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진시의회가 충남 15개 시·군 중 가장 늦게 원구성을 마친 가운데, 김선호 당진시의회 의장이 원구성 지연에 따른 시민 사과와 함께 후반기 의회 운영 구상을 제시했다.

김 의장은 원구성 과정에서 발생한 진통에 대해 “시민 여러분께 진심으로 송구스럽고 죄송하다”며 “출발이 늦어진 만큼 두 배로 열심히 뛰어 시민을 위한 의회로 거듭나겠다”고 강조했다.

최근 개원식 불참 등 의회 내 갈등 양상이 이어지는 상황에 대해 김 의장은 “시민의 선택을 받은 의원은 당파적 이해관계를 떠나 개원식 참석과 선서라는 기본적인 책무를 다해야 한다”며 “원구성 갈등으로 시민에게 불편을 끼친 점은 철저한 반성과 성찰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갈등을 넘어 협치로 가기 위해서는 지나간 과정에 대한 명확한 사실관계 정리와 책임 있는 자세가 먼저 선행돼야 한다”며 “소통을 통해 꼬인 매듭을 풀고 의회를 조속히 정상화하겠다”고 말했다.

김 의장은 향후 의정 활동의 기준에 대해 “오직 당진시민의 행복과 이득을 최우선 기준으로 삼겠다”며 “시민에게 해가 되거나 불필요한 예산·조례안은 과감히 바로잡고, 시민에게 이익이 되는 정책은 적극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의회 내부의 대립을 방지하기 위한 제도적·관례적 기틀 마련도 약속했다. 김 의장은 “여야 동수 구도에서 불필요한 극한 대립을 막으려면 상임위원장 배분과 의장단 선출에 있어 투명하고 예측 가능한 관례를 정립해야 한다”며 “원칙과 수기 과정을 거쳐 의회가 본연의 견제와 감시 기능을 제대로 수행하도록 이끌겠다”고 덧붙였다.

아래는 김선호 의장과의 인터뷰 내용을 일문일답으로 정리했다.

Q. 의장 취임 소감을 말씀해 달라.

A. 제5대 의회는 출범과 동시에 원 구성을 둘러싼 갈등으로 시민들께 실망을 드렸다. 그 책임의 한가운데에 제가 있었음을 부인하지 않겠다. 원 구성 기간 내내 시민들께 죄송한 마음뿐이었고, 그 자리에서 오로지 시민만 보기로 결심했다. 그리고 의장 선출 당일 바로 제5대 의회 구호를 "시민만 바라보고 가는 의회"로 정했다. 늦어진 만큼 더 많이 움직이겠다. 또한 의회가 시민의 삶을 살피는 본연의 책무에 전념하게 이끌어 달라진 모습과 성과로 보답하겠다.

Q. 의장 선출과 상임위원회 구성 과정에서 의회 내부의 불편한 감정이 남아 있다. 의장으로서 협치를 이끌어 내기 위해 어떠한 노력을 할 것인가?

A. 질문하신 대로 불편한 감정이 남아 있다는 것을 부인하지 않겠다. 원 구성 과정에서 시민들과 동료 의원들께 상처를 드렸다. 감정은 시간이 풀고, 신뢰는 제도가 만든다고 믿는다. 세 가지를 약속드린다.

첫째, 양당 대표의원이 참여하는 협의체를 자주 소집해 쟁점 안건을 표 대결 이전에 조율하겠다. 둘째, 의회 운영 전반을 동료 의원과 사전 공유해 ‘의장의 독주’라는 말이 나올 여지를 없애겠다. 셋째, 원 구성 파행의 재발을 막기 위해 회의 규칙 등 관련 규정 개정을 검토하겠다. 그렇게 해서 차기 의회에서는 의정 공백이 생기지 않게 제도적 기반을 확실히 다져 놓겠다.

Q. 의회가 늦게 출발한 만큼 견제 공백이 있었다. 첫 추가경정예산과 내년 본예산 심사에서 의회가 세울 원칙은 무엇인가?

A. 의회가 늦게 출발한 만큼 공백이 있었음을 인정한다. 하지만 그 기간에도 의원들은 손을 놓고 있지 않았다. 각자의 분야 자료를 축적하고, 행정사무감사와 예산 심사를 준비해 왔다. 늦어진 만큼 이번 첫 추경과 내년 본예산 심사는 더 밀도 있게 진행하겠다.

우선 “미래를 만드는 돈은 지키고, 관성으로 쓰는 돈은 덜어 낸다”는 기준을 적용하겠다. 집행률이 수년째 저조한 사업, 성과 지표로 효과를 입증하지 못하는 행사성 예산, 유사·중복 보조금은 원점에서 재검토해 구조 조정하겠다. 반면 지역의 미래가 걸린 예산은 여야를 떠나 지키겠다. 삭감과 증액이 아니라 우선순위 재정립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Q. 의회는 행정을 견제하고 감시하는 기관이다. 반면에 때론 행정과 협력해야 하는 위치에 있기도 하다.

A. 의회는 견제 기관이면서 동시에 당진 발전의 동반자다. 시장 공약사업 가운데 제2서해대교 건설, 군부대 이전과 미래복합거점 조성, 생태호수공원 조성 등은 의회가 결의안 채택과 대정부 건의로 힘을 보태야 할 영역이다. 국비 싸움에 의회와 집행기관이 따로일 수 없다. 반면 재원 대책이 불분명한 대형 사업, 운영비가 눈덩이처럼 불어날 수 있는 신규 사업에 대해서는 사업 타당성을 엄격히 따져 묻겠다. 협력은 화끈하게, 견제는 매섭게 하겠다. 오늘의 인기보다 내일의 부담을 먼저 살피는 것이 의원의 책무라 생각한다.

Q. 제4대 의정활동 등의 경험이 의장 의정에 구체적으로 어떻게 반영되나?

A. 고대면 진관리 이장으로, 마을만들기협의회장으로 정치에 입문했다. 그 시절을 자화자찬한다면 ‘일단 되게 만드는 사람’이었다. 예산이 없다고, 규정에 없다고 묶여 있던 마을 숙원사업을 다양한 경로로 풀어낸 경험이 있다. 제4대 의정활동도 같은 방식으로 했다. 해결하기로 마음먹은 현안은 결론이 날 때까지 붙들었다. 그 추진력을 지켜본 분들의 믿음이 저를 이 자리까지 오게 했다고 생각한다. 큰 사업에 여럿 관여했지만 저는 바람을 일으켰을 뿐 성과는 온전히 공직자들의 노력으로 이룬 것이기에, 구체적인 언급은 피하겠다.

의장이 된 지금, 그 추진력을 쓸 곳은 더 분명해졌다. 직접 뛰는 의회로 만들겠다. 항상 그래 왔듯 시민의 몫은 기다린다고 오지 않는다. 마을 대표와 평의원 시절 관청 문턱을 넘던 그 발로, 이제는 의회 전체가 당진의 몫을 찾으러 다니게 하겠다.

Q. 2년 뒤 후반기로 넘길 때 “이건 해냈다”고 평가받고 싶은 것 하나만 꼽아 달라. 시민이 그 성과를 확인할 수 있는 지표는 무엇인지 함께 답변해 달라.

A. 솔직히 말씀드리면, 나는 갈등 속에서 의장이 된 사람이다. 그래서 더더욱 협치는 나에게 선택이 아니라 존재 이유다. 원 구성 파행으로 시작한 의회가 2년 뒤 "당진시의회는 여야가 없더라"는 평가를 받고 후반기에 임기를 넘기는 게 가장 큰 목표다. 의회가 의회답게 굴러가는 당연한 모습을 되찾는 것, 그것이 지금 당진시의회에는 가장 어렵고 가장 절실한 과제라 생각한다. 더 나아가 정치적 공방으로 생기는 불필요한 소모를 없애고, 시의회가 한마음으로 농촌 마을의 교통·의료 공백, 소상공인의 어려움, 아이 키우는 부모의 돌봄 부담처럼 시민의 오늘을 바꾸는 데에만 모든 역량을 다하고 싶다. 시민 여러분께서 직접 확인하실 수 있는 지표를 말한다면 안건 처리 기록을 들겠다. 의회의 모든 안건이 정쟁으로 무산되거나 지연되는 일이 없게 하겠다. 정쟁이 아닌 시민의 입장에서 의회의 표결이 이뤄지는 모습을 보여주겠다.

■인터뷰를 마치며…

당진시의회가 우여곡절 끝에 의장단과 상임위원장을 선출하며 전반기 원구성을 마쳤다. 그러나 과정을 되짚어보면 여전히 씁쓸한 뒷맛이 남는다. 지자체 간 경쟁과 협력 속에서 당진시의 발전과 시민의 삶을 돌봐야 할 의회가 개원 초기부터 극한 대립으로 시간을 허비했다. 많은 당진시민과 정당인, 지지지들로부터 매서운 비판이 쏟아졌다.

파행을 거듭한 끝에 의장과 부의장, 상임위원장 자리는 채웠으나, 의회 운영의 핵심인 운영위원장은 여전히 선출하지 못한 상태다. 일련의 과정을 두고 누구의 책임이 더 큰지, 누구의 잘잘못인지 가리기 위한 공방도 계속 이어지고 있다.

개원식조차 더불어민주당 소속 의원 상당수가 불참하면서 반쪽짜리 행사라는 지적을 피하지 못했다. 정치적 이해관계와 정당 내부의 갈등이 의회라는 공적인 무대로 들어오면서 발생한 피해는 온전히 시민의 몫으로 돌아간다.

매듭이 꼬였을 때 이를 풀고 타협을 이끌어내는 것이 승자의 본령이다. 책임 공방을 벌이기보다 무엇이 진정으로 당진시민을 위한 길인지 성찰하는 자세가 먼저다. 원구성 과정에서 쌓인 갈등과 서운함은 하루아침에 사라지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감정과 자존심보다 의원 개인의 이익이 아닌 오직 시민의 행복과 이익이 최우선이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