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당진시 드론산업지원센터가 개소 2년을 넘겼지만 정작 현장은 굳게 닫힌 문으로 방문객을 맞았다. 시가 내놓은 자료에는 170여 회의 시험비행과 91회의 회의실 사용 등 활발한 이용 실적이 담겼지만, 지난달 30일 기자가 직접 찾은 센터는 인적조차 찾기 어려웠다. 3000억 원대 국가 공모사업 유치와 드론공원 개장 등 장밋빛 계획을 쏟아내는 시와 달리, 실제 운영은 이용객이 아쉬워지는 상황이라는 지적이다.
찾아가 보니 문은 잠겨 있어
석문면 석문방조제로에 위치한 드론산업지원센터 건물은 2009년 9월 한국토지주택공사 홍보관으로 건축허가를 받았다. 이후 2017년 12월 당진관광정보센터로 리모델링됐고, 2018년 5월 기부채납으로 소유권이 토지주택공사에서 당진시로 넘어왔다. 2018년 7월 전시공간으로 개방됐다가, 2023년 6월부터 12월까지 다시 리모델링을 거쳐 2024년 5월14일 드론산업지원센터로 새롭게 문을 열었다. 건물 연면적은 1380.91㎡로 1층에는 공용 실험실이, 2층에는 드론통합관제센터와 입주 공간, 회의실 2개가 들어서 있다.
지난달 30일 찾은 센터 건물 정문은 굳게 닫혀 있었다. 안내판에는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오전 9시부터 18시가지 운영되며, 매주 주말과 공휴일은 휴무라고 안내돼 있다.
그러면서 사전안내절차와 함께 반드시 예약 승인 확인이 필요하다는 안내문구가 방문객을 맞이했을 뿐 시설을 안내하는 직원이나 이용객의 모습도 보이지 않았다. 시민이 자유롭게 드나들며 이용할 수 있는 공공시설이라기보다 예약시에만 문이 열리는 시설로 비쳤다.

2년간 이용 실적, 숫자로 들여다보니
당진시의 자료를 보면 센터는 2024년 5월 14일 개소 이후 2026년 6월13일까지 야외 시험비행과 드론 정비에 170회 활용됐다. 19개 기업과 기관이 참여했는데 LIG D&A가 69회로 전체의 40%를 넘게 차지했다. 다온아이앤씨 31회, 에코로보텍 15회, 육군정보학교 10회를 더하면 상위 4곳이 전체 이용의 4분의 3 가까이 차지한다. 나머지 15개 기업과 기관은 대부분 한 자릿수 이용에 그쳤고, 개인 이용자도 있었지만 횟수는 공개되지 않았다. 2년 넘는 기간 동안 특정 기업 한 곳에 이용이 쏠린 셈이어서, 센터가 드론 업계 전반을 폭넓게 지원하고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평가가 나온다.
회의실은 한국산업단지공단과 LIG넥스원, 충남도청, 해양항만청, 당진시청 자치행정과, 공원녹지과, 평택해양경찰서, 한국드론산업협회 등이 91회 사용했다. 시민이 이용하는 드론공원은 46회에 그쳤는데, 이는 모두 개인 이용자 몫이다. 개소 이후 2년 동안 시민 방문이 46차례에 머물렀다는 뜻으로, 관광 자원으로 조성했다는 취지에 견주면 저조한 수치다. 투자유치 상담은 에이치시티, UI헬리콥터, 남경무인항공, 드론천국, 에어온, 코리아ITC 등 6개 기업을 상대로 6회 진행됐다. 행사는 세계드론낚시대회가 2024년과 2025년 두 해에 걸쳐 각 1회씩, 모두 2회 열린 게 전부다.

드론공원, 충남도 공모로 시작
당진 드론공원은 충남도가 지역민의 드론 레저 활동을 활성화하겠다며 도내 15개 시·군을 대상으로 사업 대상지를 공모한 끝에 나온 결과물이다. 충남도는 2024년 석문산단 안에 있는 드론산업지원센터 일원을 도내 최초 드론공원 조성 대상지로 선정했다. 조성 규모는 약 3만㎡로, 멀티콥터 이착륙장과 드론 레저(축구·레이싱) 경기장, 고정익 비행장(활주로), 편의시설과 관리동 등이 들어선다.
충남도는 애초 2023년 12월 사업계획을 수립했으나, ‘드론 활용의 촉진 및 기반조성에 관한 법률’ 개정안이 2월 국회를 통과해 8월 시행되면서 사업 추진이 늦어졌다. 충남도 토지관리과는 법 시행 이후 관련 부서와 협의해 그해 말이나 이듬해 안에 공원을 조성할 계획이었다. 관련 예산은 6억원으로, 도비 30%와 시비 70%로 나눠 분담하기로 했다.
이후 실제 조성공사는 2024년 8월20일 입찰공고를 내 제한경쟁 방식으로 발주됐고, 같은 달 26일 개찰을 거쳐 낙찰자가 정해졌다. 추정금액은 6억1553만2000원으로, 애초 밝힌 예산 6억원과 큰 차이가 없다. 공사는 석문면 장고항리 1430 일대에서 착공일로부터 120일간 진행하는 조건이었다. 이 일정대로라면 2025년 12월19일 준공은 예정된 공사기간과 크게 어긋나지 않는다.
당시 충남도 관계자는 “지역에서 드론을 띄울 비행 장소가 부족한 상황을 개선하고자 드론공원을 조성하게 됐다”며 “충남이 드론레저 선도도시로 발돋움할 수 있도록 드론 관련 사업을 도내 전 시·군에 확산시킬 계획”이라고 말했다. 충남도는 드론공원을 활용해 드론 라이트쇼와 인공지능(AI) 드론 레이싱 대회, 드론낚시대회 등 전국 규모 드론 대회와 행사를 유치하겠다는 구상도 내놓은 바 있다.
문제는 준공 이후다. 시는 지난 4월부터 주말에 한해 예약제로 드론공원을 시범 운영해왔고, 정식 지정과 개장은 오는 7월로 예정하고 있다. 지정권자인 국토교통부의 고시 절차가 남아 있다는 게 시의 설명이지만, 준공(2025년 12월19일)부터 정식 개장까지 7개월 넘게 걸리는 셈이어서 공사보다 행정 절차에서 지체됐다는 지적이 나온다. 드론 레저 활성화라는 애초 취지를 살리려면 개장 이후 실제 이용률을 어떻게 끌어올릴지가 관건이라는 목소리도 있다.

시 내부 평가도 엇갈려
당진시의 한 관계자는 드론 관련 사업을 홍보·관광 성격과 산업화 성격 두 갈래로 나눠 평가했다. 이 관계자는 드론쇼 등 홍보성 행사는 도시 브랜드를 알리는 데는 효과가 있었다고 봤지만, 정작 산업화 쪽은 상대적으로 성과를 내지 못했다고 인정했다. 현대로템과 LIG넥스원,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등 대기업이 센터를 테스트베드로 활용하려는 움직임이 있지만 실제 활성화까지는 쉽지 않고, 드론 업계 상당수가 영세업체여서 지원 효과가 제한적이라는 설명이다. 이 관계자는 앞으로는 사업을 무분별하게 확장하기보다 내실을 다지는 방향으로 정리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시가 제시한 숫자만 보면 센터가 나름의 역할을 하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실제로 지난 5월8일에는 우주항공청과 해양경찰청이 이곳을 육해공 실증시험장으로 지정하는 등 국가기관의 관심을 받는 시설이기도 하다. 그러나 지난달 30일 현장에서 확인한 잠긴 문은 그 숫자와는 다른 그림을 보여준다. 관광정보센터에서 드론산업지원센터로 용도를 바꾸며 2023년에도 별도의 리모델링 예산이 투입됐다. 여기에 드론공원 조성 예산 6억여 원까지 더해지면, 누적된 재정 투입 규모에 견줘 평소 운영 상태를 점검할 최소한의 장치가 갖춰져 있는지부터 되짚어 볼 필요가 있다.
이용 실적이 실제로는 특정 기간에 몰려 있거나, 사전 예약이 있을 때만 문을 여는 방식으로 운영되고 있는 것은 아닌지 확인이 필요하다. 시 내부에서조차 산업화 성과가 미흡했다고 인정하는 상황에서, 상시 개방 여부와 운영 인력 규모, 연간 운영 예산, 평일 방문객 응대 체계 등에 대한 당진시의 설명이 뒤따라야 한다는 지적이다. 드론공원 정식 개장과 특화단지 유치 결과에 따라 센터의 위상이 크게 달라질 수 있는 만큼, 시가 현재의 운영 실태부터 투명하게 공개하고 개선책을 내놓을 필요가 있다는 목소리에 힘이 실린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