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재 시장이 지난 11일 당진시청 브리핑실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시민 경제회복지원금 30만 원 지원에 대해 시의회의 통과를 호소했다.
김기재 시장이 지난 11일 당진시청 브리핑실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시민 경제회복지원금 30만 원 지원에 대해 시의회의 통과를 호소했다.

시민 1인당 30만 원의 경제회복지원금 조례안이 당진시의회 산업건설위원회(위원장 전영옥)에서 부결된 가운데 김기재 시장이 직접 기자회견에 나서 시의회에 조례안과 예산안 처리를 호소했다.

김 시장은 지난 10일 당진시청 브리핑실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지금 민생은 골든타임“이라며 ”시민들의 어려움을 덜고 지역경제에 활력을 불어넣기 위해 추석 전 경제회복지원금 지급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당진시가 추진한 경제회복지원금은 당진시민 약 17만 4000명에게 1인당 30만 원씩 지역화폐로 지급하는 사업으로 총사업비는 약 530억 원이다. 전액 시비를 투입해 추석 전에 지급하는 것을 목표로 했다.

하지만 지난 7일 열린 당진시의회 산업건설위원회에서 관련 조례안이 첫 문턱을 넘지 못했다.

산건위 표결에서 국민의 힘 전영옥·서영훈·최재인 의원은 반대하고 더불어민주당 윤명수·김명진·안요진 의원은 찬성하면서 찬반 3대3 동수를 기록해 부결됐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현재 경제지표 등을 고려할 때 전 시민에게 30만 원을 지급해야 할 정도로 경제 상황이 어렵다고 볼 수 있는지와 530억 원 규모의 재정 투입에 대한 신중한 검토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보였다.

이에 김 시장은 경제지표와 시민들이 실제 현장에서 느끼는 체감경기는 다르다고 맞섰다.

김 시장은 ”국가 전체의 경제지표가 좋아지는 것과 시민 한 분 한 분의 살림살이가 나아지는 것은 같은 속도로 움직이지 않는다“며 ”시장인 저에게는 시민들의 깊어진 주름과 한숨이 가장 절박한 민생의 지표“라고 말했다.

특히 지원금 지급 시기를 ‘추석 전’으로 잡은 데 대해서는 지역경제 활성화 효과를 강조했다.

김 시장은 ”추석은 소상공인들에게 1년 중 가장 큰 대목“이라며 ”명절을 준비하는 소비가 골목시장과 전통시장으로 흘러가려면 대목이 오기 전에 시민들의 손에 여윳돈이 주어져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30만 원이 모든 어려움을 해결할 수는 없지만 한 가정에는 장바구니 부담을 덜고, 다른 가정에는 가족과 식사 한 번 할 수 있는 여유가 될 수 있다”며 “그 돈이 당진 안에서 사용되면 전통시장과 소상공인, 농가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530억 원이라는 재정 투입에 대해서는 “아끼는 것만이 책임 있는 재정 운영은 아니다”며 “꼭 필요한 순간 시민을 위해 제대로 쓰는 것도 재정의 중요한 역할”이라고 강조했다.

김 시장은 이날 기자회견 이후 이어진 질의응답에서 산건위 부결을 예상하지 못해 당혹스러웠다는 심경과 함께 지방채 발행 여부, 복지예산 축소 가능성, 30만 원 산정 이유, 지원금의 경제적 효과 등에 대해서도 답변했다.

특히 본회의 직권상정과 관련해 김선호 당진시의회 의장에게 직접 의사를 확인했다고 밝히며 본회의까지 시의회를 설득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김 시장은 이날 기자회견을 마무리하며 “지금 당진시민들이 정말 많이 어렵다”며 “경제회복지원금을 통해 시민들이 조금이나마 삶의 기지개를 펼 수 있는 추석이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시민과 언론에서 우려하는 것처럼 정당에 따른 정무적인 판단이 아니냐는 생각들이 불식될 수 있도록 시의원들의 판단과 결정을 기대한다”며 본회의 통과를 거듭 호소했다.

■ 기자회견 질의응답

- 산업건설위원회에서 조례안이 부결됐다. 반대 의원들을 어떻게 설득할 계획이며 본회의에서도 부결된다면 어떻게 할 것인가.

산건위 결과가 정당 간 이견으로 비춰질 수도 있지만 시장으로서 그렇게 믿고 싶지는 않다. 의원들도 시민을 대변하는 각자의 책임 속에서 꼼꼼히 살펴봤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오늘 기자회견을 준비하면서 김선호 의장께 직권상정에 대해서도 확인했다. 산건위 의결 이후 직권상정하겠다는 언급이 분명히 있었다.

시에서 설명이 부족했던 부분이 있다면 좀 더 설명하고 이해가 부족했던 부분이 있다면 적극적으로 소통하겠다. 본회의까지 끝까지 최선을 다하겠다.

만약 부결된다면 그 결과에 대한 시민들의 여론과 언론에서 바라보는 시선 등을 종합적으로 살펴보고 부서장들과 추가 대응 방안이 있는지 신중하게 검토하겠다.

- 산건위에서 부결될 것이라고 예상했나.

사실 부결될 것이라는 생각은 하지 못했다. 지방선거 당시 시민들에게 약속했던 공약이고, 선별적인 차이는 있었지만 다른 시장 후보도 시민들에게 지원금을 지급한다는 취지의 공약을 했다. 의회와 충분히 소통하고 이해를 구한다면 가능할 것으로 생각했다. 반대 의견이 절반에 가까운 상임위 결과로 나타날 것이라고 생각하지 못했기 때문에 당혹스럽기는 했다.

다만 이것을 시의회가 행정의 발목을 잡았다고 해석하기보다 의원들이 어떤 부분을 판단했는지 더 꼼꼼히 확인하겠다.

- 반대 측에서는 경제지표가 그다지 나쁘지 않다는 점을 들고 있다. 어떻게 보는가.

반도체 등 수출산업의 호황에 따라 국가 전체의 경제지표는 올라갈 수 있다. 하지만 그 경제지표가 시민들의 삶과 바로 직결되는 것은 아니다.

경제에는 수출과 내수가 있다. 수출은 국가정책과 대외적인 상황의 영향을 많이 받지만 내수는 자본이 선순환되지 않으면 시민들의 삶이 좋아지기 어렵다. 국가 전체의 경제지표만으로 당진시민 한 분 한 분의 삶을 판단하기는 어렵다. 시장인 저에게는 현장에서 만나는 시민들의 삶이 중요하다.

- 530억 원을 투입하면 다른 사업에 차질이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가 있다.

올해는 지방선거가 치러지면서 통상적으로 진행했던 추경을 하지 못했다. 현재 세수 상황도 지난해나 재작년에 비해 크게 뒤처지는 수준은 아니다. 이번 원포인트 추경 이후 9월에도 추가 추경을 계획하고 있다. 고정적으로 필요한 예산이나 기존 사업에 차질이 생기지 않도록 충분히 검토했다.

- 지원금 지급을 위해 지방채를 발행하거나 복지예산을 조정할 가능성은 없나.

분명하게 말씀드릴 수 있다. 지방채 발행은 없다. 경제회복지원금 때문에 복지예산이 줄어들거나 변경되는 일도 없다. 충분히 검토했고 재정적으로 가능하다고 판단했다.

- 그렇다면 530억 원은 구체적으로 어디에서 마련하는 것인가. 특정 사업 예산을 줄이는 것인가.

어떤 사업의 예산을 빼서 이쪽으로 옮기는 방식으로 접근하는 문제는 아니다. 결국 예산을 어디에 사용할 것인지에 대한 선택과 집중의 문제다.

정책에는 예산이 수반되고 그 가운데 무엇에 우선순위를 둘 것인지 판단해야 한다. 시민들이 시장에게 위임해 준 권한과 책임 속에서 지금은 경제회복지원금을 추석 전에 지급하는 데 우선순위를 두겠다는 판단이다.

- 왜 하필 1인당 30만 원인가. 객관적인 산정 기준이 있는가.

30만 원 정도가 시민들이 생활하는 데 있어 하나의 적정선이라고 판단했다. 당진시의 재정 여건이 맞지 않았다면 금액을 줄일 수밖에 없었을 것이고 재정 여건이 더 가능했다면 금액을 늘릴 수도 있었을 것이다. 30만 원으로 한 가정의 모든 어려움을 해결할 수는 없지만 명절을 앞두고 소비나 상차림 등에 도움이 될 수 있고, 그 소비가 지역 상인들에게 돌아가면서 내수경제에도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 민선9기 출범 이후 현장에서 시민들을 만나며 시장이 직접 체감한 민생 상황은 어떠했나. 또 30만 원의 경제회복지원금으로 어떤 경제적 효과를 기대하고 있나.

취임 이후 시민들에게 더 가까이 다가가는 행정을 하겠다고 약속했고 현장을 많이 다녔다. 시민들을 만나면서 정말 많이 들었던 말 가운데 하나가 ‘민생지원금 언제 줍니까’였다.

그만큼 당진시민들의 생활이 많이 어렵다는 것을 느꼈다. 특히 소상공인과 자영업을 하시는 분들이 더욱 큰 타격을 받고 있다.

경제회복지원금은 복지와는 성격이 다르다. 복지의 영역에서 지원하는 것과 달리 이번 경제회복지원금은 경제의 선순환 구조를 만들 수 있다. 지역화폐가 당진 안에서 소비되면서 내수시장을 활성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시민 개인에게는 명절을 앞두고 생활에 도움이 되고, 그 돈이 다시 지역에서 소비되면 소상공인과 자영업자에게 돌아간다. 내수경제 활성화에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는 확신을 갖고 있다.

- 지원금 정책의 명확한 지급 기준과 원칙이 부족하다는 지적도 있다.

당진시에서는 추석 전에 시민들에게 지원금이 전달될 수 있도록 준비해 왔다. 다만 의회 원 구성이 되지 않은 상황에서 의회의 동의도 없이 시가 먼저 발표할 수는 없었다. 조례와 예산이 반드시 필요한 사안이기 때문이다.

원 구성이 된 이후 행정절차를 밟고 의원들에게 설명하려고 노력했다. 결과적으로 설명할 시간이 짧았고 부족했던 부분이 있었다면 남은 시간 동안 더 적극적으로 설명하겠다.

- 정부나 충남도가 ‘당진은 재정 여력이 충분하다’고 판단해 향후 다른 예산 지원에 영향을 줄 가능성은 없다고 보는가.

당진의 전체적인 예산과 세입·세출을 꼼꼼하게 살펴 판단했다. 정책과 예산이 수반되는 공약에 대한 판단은 시민들이 시장에게 위임한 책임이기도 하다.

이 부분에 대한 판단과 책임은 시장인 제가 감수하겠다. 17만 시민과 약속한 만큼 반드시 지키기 위해 끝까지 노력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