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당진 농업은 넓은 평야와 간척지를 기반으로 한 쌀 중심 농업으로 성장해 왔다. 석문·대호지·삽교천·송산 일대의 간척지는 이러한 생산 기반의 핵심이었다. 그러나 쌀 소비 감소와 인구 감소가 이어지는 지금, 과거의 성과를 넘어 새로운 농업구조를 고민해야 할 시점이다.
2021년 당진시 경지면적 2만7,740ha 가운데 논은 2만1,450ha로 전체의 77.3%를 차지했다. 반면 2025년 전국 1인당 쌀 소비량은 53.9kg으로, 1995년 106.5kg의 절반 수준까지 줄었다. 쌀 생산 중심 구조만으로는 미래 경쟁력을 확보하기 어렵다는 의미다.
같은 농지에서도 만들어내는 가치는 다르다
농업의 경쟁력은 생산량뿐 아니라 같은 면적에서 얼마나 높은 가치를 창출하느냐에 달려 있다. 농촌진흥청의 2025년 농산물 소득조사에 따르면 10a당 소득은 논벼 약 57만원, 양파 약 196만원, 감자 약 363만원, 시설·수경 딸기 약 1,642만원으로 큰 차이를 보인다. 물론 작목마다 노동력과 시설투자비, 생산비, 가격 변동성이 달라 소득만으로 우열을 판단할 수는 없다. 그러나 품목과 재배방식에 따라 경제적 가치가 크게 달라지는 만큼, 당진도 기존 생산 기반을 활용하면서 고부가가치 농업으로 전환해야 한다.
당진의 지리적 장점을 새로운 경쟁력으로
당진은 수도권과 충청권 소비시장에 접근하기 좋고, 넓은 농업 기반과 산지유통시설을 갖추고 있다. 이러한 장점에 시설원예와 스마트팜 기술을 접목한다면 새로운 농업 모델을 만들 수 있다. 특히 주목할 분야는 현재 생산 종류와 물량이 부족한 근교농업형 고부가가치 과채류다. 소비자는 크고 많은 농산물보다 먹기 편하고 보관이 쉬우며, 당도가 높고 한 번에 소비하기 적당한 상품을 선호한다. 소형 수박과 한입 크기 과일, 씨가 없거나 먹기 편한 품종 등 소비자 요구에 맞춘 상품 개발이 필요하다.
생산을 넘어 유통까지 경쟁력을 높여야
농업의 경쟁력은 생산에서 끝나지 않는다. 저장·선별·포장·물류·브랜드·판로가 하나의 체계로 연결돼야 한다. 공동선별과 공동출하, 공동마케팅을 통해 농가를 조직화하고, 대형 유통업체와 온라인 시장에 안정적으로 공급할 수 있는 산지유통 역량을 강화해야 한다. 생산부터 판매까지 연결되는 시스템이 갖춰질 때 새로운 작목의 육성 효과도 커질 수 있다.
스마트팜은 시설보다 품목이 먼저다
스마트팜은 미래 농업의 중요한 수단이지만, 여러 지역이 토마토·딸기 등 같은 품목을 비슷한 방식으로 재배하면 생산량 증가가 가격 하락으로 이어질 수 있다. 따라서 스마트팜 정책은 시설 확대 자체보다 당진의 기후와 토양, 소비시장, 물류 여건, 농가의 기술 수준과 수익성을 고려한 전략 품목 선정에서 출발해야 한다. 시설과 기술, 품목 경쟁력이 함께 갖춰져야 지속 가능한 성과를 거둘 수 있다.
미래 경쟁력을 위한 투자와 농작업 환경 개선
농업구조 전환을 위해서는 예산의 규모만큼이나 투자 방향이 중요하다. 농업인의 경영안정을 위한 지원은 유지하되, 경쟁력 있는 작목과 생산기술, 저장·선별·물류·유통체계에 대한 전략적 투자를 확대해야 한다. 아울러 벼농사에 비해 기계화가 더딘 밭농사는 여전히 노동 강도가 높고 작업환경도 열악하다. 노동력을 줄이고 농업인의 신체적 부담을 덜 수 있는 시설과 장비에 대한 투자가 필요하다.
당진 농업의 미래는 단순히 얼마나 많이 생산하느냐에 달려 있지 않다. 소비자가 원하는 농산물을 생산하고, 유통 경쟁력을 높이며, 농업인이 더 나은 환경에서 일할 수 있도록 만드는 것. 이것이 당진 농업이 쌀 생산 중심 구조를 넘어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는 길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