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진시의회 의원들이 두바이 해외연수 추진 여부를 놓고 누리소통망(SNS)에서 공방을 벌이고 있어 논란이다. 의회 운영위원장인 더불어민주당 박명우 의원이 해외연수 중단을 공개 요구하자 같은 위원회 부위원장인 국민의힘 김연경 의원이 “결정된 사실이 있느냐”고 맞받았고, 글 속에 ‘A 의원’으로 등장한 국민의힘 김덕주 의원까지 가세하면서 논쟁이 이어졌다.

박명우 “지금 꼭 가야 합니까”

발단은 지난 13일 박명우 당진시의회 운영위원장이 페이스북에 올린 ‘해외 연수 중단을 요청합니다’라는 글이다. 박 위원장은 글에서 “운영위원장으로서 업무를 시작하며 가장 먼저 접하게 된 사안 중 하나가 시의원 해외연수 추진 계획이었다”며 “당진시의회에 남아 있는 해외연수 예산이 약 2300만 원이고, 오는 9월 제3회 추가경정예산(추경)에서 약 2500만 원을 더 확보해 모두 5000만 원가량으로 중동지역 해외연수를 추진하는 계획이 논의되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박 위원장은 “지금 꼭 가야 합니까. 지금 우리 의회에 해외연수보다 시급한 일은 없습니까”라고 물었다. 이어 “공무국외연수 자체를 무조건 반대하는 것은 아니다”며 “그러나 시민의 세금으로 가는 해외연수라면 왜 가야 하는지, 무엇을 배우는지, 당진시에 무엇을 가져올 것인지 시민들께 당당하게 설명할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 위원장은 “의회사무국에 해외연수 추진 중단을 요청했고, 남아 있는 해외연수 예산도 9월 추경에서 반납하는 방향으로 검토해 달라고 요청했다”고 밝혔다. 그는 “시민에게 허리띠를 졸라매라고 말하기 전에, 의회가 먼저 허리띠를 졸라매겠다”고 적었다.

이 글은 경제회복지원금 조례안이 부결된 지 이틀 만에 나왔다. 박 위원장은 “최근 민생지원금 지급 조례안이 부결된 이후 많은 시민과 소상공인이 아쉬움과 실망을 나타내고 있다”며 “경기침체와 고물가 속에서 시민과 소상공인의 어려움이 계속되고 있는 지금, 우리 의회 역시 시민의 고통을 함께 나누고 있는지 스스로 돌아봐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김연경 “언제 어디서 누가 결정했나”

박 위원장의 글 하루 뒤인 지난 14일 김연경 의원이 공개 반박에 나섰다. 운영위원회 부위원장인 김 의원은 페이스북 글에 ‘#당진시 #박명우의원터무니없는발언’이라는 문구를 함께 달았다. 김 의원은 “현재 페이스북에 게재한 글은 마치 당진시의회가 해외연수를 이미 추진하기로 결정했고, 9월 추경에서 추가 예산까지 확보하기로 한 것처럼 페친들과 시민들이 받아들일 수 있는 내용”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실제로 언제, 어떤 회의에서, 어떤 의원들이 그런 결정을 했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고 밝혔다.

김 의원은 의원 14명을 향해 “해외연수 추진과 추가 예산 확보에 대해 공식적으로 논의하고 결정한 사실이 있나”라고 물은 뒤 “해외연수의 찬반을 떠나 사실관계부터 정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의회는 시민의 신뢰로 운영된다. 사실이 아닌 내용을 사실처럼 받아들이게 해서는 안 된다”고 덧붙였다.

박명우 “확정됐다고 말한 적 없다”

박 위원장은 곧바로 ‘사실관계를 바로잡습니다’라는 글로 대응했다. 그는 “당진시의회가 공식적인 회의를 거쳐 해외연수를 최종 확정했다고 말한 사실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박 위원장은 “지난 12일 회기 중 오전 상임위원회 심의를 마친 뒤 의원들과 의회사무국 직원들이 함께 점심 식사를 하는 자리에서 A 의원이 항만친수시설 관련 특별위원회를 구성해 두바이로 견학을 가자는 취지의 이야기를 꺼냈다”며 “이는 저 혼자 들은 이야기가 아니다. 당시 여러 의원과 직원들이 함께 자리하고 있었다”고 했다.

박 위원장은 다음 날 의회 관계자에게 해외연수 예산 현황을 확인했고, 남은 예산 약 2300만 원과 함께 9월 제3회 추경에서 약 2500만 원을 추가하려는 계획이 있다는 취지의 보고를 받았다고 설명했다. 같은 날 다른 의회 관계자에게도 관련 내용을 확인했으며, 예산 증액 경위를 살피는 과정에서 의장으로부터 관련 예산을 추가하라는 취지의 이야기가 있었다는 설명도 들었다고 밝혔다.

박 위원장은 △9월 제3회 추경에 의원 공무국외출장 관련 예산 약 2500만 원을 추가하려는 논의나 검토가 있었는지 △의장으로부터 관련 예산을 추가하라는 취지의 이야기가 있었는지 △지난 12일 점심 식사 자리에서 두바이 견학 이야기가 있었는지를 되물었다.

그는 “제가 제기한 문제의 핵심은 ‘공식적인 회의에서 해외연수를 최종 의결했느냐’가 아니다”며 “공식적으로 확정되기 전이라 하더라도 해외연수에 대한 구체적인 이야기가 오갔고, 이와 함께 추가 예산 편성까지 검토되고 있었다면 운영위원장으로서 충분히 문제를 제기할 수 있는 사안이라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이어 “저 역시 제가 확인하고 말씀드린 내용 중 사실과 다른 부분이 확인된다면 그 부분에 대해서는 분명하게 바로잡겠다”고 덧붙였다.

김덕주 “가벼운 의견 교환이었다”

논쟁은 지난 18일 김덕주 의원이 글을 올리면서 한 차례 더 번졌다. 국민의힘 소속인 김 의원은 자신이 박 위원장 글에 ‘A 의원’으로 표기된 당사자라고 밝히며 ‘사실 관계를 바로 잡습니다’라는 글을 게시했다.

김 의원은 “먼저 시민 여러분께 불필요한 오해와 혼란을 드린 점에 대해 유감을 표한다”며 “위원장님의 예산 절감과 민생 안정이라는 문제의식에는 깊이 공감한다”고 했다. 다만 “이번 사안은 언론이나 외부에 공론화된 것과 달리 의회 특별위원회 구성도 확정되지 않았으며, 해외연수 역시 추진 계획이 아님을 명확히 바로잡고자 한다”고 반박했다.

김 의원은 해당 논의가 정식 안건 상정이나 확정된 예산 집행 계획이 아니라 의원들 간 티타임 자리에서 나온 이야기라고 설명했다. 그는 “예산도, 대상지도, 시기도 정해진 바 없는 ‘가벼운 의견 교환’이었을 뿐인데, 이것이 마치 의회가 이미 확정된 예산으로 해외연수를 강행하려는 것처럼 비친 것은 사실관계와 거리가 있다”고 했다.

김 의원은 이야기가 나온 배경으로 당진항 친수공간 조성사업을 들었다. 자신이 제129회 임시회 5분 자유발언에서 이 사업을 다뤘고, 사업이 10년 가까이 반복해 좌초해 온 이유를 두고 의견을 나누던 중 나온 이야기라는 것이다.

김 의원은 “당진항 친수공간 조성사업은 김홍장 시장과 어기구 국회의원 시절부터 지역 숙원사업으로 추진돼 왔다”며 “오성환 전 시장 취임 이후 당진시와 한국가스공사가 사업 지분을 99대 1로 바꾸는 양해각서를 다시 맺으면서 가스공사의 석문면 액화천연가스(LNG) 기지 사업 시기와 당진시의 친수공간 조성 시기가 맞지 않아 사업이 중단됐다”고 주장했다.

김 의원은 “의회 안에 특별위원회가 구성되면 평택항만청과 가스공사 등을 직접 찾아 문제와 대안을 강하게 전달해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전국 지방자치단체의 친수공간 성공 사례를 본보기로 삼고, 필요하다면 해외의 항만 재개발 사업도 한 번쯤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는 이야기가 자연스럽게 나온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 의원은 민생지원금 부결과 해외연수를 하나로 묶는 데도 선을 그었다. 그는 “두 사안은 심의 배경과 판단 기준이 서로 다른 별개의 문제이며, 함께 묶어 평가하는 것은 사안의 본질을 흐릴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김 의원은 “‘지금 꼭 가야 합니까?’라는 질문 자체는 타당하다”면서도 “그러나 그 답은 ‘가지 말자’가 아니라 왜 가는지, 무엇을 배우는지, 성과를 어떻게 시정에 반영할 것인지를 명확히 하라는 방향이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진정한 신뢰는 일방적인 예산 반납 퍼포먼스가 아니다”며 “절차를 지키면서 중단된 사업의 실질적인 성과를 만들어내는 데서 나온다”고 덧붙였다.

“지원금 30만 원은 아깝고”

이에 대해 당진시의회 관계자는 “해외연수 예산 편성과 관련해 공식적으로 요청된 것은 없다”면서도 “상임위원회 등에서 공식적인 논의를 거친 뒤 나온 결정에 따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경제회복지원금에 관한 조례안이 부결된 상황에서 해외연수 논란까지 불거져 시의회를 보는 시선이 대내외적으로 좋지 않다”고 전했다.

이 같은 논란을 접한 한 시민은 “시민들에게 30만 원 지원하는 지원금은 아깝고, 수천만 원 들여 두바이 중동으로 연수 가는 것은 아깝지 않느냐”며 “어려운 민생경제는 나 몰라라 하며 수천만 원 들여 두바이로 여행갈 생각한 시의원들이 어이가 없다”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