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991년 공직에 첫발을 디딘 장창순 당진시 경제국장이 35년 공직생활의 끝자락에서 당진경제를 책임지게 됐다.
지역경제와 소상공인, 기업지원, 투자유치, 일자리, 에너지, 항만·수산까지 경제국의 업무는 당진의 현재뿐아니라 미래 먹거리와도 맞닿아 있다. 철강산업 침체와 내수 부진 속에서 데이터센터와 수소산업 등 새로운 산업기반 구축, 대규모 투자협약의 실제 투자 전환, 장고항 국가거점어항 조성 등 풀어야 할 과제도 적지 않다.
장 국장이 강조하는 행정철학은 ‘우문현답’ 즉 우리의 문제는 현장에 답이 있다는 것이다. 민원이 맣은 교통과를 미롯해 다양한 부서에서 근무하며 책상에서 풀리지 않던 문제도 현장에서 시민들과 만나 대화하다 보면 접점을 찾을 수 있었다.
내년 퇴직을 앞둔 장 국장은 “투자유치 몇 조 원이라는 숫자보다 실제 기업이 투자하고 일자리가 만들어지는 것이 중요하다”며 “남은 기간 시민들이 체감할 수 있는 결과를 만드는 데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Q. 35년 동안 공직생활을 했다. 공무원이 된 계기는.
1991년 공직생활을 시작했다. 처음부터 거창한 꿈이 있었던 것은 아니다. 일을 하다 보니 행정이 시민들의 생활과 굉장히 밀접하게 연결돼 있고 시민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다는 점이 좋았다.
무엇보다 적성에 맞았다. 주민들과 대화하고 현안을 하나씩 풀어가는 과정에서 보람을 느꼈다. 어려운 민원도 해결됐을 때 오는 보람이 있다. 박봉이고 힘들고 스트레스를 받아도 35년을 계속할 수 있었던 이유다. 어떻게 보면 공직이 천직이었던 것 같다.
Q. 경제국장으로서 가장 중점을 두고 싶은 부분은.
투자유치의 ‘실행력’을 높이고 싶다. 민선8기 동안 약 19조 원 규모의 투자유치가 이뤄졌지만 이제 중요한 것은 협약의 숫자가 아니다. 기업과 MOU를 체결했다면 현재 어느 단계까지 진행됐는지, 투자가 지연되는 이유는 무엇인지, 기업이 겪는 어려움은 무엇인지 하나하나 관리해야 한다.
최근 과거에 MOU를 체결했던 기업 몇 곳에도 직접 연락해봤다. 경기와 유동성 문제 등으로 투자에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 행정이 무엇을 도울 수 있는지 찾아 실제 투자와 착공으로 연결시키는 마중물 역할을 해야 한다. ‘몇 조 원을 유치했다’는 홍보보다 기업이 실제 들어오고 일자리가 만들어지는 것이 중요하다.
Q. 경제회복지원금이 시의회에서 부결됐다. 경제국장으로서 어떻게 보고 있나.
아쉬운 부분은 있다. 이번 지원금은 어려운 사람에게 현금을 지급하는 복지정책보다는 지역경제를 회복시키기 위한 경제정책의 성격으로 봐야 한다고 생각한다.
지역화폐로 지급하면 당진 안에서 소비하게 되고 시민의 소비가 소상공인의 매출로 이어져 돈이 다시 지역 안에서 도는 선순환 효과를 기대할 수 있었다.
물론 선별지원이 필요하다는 의회의 의견도 충분히 이해한다. 다만 선별 과정에서는 기준과 경계선 문제, 행정비용과 민원, 신속성 등의 어려움도 발생한다. 의회의 결정은 존중해야 한다. 지급이 어려워진 만큼 이제는 소상공인과 시민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될 수 있는 다른 정책을 적극적으로 찾아야 한다.
Q. 철강산업 침체 등 당진의 체감경기가 여전히 어렵다.
최근 폭염 때문에 기업체를 직접 다녀봤는데 기업 대표들도 하나같이 어렵다고 이야기했다. 각종 경제지표가 좋아진다고 하지만 시민과 기업이 피부로 느끼는 상황은 다르다.
특히 철강산업은 대기업만 보고 판단해서는 안 된다. 2·3차 협력업체와 운수종사자 등 연관 산업까지 함께 봐야 한다. 조업일수와 잔업이 줄면서 근로자들의 소득 역시 영향을 받고 있다. 당진시가 고용위기 관련 정부 지원도 신청해 놓은 만큼 국비 등 확보할 수 있는 지원을 최대한 끌어와 기업과 근로자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되도록 해야 한다.
Q. 데이터센터·수소산업과 장고항 등 새로운 성장동력도 주목받고 있는데.
기업 하나를 유치하는 데서 끝나서는 안 된다. 데이터센터와 수소산업의 전후방 기업을 함께 유치하고 기존 지역 제조업체가 신산업 공급망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지역 대학·교육기관과 협력해 전문인력을 양성하고 지역 인재 채용까지 이어지는 ‘첨단기업 유치-지역기업 성장-지역인재 채용’의 선순환 구조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장고항도 단순한 어항을 넘어 생산·가공·유통·소비·관광이 연결되는 서해안 수산경제 거점으로 성장시켜야 한다. 결국 새로운 산업과 투자가 기존 산업과 지역 상권, 일자리로 연결돼야 시민들이 효과를 체감할 수 있다.
Q. 35년 공직 경험을 바탕으로 후배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두 가지다. 시민을 진심으로 대하는 것과 자신이 맡은 업무에서 전문가가 되는 것이다.
공직사회를 바라보는 부정적인 인식 가운데는 우리 스스로 만든 부분도 있다고 생각한다. 민원인을 내 부모나 형제라고 생각하고 진심으로 대하면 처음에는 화를 내던 분도 결국 이해하는 경우가 많다.
또 자신이 맡은 분야만큼은 ‘누가 물어봐도 내가 가장 잘 안다’고 할 수 있을 정도로 공부해야 한다. 후배들에게 업무 연찬을 강조하는 이유다.
Q. 내년 퇴직을 앞두고 있다. 35년 공직생활을 돌아본다면.
‘내가 35년 동안 당진을 위해 무엇을 했을까, 어떤 기여를 했을까’ 스스로 물어보게 된다. 아쉬움도 있고 반성도 많이 한다.
어려운 형편에서 자랐고 대학에 가지 않으려고 했는데 아버지가 꼭 가라고 하셨다. 많이 배우지 못하고 평생 몸으로 일하셨던 만큼 자식은 배우기를 바라셨던 것 같다. 그렇게 대학을 가고 공무원이 됐고 당진에서 가정을 이루고 두 딸을 키웠다.
돌아가신 아버지가 마지막에는 그래도 국장으로 퇴직할 수 있도록 해주신 것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든다. 돌아보면 나름대로 성실하게 살아왔다고 생각한다.
Q. 마지막으로 시민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은.
지금 경제가 어렵다 보니 기업과 소상공인은 물론 시민들께서 체감하는 어려움도 크다는 것을 현장에서 많이 느끼고 있다. 이럴 때일수록 행정이 현장으로 더 가까이 가야 한다. 기업과 소상공인, 시민들을 직접 만나 이야기를 듣고 행정이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지 하나씩 찾아가겠다. 내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말이 ‘우문현답’이다. 우리의 문제는 현장에 답이 있다. 시민들의 목소리가 곧 당진경제 정책의 출발점이라고 생각한다.
남은 공직생활 동안 거창한 숫자를 남기기보다 실제 성과를 남기고 싶다. 투자유치도 기업이 실제 투자하고 일자리가 만들어져야 하고, 소상공인 정책도 현장에서 장사하는 분들이 조금이라도 나아졌다고 느껴야 의미가 있다.
“현장에서 시민들의 목소리를 더 많이 듣겠습니다. 시민들이 ‘당진경제가 조금씩 나아지고 있다’고 체감할 수 있는 변화를 만드는 데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