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편집자주> 시민의창은 분야별 역량을 갖춘 당진 지역 전문가들이 참여해 각 분야의 영역을 심층 취재, 보도하는 코너입니다. 이번 기획은 최근 발표된 ‘제65회 당진통계연보’를 바탕으로 총 2편(상·하편)에 걸쳐 당진의 인구와 정주 인프라를 진단합니다. 1편(상편)에서는 인구 흐름의 정확한 분석을 위해 국가통계포털(KOSIS) 자료를 추가 확인해 당진시 인구 구조의 성과와 한계를 다각도로 짚어봅니다.
*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위원회의 지원을 받아 제작 보도합니다.
당진시가 인구 17만 명을 돌파하며 외형적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기업 투자 확대로 외부 인력이 유입되고 이로 인해 활력이 도는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제65회 당진통계연보’와 국가통계포털(KOSIS)의 인구 세부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당진의 인구 지표는 단기적 노동력 수혈로 연명하는 ‘인구 회전문 도시’의 한계를 드러내고 있다. 인구 17만 명의 이면에는 가속화되는 인구 데드크로스(사망자>출생아)와 미래 세대의 대대적인 이탈이 자리 잡고 있다.

사망자 수 = 출생아 수의 1.75배
당진시의 인구 자연 생태계가 위태롭다. 출생아 감소와 고령화에 따른 사망자 증가가 맞물리면서 인구 자연 감소(사망자>출생아) 적자 폭이 가파르게 벌어지고 있다.
2020년 1,058명이던 출생아 수는 2021년(953명)과 2022년(888명)을 거쳐 2023년 817명까지 떨어졌다. 2024년 851명으로 소폭 반등했으나, 2020년 대비 여전히 19.6%(-207명) 감소한 수치다.
반면 사망자 수는 2020년 1,250명에서 2022년 1,500명까지 치솟은 뒤 2023년(1,444명)과 2024년(1,494명)에도 높은 수준을 유지했다. 4년 새 19.5%(+244명) 증가했다.
이에 따라 2020년 –192명이던 인구 자연 증감 수치는 2021년 –327명, 2022년 –612명, 2023년 –643명으로 매년 적자 폭을 경신했다. 4년 만에 자연 감소 규모가 3.35배(234.9% 증가) 확대됐으며, 2024년 기준 사망자 수는 출생아 수의 1.75배에 달한다.

자연 감소 덮은 ‘사회적 유입’
그럼에도 당진시 인구가 2023년 17만 302명을 기록한 데 이어 2024년 17만 1,931명으로 우상향 곡선을 그릴 수 있었던 것은 관외 순이동(전입-전출)의 대폭적인 흑자 덕분이다. 2020년 649명 순유출을 기록했던 당진시의 관외 순이동은 2021년 1,378명으로 흑자 전환 이후 2022년 1,845명, 2023년 2,615명, 2024년 2,222명의 사회적 유입을 기록하며 가파른 자연 감소분을 메웠다. 그러나 가장 최신 데이터인 2025년 들어 전체 관외 순이동 흑자 폭은 1,129명으로 축소되며 전년 대비 절반 가까이 감소했다.

일자리가 이끈 인구 유입
인구 이동을 공간별·사유별·연령별로 교차 분석해 보면, 이 유입 흑자의 내면에는 ‘일자리 유입’과 ‘정주 인프라 유출’이 대립하고 있다.
당진시 인구 유입을 지탱해 온 핵심 축은 단연 ‘일자리’였다. 관외 이동 중 ‘직업’ 사유 순유입은 2020년 1,189명, 2021년 2,042명, 2022년 1,430명, 2023년 1,952명, 2024년 1,725명에 이어 2025년에도 1,466명을 기록하며 유일하게 견고한 순유입 성벽을 쌓았다.
이 같은 일자리 창출은 청년층 유입으로 직결됐다. 연령별 이동 통계에 따르면 본격적인 취업기에 접어드는 25~29세 인구는 2020년 –120명 순유출에서 2021년 137명 순유입으로 반전된 후, 2023년 387명, 2024년 440명, 2025년 439명으로 당진시 인구 유입의 허리를 받치고 있다. 30~34세 인구 역시 2022년(234명) +(플러스) 반전 이후 2024년 347명, 2025년 277명의 유입세를 이어가고 있다.
일자리 빼면 337명 순유출 반전
그러나 일자리라는 착시 효과를 걷어내면 당진의 정주 여건 실태가 적나라하게 드러난다.
2025년 전체 관외 순이동(1,129명)에서 직업 목적 유입(1,466명)을 제외하면, 당진시의 인구 이동은 337명 순유출로 급격히 반전된다. 이는 일자리가 공급하는 노동력을 제외하면 주거, 교육, 가족, 환경 등 정주 인프라 전반에서 인구를 지속적으로 빼앗기고 있다는 뜻이다. 일자리가 착시 현상을 일으켜 도시의 정주 인프라 부실을 가리고 있을 뿐, 일자리의 인구 흡수력이 둔화되는 순간 언제든 대대적인 인구 유출 도시로 전락할 수 있는 취약한 구조다.
‘교육’으로 843명 유출
정주 여건 중에서도 전입 사유 중 ‘교육’ 부문은 당진시 인구 유출의 가장 치명적인 아킬레스건이다.
관외 ‘교육’ 목적 순유출 인구는 2020년 511명, 2021년 549명, 2022년 579명, 2023년 515명, 2024년 659명으로 매년 대규모 적자를 기록했다. 2025년 통계에서는 무려 843명까지 치솟아 역대 최대 유출 폭을 경신했다. 여기에 주거환경(-220명) 유출과 주택 순유입 둔화(224명)까지 겹치면서 일자리 유입 효과를 상쇄시켰다.
연령별 통계는 이 같은 교육 이탈의 현실을 보여준다. 고교 및 대학 진학 시기인 15~19세와 20~24세 인구는 2020년부터 2025년까지 단 한 해도 빠짐없이 전 연령대를 통틀어 심각한 순유출을 기록하고 있다.
특히 15~19세는 2024년 –139명에서 2025년 –250명으로 유출 폭이 2배 가까이 급증했다. 20~24세 역시 2025년 –399명이 유출되면서 15~24세 미래세대에서만 2025년 한 해 동안 총 649명이 당진을 빠져나갔다. 이는 같은 해 25~34세 청년 유입분(716명)의 90.6%를 상쇄해버리는 수치다. 부모 세대는 일자리를 찾아 당진으로 들어오지만, 자녀가 성장함에 따라 교육 인프라를 찾아 도시를 떠나는 악순환이 가속화되고 있음을 입증한다.
외국인 인구로 현장 노동력 교체
내국인 청년층과 미래세대의 정주 기반이 흔들리는 상황에서 도시의 실질적 생산과 현장 노동을 지탱하는 또 다른 축은 외국인 인구의 증가다.
2014년 5,048명 수준에 머물렀던 당진시 등록 외국인 수는 2022년 5,826명에서 2023년 7,322명으로 급증했고, 2024년에는 8,101명을 기록했다. 10년 만에 60.5%가 증가한 수치다. 내국인 출생 기반이 무너지면서 인구 자연 감소가 가속화되고 미래세대의 역외 이탈이 심화되는 상황에서 지역의 현장 노동력이 외국인 근로자들로 빠르게 대체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인구 회전문’에 갇힌 17만 당진
현재 당진시의 인구 성장은 한계를 드러내고 있다. 기업 유치를 통한 일자리 창출은 인구 유입의 마중물 역할을 하고 있지만, 교육과 정주 여건의 부실로 인해 유입된 인구가 완전히 뿌리내리지 못하고 다시 유출되는 ‘회전문 구조’가 반복되고 있다.
17만 인구라는 착시 효과에 안주할 때가 아니다. 자녀의 교육과 삶의 질 문제로 지역을 떠나는 1020세대를 붙잡지 못한다면 당진은 청년이 떠난 자리를 외국인 노동자로 메우는 ‘공장 지대’로 전락할 수 밖에 없다.
이제 단순한 일자리 유치를 넘어 유입된 인구를 품어줄 보육·교육·의료 등 정주 인프라 전반에 대한 근본적인 진단이 필요한 시점이다. 그렇다면 당진의 삶터 인프라는 과연 어느 정도 수준일까. 하편에서는 당진시의 보육 시설 및 의료 인프라 통계를 집중 분석해 정주 여건의 실태와 과제를 짚어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