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초고압 송전탑이 마을의 울타리가 되다니요”
“마을 북쪽엔 345kV, 남쪽엔 765kV, 그도 모자라 또 들어선다니…”
2년째 반대 싸움 벌이는 구룡·사기소리 주민들의 ‘절규’
고속도로 나 마을 갈라지고, 사방에 송전탑 들어서고
상수원 보호구역이라 개발도 못하고…
“언제까지 희생양 되어야 하나”
죂당진죃 명산 이배산을 사이에 두고 2백여세대가 살고 있는 당진읍 사기소2리·구룡리 주민들은 벌써 2년째 편안히 발뻗고 잠을 자지 못한다. 당진화력 가동을 앞두고 동양 최대라는 76만5천볼트의 초고압 송전탑이 지난 99년 마을 남쪽을 가로질러 세워진데 이어, 이보다 훨씬 이전에 태안화력에서 아산변전소로 가는 34만5천볼트의 송전탑이 마을 북쪽에 세워졌다.
그런데 서해안지역 공단에 전력공급을 위해 34만5천볼트짜리의 송전선로가 또다시 마을 동쪽방향으로 지나가게 되었다는 사실을 뒤늦게 알게 된 것이다.
이렇게 되면 이 두 마을은 송전탑 울타리에 완전히 갇히게 될 형편이다. 주민들은 이미 세워진 765kV 송전선로와 건설예정인 345kV 송전선로와의 거리는 불과 1㎞도 되지 않는다고 말하고 있다.
이 두 철탑 노선사이엔 초등학교도 있고 성당도 있으며 조상대대로 물려받아 생계를 이어온 옥토와 주민들의 보금자리가 있다. 고압 송전탑으로 인한 전자파 피해여부는 논란의 여지가 있는 사안으로 차치하더라도 주민들은 사방이 철탑으로 둘러싸인 마을에 들어와 집짓고 살겠다는 사람이 어디 있을 것이며 이에 따른 재산적 피해는 이루 헤아릴 수 없을 것이라며 한전측에 이 송전선로의 변경을 지속적으로 요구하고 있다.
그러나 한전측은 이미 이 송전탑의 건설은 지난 96년 환경영향평가 공청회를 통해 주민의견수렴절차를 마친 사업으로 노선을 옮길 경우 또다른 민원이 발생할 수 있다며 주민들의 요구를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또한 주민들은 수년전부터 이배산에서 돌을 캐내고 있는 ㅅ개발 인근으로 노선을 옮길 경우 인가도 없어 민원발생 소지가 없다고 보고 있으나 한전은 ㅅ개발이 2002년 이후로도 사업이 예정되어 있다며 석산주변에 송전탑 건설은 불가하다는 입장을 바꾸지 않고 있다.
주민들은 그러나 한전이 일개 석산개발업체의 ‘예정된’ 사업계획을 이유로 삼는 것은 자신들의 생존권적인 요구는 전혀 고려하지 않는 편의주의적인 발상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그런 가운데 한전은 최근 송전탑 건설부지에 대한 강제수용에 들어가겠다고 밝히고 있으며 주민들은 철탑 울타리에 갇혀 사느니 차라리 철창속에 갇히겠다며 어떠한 희생을 감수하고라도 송전탑 건설을 막아내겠다고 맞서고 있어 사태는 걷잡을 수 없는 국면으로 접어들 것으로 보이고 있다.
이곳 주민들이 이같이 완강한 입장을 보이고 있는 것은 개발의 소용돌이 속에 자신들이 일방적인 희생양이 되고 있다는 피해의식도 작용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이 마을엔 고압 송전탑 뿐만이 아니라 서해안고속도로가 지나면서 마을이 사분오열됐고 지난 98년엔 상수원 보호구역으로 묶여 집 한채 마음대로 지을 수가 없게 된 것이다.
게다가 한전은 345kV 송전탑을 세우면서는 고압 송전탑이 지나는 마을에 보상차원으로 던져주는 지역협력사업비라는 것도 내어줄 수 없다고 밝히고 있다. 이미 765kV 송전탑 건설시 지급했기 때문에 중복지원은 규정상 해줄 수 없다는 것이다.
한개의 철탑이 들어선 것과 다섯개의 철탑이 들어선 것과는 엄연히 피해정도가 다름에도 그에 따른 보상은 ‘중복’으로 해석되는 기막힌 한전의 규정에 주민들은 할 말마저 잃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