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토론 바로보기

대통령 선거 출마 예정자들을 상대로 한 TV 토론이 진행중이다. 97년 대선 때 대규모 군중을 동원한 광장 집회선거의 대안으로 도입된 TV 토론은 새로운 정치문화로 정착되었다. TV 토론은 선거 비용을 줄이고 정확한 후보 검증을 할 수 있는 방안이다. TV 토론을 통해 유권자의 알 권리가 충족되고 올바른 정보를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TV 토론이 만병통치약은 아니다. TV라는 매체의 감상적인 속성 때문에 시청자들이 토론 내용보다 후보자의 외모나 화법 따위의 이미지에 좌우되기 쉽다. 따라서 시청자들은 말솜씨나 순발력, 매너 등 비본질적인 면을 보고 판단을 내리지 않도록 유의해야 한다. 그래서는 후보의 자질, 능력, 도덕성 등을 제대로 판단하기 어렵다.

TV 토론은 TV라는 매체의 특성에 잘 어울리는 후보에게 유리하다. 자칫 잘생긴 사람이나 말만 번지르르하게 잘하는 사람이 좋은 평가를 받기 쉽다. 좋은 인상을 가진 후보, 자신의 뜻을 가장 그럴듯하게 시청자에게 전달할 수 있는 후보, 다시 말하면 말을 잘하는, 또는 소신이나 철학이 있는 것처럼 비치는 후보가 TV 토론에서 유리한 것이다. 후보들은 시청자에게 자신의 철학이나 비전, 정책을 전달하기보다는 외형적으로 드러나는 좋은 이미지 전달에만 신경을 쓸 것이다. 따라서 이미지의 허상에 빠지지 않도록 해야 한다.

또 하나 TV 토론은 지식의 많고 적음을 확인하는 재치문답이나 장학퀴즈가 아니라는 점을 잘 인식해야 한다. 국가지도자는 세세한 지식보다 문제의 본질 파악과 해결의지가 중요하다. 따라서 실무자 수준에서 알아야 할 구체적 현안에 대해 많이 알고 있는 게 중요한 것이 아니다. 후보의 정책 비전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 흥미 위주의 신상발언이나 덕담 수준, 또는 막연하게 잘 해보겠다는 답변은 별로 바람직하지 않다. 특히 ‘내가 대통령이 되면 무엇을 어떻게 하겠다’는 식의 장밋빛 공약을 그대로 믿어서는 안 된다. 확신에 찬 어조로 그럴 듯한 약속을 마구 하는 후보에게 무작정 좋은 평가를 내려서는 안 된다. 후보 발언 내용의 진실성을 꼼꼼하게 따져봐야 하는 것이다. 또 상대후보 깎아 내리기 같은 데에도 넘어가서는 안 된다. 그래야 미디어 정치가 허상의 정치가 되지 않는다.

우리는 한국사회가 안고 있는 모든 문제에 대해서 해박하게 알고, 모든 문제의 해결책을 능란하게 제시하는 전진전능한 신을 뽑는 게 아니다. 국민의 공복인 대통령을 뽑는 것이다. 유권자는 이 점을 인식하고 TV 토론을 지켜보면 좋겠다. 또 TV 토론을 수능시험으로 간주하지 말고, 국민에 대한 후보자들의 면접시험 정도로 활용하는 것이 좋겠다.

※본 칼럼은 본사 소속 바른지역언론연대와 기사제휴한 시민의신문과 공동으로 게재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