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인반도체산단 재검토와 초고압 송전탑 건설 반대 전국 대행진’ 참가자들과 당진지역 주민·시민사회단체 관계자들이 지난 12일 당진시 청 앞에서 청양~고덕 345kV 초고압 송전선로 건설계획 철회를 촉구하고 있다. 이날 당진 일정은 지난 7월 30일 해남에서 출발해 오는 20 일 서울까지 이어지는 전국 대행진의 일환으로 진행됐다.
‘용인반도체산단 재검토와 초고압 송전탑 건설 반대 전국 대행진’ 참가자들과 당진지역 주민·시민사회단체 관계자들이 지난 12일 당진시 청 앞에서 청양~고덕 345kV 초고압 송전선로 건설계획 철회를 촉구하고 있다. 이날 당진 일정은 지난 7월 30일 해남에서 출발해 오는 20 일 서울까지 이어지는 전국 대행진의 일환으로 진행됐다.

용인반도체산단의 전력 공급을 위한 장거리 송전망 건설에 반대하며 해남에서 서울까지 이어지는 전국 대행진이 14일째인 지난 12일 당진에 도착했다. 전국 대행진의 당진 일정과 맞물려 지역 주민과 시민사회도 청양~고덕 345kV 초고압 송전선로의 당진 경과 가능성에 반대 목소리를 높이면서, 향후 범시민대책위원회 구성까지 추진하기로 했다.

‘용인반도체산단 재검토와 초고압 송전탑 건설 반대 전국행동’은 지난 7월 30일 전남 해남을 출발해 완주와 전북, 대전, 충남, 충북, 경기 등을 거쳐 오는 20일 서울에 도착하는 전국 대행진을 진행하고 있다. 해남에서 용인까지 이어질 송전선로 경과지역을 중심으로 54개 지역을 찾아 장거리 송전망 건설의 문제를 알리고 주민들과 연대하기 위해서다.

대행진단은 지난 12일 당진을 찾아 오전 9시 당진버스터미널에서 캠페인을 진행한 뒤 당진시청까지 도보로 행진했다. 이후 당진시청 앞에서 당진송전탑백지화대책위원회 준비위원회와 함께 기자회견을 열고 청양~고덕 345kV 초고압 송전선로 건설계획 철회를 촉구했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송전선로 경과 후보지역으로 거론되는 합덕읍·송악읍·면천면·순성면·우강면·신평면 주민들을 비롯해 지역 시민사회단체와 전국행동 관계자 등이 참석했다.

“당진은 이미 충분히 희생했다”

지역사회의 반발이 거센 이유는 당진이 이미 국가 전력 생산과 수도권 전력 공급 과정에서 상당한 부담을 떠안아 왔기 때문이다.

대책위 측에 따르면 당진에는 6040MW 규모의 당진화력발전소가 가동되고 있으며 지역 곳곳에 550여 개의 송전철탑이 설치돼 있다. 주민들은 발전시설과 송전선로로 인한 환경 부담과 경관 훼손, 개발 제한, 재산권 침해 및 주민 갈등 등을 수십 년간 감내해 왔다고 주장하고 있다.

손창원 당진환경운동연합 공동의장은 “당진에는 500개가 넘는 송전탑과 200km가 넘는 송전선로가 건설돼 있다”며 “그런데 또다시 새로운 송전탑과 송전선로를 건설하겠다는 계획이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이번에 추진되는 송전선로가 당진에서 생산하거나 소비하는 전력과 직접 관련되지 않는다는 점을 강조했다.

손 공동의장은 “당진의 에너지 자립률은 400%를 넘는다”며 “이번 송전선로는 당진에서 생산하는 전기를 보내는 것도, 당진에서 사용하는 전기를 위한 것도 아니다. 더 이상 당진에 송전선로와 송전탑이 들어와서는 안 된다는 데 경과 예정지역 이장들도 공감하고 있다”고 말했다.

전국행동 역시 수도권에 대규모 전력 소비시설을 집중시키고 지방에서 생산한 전력을 장거리 송전하는 현재의 구조를 근본적으로 재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황성열 전국행동 공동위원장은 “당진은 그동안 수도권에 전력을 보내기 위한 송전선로 건설로 이미 많은 갈등을 겪었다”며 “지역 주민들은 수도권을 위해 충분히 희생했다. 전기가 있는 곳으로 산업이 이동하는 방향으로 정책을 전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입지선정위 구성 앞두고 긴장감

향후 쟁점은 청양~고덕 345kV 송전선로 입지선정위원회 구성이다.

대책위 측에 따르면 한국전력은 당진시에 입지선정위원 10명의 추천을 요청했으며, 당진뿐 아니라 송전선로 경과 가능성이 있는 예산·홍성·아산·천안 등에서도 위원을 추천받아 입지선정위원회를 구성할 예정이다.

시민사회는 입지선정위원회가 사실상 송전선로 건설을 전제로 경과 노선을 결정하는 절차라며 노선 선정에 앞서 사업 자체의 타당성을 검토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황성열 공동위원장은 기자회견 후 질의응답에서 “입지선정위원회는 어느 지역으로든 송전선로가 지나간다는 것을 전제로 진행되는 절차”라며 “위원회에 앞서 이 송전선로가 정말 필요한 것인지 타당성 검토를 공론화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입지선정위원회가 구성된다면 어느 노선을 선택할 것인가만 논의할 것이 아니라 위원들이 타당성 검토를 요구해야 한다”며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노선 결정을 하지 않는 방안도 다른 지역들과 함께 논의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6개 읍·면에서 범시민대책위로

당진지역에서도 대응 조직 구성이 본격화되고 있다. 현재 송전선로 경과 가능성이 제기된 6개 읍·면 이장들을 중심으로 당진송전탑백지화대책위원회 준비위원회가 꾸려졌으며, 향후 이를 범시민대책위로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손창원 공동의장은 “6개 읍·면 이장들을 만나 준비위원회 구성에 대한 동의를 받은 상태”라며 “6개 읍·면과 환경단체만의 문제가 아니라 당진시장과 행정부, 시의회, 17만 시민들의 의사를 모으는 범시민대책위를 구성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당진시에도 입지선정위원 추천 과정에서 송전선로 반대 입장을 충분히 대변할 수 있는 인사를 포함해 줄 것을 요구하는 한편, 당진시의회에는 송전선로 건설 반대 결의문 채택을 촉구했다.

대책위는 기자회견문을 통해 “당진은 수십 년 동안 국가 산업과 수도권 전력 공급을 위해 막대한 사회적 비용과 환경 부담을 떠안아왔다”며 “또다시 당진을 초고압 송전망 경유지로 포함시키는 것은 지역의 희생을 당연시하는 낡은 정책의 반복”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정부와 한국전력에 장거리 송전선로 계획 철회와 주민 의견 수렴 없는 절차 중단, 수도권 중심 전력정책 전환, 전력 생산지와 소비지를 일치시키는 ‘지산지소’ 원칙에 따른 전력시스템 구축을 요구했다.

기자회견을 마친 참가자들은 송전탑 모형을 무너뜨리는 퍼포먼스를 진행하며 송전선로 건설계획 철회 의지를 나타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