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천현진 국립순천대 학술연구교수
‘2026 풀뿌리지역언론 발전 컨퍼 런스’에서 강의를 맡은 천현진 국립순천대 학술연구교수는 하버드 비즈니스 리뷰 연구와 다양한 사례를 통해 전세계적인 AI 활용 양상을 설명하며 지역 언론이 가져야 할 새로운 경쟁력을 제시했다. 그는 “식별형 AI에서 피지컬 AI 단계로까지 빠르게 발전하면서 변화 속도를 따라 가기 어려운 시대가 됐다”고 말했다. 이어 “AI가 뉴스 제작 환경에 본격적으로 도입되면서 지역 언론도 AI와 효과적으로 협업하는 역량이 중요해졌다”고 덧붙였다.
“사람들은 AI를 어떻게 사용하고 있을까”
천 교수는 “최근 1년간 축적된 5만 건의 AI 활용 기록 가운데 의미있는 사례 1만2000건을 분석한 결과, 코딩이나 업무 보조를 위해 가장 많이 활용할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전혀 다른 결과가 나타났다”고 말했다.
AI가 가장 많이 활용된 분야는 ‘마음’이었다. 그는 AI를 단순한 정보 제공자나 인간의 대체재가 아닌, 고민을 털어놓고 위로를 얻는 치료자이자 동반자로 활용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두 번째로 높은 비중을 차지한 ‘문제 해결’은 지난해 16위에서 올해 2위로 크게 상승하면서 검색엔진보다 AI를 찾는 이용 방식이 점차 보편화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AI시대, 뉴스룸의 질문이 바뀐다”
천 교수는 AI오버뷰로 인해 제로 클릭 검색 비율이 69%에 달했지만, 외부 링크로 유입되는 비율은 8%에 그쳤다고 설명했다. 이용자가 AI오버뷰로 필요한 정보를 얻으면서 언론사로 이어지는 트래픽이 크게 감소한 것이다.
그는 “이러한 트래픽의 증발이 AI 시대 속 로컬 저널리즘에게 ‘무엇으로 대체 불가능한 가치를 만들 것인가’라는 새로운 과제를 던진다”며 “콘텐츠가 넘쳐나는 커뮤니티 시대에 기사의 속도와 생산량은 더 이상 경쟁력이 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독자와 긴밀한 관계를 맺고 신뢰를 쌓으며, 다른 언론이 쉽게 따라 할 수 없는 차별화된 가치를 만들어 내는 것이 뉴스룸의 새로운 경쟁력 이라고 전했다.
“미래 뉴스룸을 가로막는 네 가지 격차”
천 교수는 “뉴스룸이 변화해야 할 방향은 알고 있지만 실행 구조가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며 변화를 가로막는 전략·신뢰·역량·스킬 격차에 대해 소개했다.
먼저 전략 격차를 해소하기 위해서는“뉴스룸이 어떤 방향으로 나아갈 것인지, 대체 불가능한 가치를 무엇으로 설정할지 결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지역 언론은 독자의 필요를 중심에 둔 전략으로 전환해야 하며 핵심 독자층을 구체화하고 지역 의제의 우선순위 설정해야 한다. 또한 기사 기획 단계부터 독자의 요구를반영하고 효과가 낮은 업무는 과감히 줄여야 한다.
신뢰 격차를 해소하기 위해서는 전문성과 투명성, 친밀감, 유용성을 바탕으로 독자와의 관계를 쌓아야 한다. 천 교수는 “신뢰는 언론사의 간판이 아닌 독자와의 관계에서 형성된다”며 “독자를 의제의 공동 생산자로 참여시켜 지역 기반의 신뢰를 구축하고, 후속 보도를 루틴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그는 “AI 도입을 가로막는 가장 큰 장벽은 사람과 조직”이라며 AI 성숙도를 바탕으로 역량의 중요성을 설명했다. AI 성숙도는 크게 3단계로 나눌 수 있다. 1단계 ‘Faster’ 는 기존 업무를 자동화해 시간을 절약하는 방식이다. 2단계 ‘More’는 동일 업무를 반복적으로 수행하는 것 을 의미하며 3단계 ‘Different’는 AI를 활용해 새로운 질문을 던지는 단 계이다. 천 교수는 “지역 언론사가 1단계에서 머무르지 않고 AI를 통해 효율적인 업무 구조로 변화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편, 그는 “미래의 기자는 단순한 취재자를 넘어 분석가이자 설명가, 커뮤니티 빌더의 역할까지 수행해야 한다”며 스킬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자동화가 늘어날수록 인간만이 할 수 있는 판단이 더욱 중요해진다. 따라서 기사뿐만 아닌 영상, 오디오, 데이터 등 다양한 포맷을 다룰 수 있는 역량이 필요하다.
천 교수는 강의를 마치며 “미래 뉴스룸에는 하나의 정답이 없다”며 “지속 가능한 언론 활동을 위해서는 네 가지의 격차를 고려해서 각 언론사 상황에 맞춰 적용할 수 있는 방안이 무엇인지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