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악읍 기지시리에 위치한 해물나라는 오랫동안 간장게장과 해물찜으로 지역민들의 입맛을 사로잡아온 곳이다. 손님들이 줄을 섰을 정도로 인기가 좋았던 해물찜 대신 최근에는 고소한 풍미의 ‘들기름 메밀막국수’가 해물나라의 새로운 대표 메뉴로 자리를 잡고 있다.

익숙한 메뉴 내리고 새로운 맛 찾아

사랑받던 대표 메뉴인 해물찜을 스스로 빼버린 배경에는 손석우 대표의 단호한 음식 철학이 있었다. 생물만을 고집해 온 해물찜은 최근 바다 사정과 수급 불안정으로 인해 좋은 재료를 확보하기 어려워졌다. 수입산 냉동 해산물을 사용해 영업을 이어갈 수도 있었지만, 손 대표는 해물찜 판매를 중단하는 쪽을 택했다.

새로운 메뉴를 고민하던 손 대표의 마음을 사로잡은 것은 ‘들기름 메밀막국수’였다. 지난 3월 한 막국수 전문점을 찾았다가 맛에 매료됐고, 쌀쌀한 날씨에도 손님이 꾸준히 찾는 모습을 보며 계절에 구애받지 않고 즐길 수 있는 메뉴라는 가능성도 확인했다.

이후 그는 들기름 메밀막국수의 최고의 맛을 찾기 위해 3개월 동안 연구를 거듭했다. 심지어 하루 한 끼씩 막국수를 먹으며 맛을 점검하기도 했다고. 출시를 서두르기보다 원하는 맛을 찾는 데 집중했단다.

손 대표가 들기름 메밀막국수에서 강조하는 것은 자극적이지 않은 고소함이다. 간장 베이스의 양념과 김가루가 어우러지고, 면을 들어 올리면 국내산 들기름의 향이 올라온다. 물막국수나 비빔막국수와는 또 다른 방식으로 메밀과 들기름의 풍미를 즐길 수 있다.

좋은 재료와 배합

손 대표가 음식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재료와 배합이다. 들기름은 국내산을 사용하고, 방앗간에서 직접 짠 것을 조금씩 가져온다. 한꺼번에 들기름을 받아두면 향이 달아날까 싶어 적은 양을 자주 가져오는 수고를 마다하지 않는다.

쫄깃하고 부드러운 식감을 살리기 위해 메밀면 역시 생면을 사용한다. 유통기한이 짧아 자주 구매해야 하지만, 재료만큼은 타협하지 않는다는 것이 그의 소신이다. 특히 막국수를 2인 이상 주문하면 따뜻하게 구워 먹을 수 있는 소고기를 함께 내어주는데, 차가운 면과 따뜻하고 고소한 고기의 조합은 든든한 한 끼가 된다.

식재료와 조리법에 담긴 진심

음식의 기본은 좋은 재료와 배합이라는 그의 믿음은 기존 메뉴에도 고스란히 녹아있다. 어머니께 전수받은 안면도 옛방식 그대로 만드는 간장게 장은 달이고 식힌 간장에 게를 넣고 숙성시키기까지 최소 사흘의 시간이 걸린다. 어릴 적 텃밭 채소를 넣고 끓여 먹던 추억의 게국지 역시 변함없는 정성으로 끓여낸다.

무엇보다 손 대표는 모든 음식에 미원을 사용하지 않는다. 조미료에 의존하기보다 재료와 양념의 조합으로 맛을 완성하고자 한다. 그는 “미원이 해로운 건 아니지만 음식이 식으면 본능적으로 물려서 수저를 내려놓게 된다”며 “미원을 쓰지 않고 나만의 소스를 개발해 사용하면서 우리 식당이 사랑받게 됐다”고 말했다.

40년만에 만난 친구 데리고 오는 손님

태안 안면도 출신인 손 대표는 어부였던 아버지 밑에서 자라며 어릴 적부터 수산물과 가까웠다. 자연스레 안면도에서 횟집을 운영하던 중 기름유출사고라는 큰 시련을 겪었던 그는 2011년 연고도 없는 당진에 내려와 해물나라를 열었다.

해물나라를 오랫동안 찾는 단골손님들의 이야기는 손 대표에게 음식의 의미를 다시금 확인하게 한다. 서울에서 온 한 손님은 42년 만에 만나는 이민 간 친구를 데리고 식당을 찾았다. 예전부터 해물나라의 음식을 좋아했 던 손님이 오랜만에 만난 친구에게 자신이 아끼는 식당을 소개한 것이다.

일본 바이어들을 데리고 자주 방문 하는 손님도 있다. 손 대표가 같은 음식을 먹으러 자주 와도 괜찮으냐고 묻자, 일본 손님들이 좋아해 다시 찾는다는 답이 돌아왔다. 자신이 만든 음식을 누군가에게 소개하고, 그 맛을 기억해 다시 찾아온다는 사실은 손 대표에게 큰 보람이다.

손 대표는 “앞으로도 자신이 지켜온 맛의 기준을 지키며, 손님에게 만족스러운 한 끼를 제공하겠다”고 전했다.

◼ 위치 : 당진시 송악읍 흥척동길 2

◼ 문의 : 041-352-9822

◼ 영업시간 : 오전 10시 ~ 오후 10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