며 “춤을 진로로 삼고 지도자가 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코로나19 위기로 개원

춤을 가르치던 김 원장에게 코로나19는 위기이자 새로운 도전의 계기가 됐다. 2020년 코로나19 확산으로 문화센터와 스포츠센터 등이 문을 닫으면서 그가 가르치던 회원들은 운동 공간을 잃었고, 복지관 등에서 재능기부로 지도하던 댄스 동아리 학생들도 연습할 공간이 사라졌다. 김 원장은 회원들이 운동할 공간이자 학생들이 자유롭게 연습할 수 있는 독립적인 공간의 필요성을 절실히 느꼈다. 그는 “내 센터가 있다면 아이들을 데려와 마음껏 연습시킬 수 있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또한 ‘행복플러스’ 가족봉사단 활동을 통해 약 10년 동안 어르신 체조 봉사 등을 이어오며 자연스럽게 자신만의 공간을 운영하고 싶다는 꿈도 키워왔다. 이러한 경험과 고민 끝에 김 원장은 2020년 신평면 금천리에 킴바댄스를 열고 새로운 출발에 나섰다.

“1주년 파티 대신 바자회”

2021년 7월, 킴바댄스는 개원 1주년을 맞았다. 김정은 원장은 기념일을 맞아 회원들과 단순히 파티를 즐기기보다는 더 의미 있는 행사를 하고 싶었다. 여러 아이디어를 고민하던 그는 “학원 구성원 모두가 함께 참여하고 나눌 수 있는 행사는 바자회가 가장 적합하다”고 판단했다.

그는 오전반과 저녁반 수강생은 물론 외부 수업을 진행하던 기관의 회원들까지 물품 기부와 행사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하며 모두가 함께하는 바자회를 기획했다.

개원 1주년을 계기로 시작된 바자회는 매년 이어졌고 규모도 점차 커졌다. 한때는 학교 강당이나 스포츠센터를 대관해 댄스 공연과 바자회를 함께 진행하기도 했다.

하지만 김 원장은 규모가 커질수록 바자회의 본래 취지가 다소 흐려지는 것을 느꼈다. 이에 지난해부터는 욕심을 내려놓고 바자회 자체에 집중하기로 했다. 그는 “지난해에는 순수하게 바자회에만 집중했는데 오히려 가장 큰 성과를 거둘 수 있었다”며 “회원들의 도움으로 약 500만 원의 수익금을 마련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2년 전 바자회
2년 전 바자회
지난해에도 바자회가 열렸다.
지난해에도 바자회가 열렸다.

자녀 키우며 청소년에게 관심

바자회를 통해 얻은 수익금은 매년 지역사회에 전달되고 있다. 특히 김 원장은 청소년들에게 많은 관심과 애정을 쏟고 있다.

그는 자녀를 키우며 겪은 경험이 자연스럽게 청소년들을 바라보는 시선으로 이어졌다고 말했다. 김 원장은 “아이가 사춘기를 겪으며 힘들어하는 모습을 보면서 학생들에게 관심을 갖게 됐다”고 말했다. 자녀와 마음이 통하지 않아 힘들었던 시간을 보내면서 자연스럽게 다른 아이들도 눈에 들어왔고 학교 밖 청소년들 또한 그에게는 따뜻한 관심과 응원이 필요한 아이들로 보였다고.

김 원장은 당진시청소년상담복지센터와 합덕청소년문화의집 방과후아카데미 등에 후원금을 전달하고 있으며, 도움이 필요한 청소년 20여 명을 선정해 직접 지원하고 있다. 김 원장은 “청소년 상담과 교육 관련 일을 하는 회원의 추천을 받아, 지원 기준에는 조금 미치지 못해 도움을 받지 못하지만 실제로 도움이 필요한 학생들을 찾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그는 학생들을 학원으로 초청해 직접 후원금을 전달하고 있다. 김 원장은 학생들에게 “오늘만큼은 눈치 보지 말고 꼭 사고 싶었던 것이나 필요한 곳에 자유롭게 쓰라”고 당부한다. 또한 후원금을 어디에 사용할 계획인지 묻고, 연말에는 다시 학생들을 초대해 실제로 어떻게 사용했는지 이야기를 나눈다. 김 원장은 “아이들에게 물어보면 옷이나 휴대전화, 게임 아이템 등 사고 싶은 것을 솔직하게 이야기해 준다”며 “연말에 다시 만나보면 처음 말했던 계획을 모두 그대로 실천하더라”고 말했다. 이어 “그 당시 바로 쓰지 않고 꼭 사고 싶은 것을 사기 위해 저축하겠다고 했던 아이가 연말에도 아직 돈을 그대로 모아두고 있다고 말한 적도 있었다”며 “꾸밈없이 솔직하고 약속을 지키는 아이들의 모습이 너무 예쁘게 느껴진다”고 말했다.

“내 욕심보다 헌신 배워”

지난 20일 올해도 킴바댄스 사랑나눔 바자회가 열렸다. 김 원장은 별다른 홍보 없이도 올해로 6년째를 맞은 바자회가 지금까지 이어질 수 있었던 가장 큰 이유로 회원들을 꼽았다.

그는 “첫해에는 직접 물건을 모으고 행사도 준비했지만 이후에는 회원들이 ‘좋은 일을 할 수 있게 해줘서 감사하다’며 자발적으로 나서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이어 “이제는 내가 나서지 않아도 회원들이 물품 기부부터 판매, 행사 진행, 마무리까지 전 과정을 함께 책임진다”며 “바쁜 시간을 쪼개 자신의 시간을 내어 봉사하는 회원들을 보면서 오히려 내가 더 많은 것을 배우고 있다”고 전했다. 또한 “예전에는 나 자신의 성공과 욕심에 더 집중했던 것 같다”며 “회원들의 헌신적인 모습을 보며 나눔의 가치를 많이 배우고 있다”고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김 원장은 “학원을 운영하기 시작했을 때는 더 크게 성장시키고 싶은 욕심도 있었지만 이제는 현재의 회원들과 건강하게 오래 함께하는 것이 가장 큰 바람”이라며 “건강이 허락하는 한 지금처럼 소소하지만 알차게 바자회를 이어가고 싶다”고 말했다.

지난 20일 열린 킴바댄스 바자회에서 김정은 원장과 회원들
지난 20일 열린 킴바댄스 바자회에서 김정은 원장과 회원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