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진문예의전당에서 연극 꽃, 별이 지나를 선보였다.
당진문예의전당에서 연극 꽃, 별이 지나를 선보였다.

사람은 살아가며 수많은 관계를 맺는다. 그리고 그 관계가 때로는 가장 깊은 상처가 되기도 한다. 연극 <꽃, 별이 지나>는 사랑했던 사람, 가까웠던 사람과의 관계에서 생긴 상처를 마주하고 이를 받아들이는 한 사람의 이야기를 그린다.

(재)당진문화재단 당진문예의전당(이사장 김기재)이 지난 4일과 5일 당진문예의전당 대공연장에서 연극 <꽃, 별이 지나>를 선보였다.

이번 공연은 (재)예술경영지원센터가 주최하고 문화체육관광부가 후원하는 ‘2026 대표공연 콘텐츠 지역유통 지원사업’ 국비 선정작이다.

영화와 드라마, 연극 무대를 오가며 활약하고 있는 배우 진선규를 비롯해 고보결, 배소미, 김대현, 홍지윤 등 배우들이 무대에 올랐다.

지나간 상처 마주한 미호

연극 <꽃, 별이 지나>는 주인공 미호를 중심으로 가족과 친구, 사랑하는 사람과의 관계에서 생겨난 다양한 상처를 보여준다. 대학생의 평범한 고백에서 시작된 사랑부터 치매를 앓는 할머니를 바라보는 손자의 마음, 외면하거나 포기하고 싶을 만큼 복잡한 사랑까지 서로 다른 관계와 감정이 이어진다.

극은 미호가 자신이 받은 상처를 하나씩 마주하는 과정을 따라간다. 미워했던 기억과 외면하고 싶었던 감정을 다시 들여다보면서 미호는 과거를 지우기보다 자신의 방식으로 받아들이기 시작한다.

가족이나 친구, 사랑하는 사람과의 관계에서 한 번쯤 상처를 경험해본 사람이라면 미호의 이야기를 자신의 기억과 겹쳐 바라보게 한다.

몸짓으로 드러낸 인물의 마음

특히 작품에서 눈에 띄는 것은 배우들의 신체 움직임이다. 배우들은 대사만으로 인물의 감정을 설명하지 않는다. 몸을 구부리고 멈추거나 서로의 움직임에 반응하는 등 몸짓을 활용해 인물이 느끼는 불안과 두려움, 억눌린 감정을 표현한다.

피지컬씨어터 형식을 활용한 장면에서는 배우들의 움직임 자체가 하나의 언어가 된다. 말로 설명하기 어려운 기억과 감정이 몸짓으로 표현되면서 관객은 인물의 내면을 보다 직관적으로 마주할 수 있다.

무대 한편에서는 피아니스트가 직접 연주하며 극의 흐름을 뒷받침한다. 장면에 따라 달라지는 라이브 연주는 배우들의 움직임과 감정에 자연스럽게 어우러지며 미호의 기억과 현재를 이어간다.

공연이 이어지는 동안 객석에서는 웃음과 탄식, 박수가 교차했다. 공연이 끝난 뒤에는 배우들에게 아낌없는 박수를 보내며 작품이 전한 감동에 화답했다.

<꽃, 별이 지나>는 떠난 사람을 잊거나 과거의 상처를 지우는 대신, 그 기억을 마주하고 받아들이는 과정을 보여준다. 미호가 자신이 받은 상처를 하나씩 마주하며 조금씩 앞으로 나아가는 모습은 관계 속에서 크고 작은 상처를 경험한 관객들에게도 잔잔한 여운을 남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