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물가와 고금리가 길어지며 소비가 얼어붙고 있는 가운데 당진시가 추석 전 지급하려던 경제회복지원금 530억 원이 실제로 풀렸다면 지역 경제에 어떤 효과를 냈을까. 국책·공공 연구기관의 실증분석 계수를 당진시 예산에 대입해 봤다.
국민의힘 소속 당진시의원들은 이 사업을 포퓰리즘 복지로 규정하고 반대했다. 530억 원 투입에 따른 재정 건전성 우려와 일회성소비 진작의 한계를 이유로 들었다. 반면 지역화폐 방식의 보편 지원금이 투입 예산보다 큰 소비 진작 효과를 낸다는 실증 연구도 적지 않다.
현금과 다른 지역화폐, 소비 물길 돌려
단순 대체 소비에 그친다는 비판은 현금 살포와 지역화폐의 작동 방식이 다르다는 점을 놓쳤다는 반론이 나온다. 당진시가 검토한 지원금은 대형마트와 백화점, 대기업 온라인 플랫폼에서 쓸 수없고 지역 소상공인 점포에서 유효기간 안에 써야 하는 당진사랑상품권이다.
양준석·장윤섭·구남규 연구진이 대전 지역화폐 온통대전을 분석한 결과 소상공인 매출 전환 효과는 31.7%, 역내 소비 전환 효과는 16.8%로 나타났다. 지역화폐가 없었다면 대형 점포나 다른 도시에서 쓰였을 돈이 그만큼 동네 슈퍼와 음식점, 전통시장으로 옮겨왔다는 뜻이다.
당진은 수도권과 평택·천안·아산 등 인접 도시로 소비가 빠져나가는 구조다. 역내 소비 전환 효과 16.8%를 530억 원에 대입하면 약 89억 원을 관내 상권에 붙잡아 두는 셈이 된다.
추가 소비 139억~230억 원 추정
한국개발연구원(KDI)은 1차 긴급재난지원금이 사용 가능 업종에서 투입 예산 대비 26.2~36.1%의 매출 증대 효과를 냈다고 분석했다. 이 계수를 530억 원에 넣으면 추가매출 139억~191억 원이 나온다.
한국조세재정연구원 장우현 국가회계재정통계센터 소장은 지난 5월 정책 세미나에서 민생회복 소비쿠폰 1원을 집행할 때 지역 소상공인 실질 매출이 0.433원 늘었다고 말했다. 같은 계수를 대입하면 추가 매출은 약 230억 원까지 올라간다.
경기연구원 조사에서 정책발행 지역화폐를 받은 뒤 현금이나 카드를 보태 쓴 추가 소비율은 44.4%였다.
또한 ‘선별 지원’ 주장과 관련해서도 이번 지원금의 본질이 단순 ‘복지 급여’가 아닌 ‘지역 상권 소비 진작(경기부양책)’이라는 점에서 전 시민 보편 지급의 당위성이 강조된다.
선별 지급은 소득·재산 조사에만 수개월의 행정 비용과 시간이 소요되어 ‘골든타임’을 놓치기 쉽다. 반면, 전 시민 보편 지급은 신속한 집행이 가능할 뿐만 아니라, 중산층 이상의 가구가 지원금에 본인 자금을 얹어 외식·학원·문화·서비스업 등 골목상권 전반으로 소비를 확산시키는 강력한 소비승수효과를 낼 수 있다.
당진시가 추진하는 530억 원의 경제회복지원금은 단순한 소모성 지출이 아니다. 위기 국면에서 골목상권의 붕괴를 방치한 뒤 뒤늦게 수습하는 것보다, 실증된 데이터와 승수효과를 바탕으로 적시에 단행하는 과감한 재정 투입이 당진의 지역 경제를 지켜내는 가장 현명한 투자라는 목소리에 힘이 실리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