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야전기보일러 설치 급증

작년 한해동안 2천여가구 설치, 99년대비 3배 늘어

한전, 계량기 공급 제때 못해 설치 지연, 원성 사기도

IMF 이후 기름값이 지속적으로 오르자 겨울철 난방비 부담이 늘어날 것을 우려해 심야전기를 이용한 보일러를 설치하는 가정이 지난 한해동안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갑작스런 수요증가로 한전이 계량기 등의 자재를 제때 조달하지 못해 보일러 설치가 지연됨에 따라 신청 주민들의 원성을 사기도 했다.

한전 당진지점에 따르면 당진지역의 심야전기보일러 설치가구는 2000년 12월말 현재 2천1백여호에 이르고 있다. 이는 670여호에 불과했던 99년보다 무려 3배나 증가한 것으로 유가 불안정 사태가 장기간 지속됨에 따라 난방비 부담을 우려, 심야전기로 눈을 돌리는 가구가 늘어났기 때문으로 분석되고 있다.

특히 심야전기 이용을 유도하기 위해 가구당 40여만원(30kW용량기준)의 공사비 면제혜택을 주어왔던 한전이 2001년부터 이 혜택을 전면 중단할 계획에 있자 보일러 설비업체들이 지난해 경쟁적으로 판촉전을 벌임에 따라 설치가구가 급격히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이같이 수요가 급증하자 한전이 심야전기 보일러 설치시 새로 달아야 하는 계량기를 제때 공급하지 못해 신청한지 수개월이 지나도록 보일러 가동을 못한 신청자들의 원성이 끊이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송악면 전대리의 김모씨는 “지난 여름에 심야전기 사용신청을 했으나 신청한 지 넉달이 지난 12월 하순에서야 보일러설치가 완료됐다”며 “기름값 부담 때문에 심야전기보일러를 신청한 것인데 설치가 지연돼 부득이 기존에 쓰던 석유보일러를 이용해야 했다”고 말했다.

김씨는 “보조금까지 주면서 심야전기 이용을 권장하더니 정작 계량기 공급을 못해 제때 보일러를 가동시키지 못하는 상황이라면 공기업이라고 자처하는 한전의 신뢰성에 문제가 있는 것 아니냐”고 반문했다.

보일러 설비업자 이모씨도 “기름값이 오르다 보니 겨울철 들어서도 심야전기보일러를 신청하는 가정이 많다”며 “한동안 한전에서 계량기 공급을 제때 못해 신청자들로부터 겨울이 다 지나서야 해주겠느냐는 원성을 무수히 들어야 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한전 당진지점 영업과 김발출 과장은 “심야전기가 원가의 1/3수준으로 요금이 싼데다 지난해 보일러 설비업체에서 판촉을 많이 해 전국적으로 신청이 급증, 자재 조달과정에 문제가 있었던 것이 사실”이라며 “11월 이전에 신청한 가구에 대해서는 현재 거의 설치가 완료됐으며 기름보일러가 없는 가구에 대해서는 계량기가 없어도 사전에 전기를 넣어주었다”고 말했다.

그는 또 “현재 전국적으로 신청량이 많아 심야전기 수요조절에 문제가 예상됨에 따라 정책적인 변화가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