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부돈으로 지어진 처리시설, 강화된 규제법에 무용지물
- “분뇨처리, 정답이 없다”
축산농가들의 요즈음 고민은 바로 여기에 집중되어 있다.
농축산물 개방으로 인한 축산물 가격의 불안정과 사료값의 상승, 생산비용의 지속적인 증가등 위협요소들은 늘 있어 왔으나 현재 축산농가들이 해결과제 1순위로 꼽는 것은 단연 분뇨처리문제이다.
분뇨처리시설에 관한한 ‘바로 이것이다’라는 모델이 현재까진 없기 때문이다.
특히 환경오염을 이유로 축산폐수에 대한 규제는 하루가 다르게 강화되고 있으나 강화된 규제치에 맞출 수 있는 처리시설이 마땅치 않다면 그야말로 심각한 문제다. 그렇다고 처리시설에 대한 재투자를 지속적으로 할 수 있을만큼 넉넉한 농가도 많지 않다.
‘분뇨처리대책없이 축산없다’는 말이 나온 것이나 당진군 축산과가 요즘들어 축산분뇨과로 불리고 있다는 소문이나 그만큼 축산업의 최대 해결과제가 분뇨처리문제로 모아지고 있다는 것을 반증하는 것이다.
축산농가, 전체농가의 50%
현재 당진군에는 법규제 대상과 규제미만을 포함, 총 8,459가구의 축산농가가 있다.
이는 당진군 전체농가의 50%에 이르는 수치이며 충남에서는 홍성에 이어 두번째 규모이다. 물론 최근들어 호수는 줄고 가축수는 느는 등 점차 전업화 추세를 보이고 있으나 중소규모의 영세한 축산농가가 아직도 상당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이들 중소규모 축산농가가 갖추고 있는 분뇨처리시설은 대개 간이정화조등 방류형 시설이 대부분이다. 그러나 방류형 시설의 경우 시설자체가 열악할 뿐 아니라 처리효율이 쉽게 떨어져 축산농가들은 현실적으로 법을 지키기가 불가능하다고 말하고 있다.
정부보조로 지어진 처리시설이 얼마 지나지 않아 정부가 제정한 법에 의해 무용지물이 되고 있는 것이다.
또한 군이 올해 65개의 규제대상 농가에 보조해 주기로 한 저장액비화 시설의 경우 설치기준부터 현실과 동떨어져 있다.
내용인즉 이 시설을 설치하려면 한우 1두당 초지는 223평, 농경지는 314평(돼지 1두당 초지 332평, 농경지 698평)이 필요하다는 것. 이는 국토가 좁은 우리나라 현실에는 전혀 맞지 않는 유럽형 기준이라는 지적이다.
분뇨자원화시설, 취지는 좋지만
정부는 최근 축산폐수의 무방류로 수질오염을 원천적으로 차단하고 유기질 비료를 생산, 환경보전형 농업을 실현한다는 취지로 축산분뇨 자원화 시설에 중점적으로 지원할 방침에 있다. 이에 따라 방류형 시설에 대한 지원은 올해를 끝으로 97년부터는 중단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자원화 시설의 경우 좋은 취지에도 불구하고 막대한 시설비와 면적의 문제를 비롯, 부속으로 투입되는 재료값의 급등으로 벌써부터 그 실효성에 의문을 품는 농가들이 많은 실정이다.
실제로 1억원이 넘는 예산을 들여 개인적으로 축분발효시설을 설치한 합덕의 한 양돈농가는 톱밥값 상승등 처리비용의 지속적인 증가로 어려움을 겪고 있어 위탁운영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축산분뇨처리에 대한 뾰족한 대책은 없고, 규제는 강화되고, 축산을 포기하자니 별다른 소득원이 없는 농촌에서 살아갈 길이 막막해지고, 30~40대의 젊은이들이 주축을 이루고 있는 축산농가가 최근들어 부쩍 위기의식이 높아진 데에는 이같은 이유가 있는 것이다.
분뇨처리에 특히 골치를 앓고 있는 양돈 농가들 사이에서는 이에 대한 획기적인 대책이 없는 한 일본의 경우처럼 양돈을 포기하는 수밖에 방법이 없다고 말하고 있다.
당진군 축산과의 한 관계자는 “발전된 형태의 처리시설을 설치하는데 보다 많은 지원이 이뤄져야겠지만 장기적인 안목을 볼 때 비용이 적게 들고 처리효율이 높은 시설을 연구개발해 내는 것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종말처리장 건설 한목소리
한국형에 맞는 처리시설의 개발이 시급하다는 지적과 아울러 축산농가들이 현재 분뇨처리의 유일한 해결책으로 제시하는 것은 공공기관이 운영하는 대규모 축산폐수 종말처리장의 건설이다.
더이상 개별농가에 분뇨처리를 맡긴다는 것은 한계에 이르렀다는 것.
종말처리장이 설치된다면 조합을 구성해 분뇨차량을 구입하겠다는 등 적극적인 협조의지를 보이는 농가들도 있으나 당진군은 가장 중요한 부지선정문제를 비롯, 시설비, 운영비등을 어떻게 충당할 것인가의 세부적인 문제들을 들어 현재까지 이를 공론화 할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다.
그러나 축산농가들은 인근 홍성이 수년간의 산고끝에 이를 설치한 예를들며 ‘결국 자치단체의 의지에 달린 문제 아니냐’고 꼬집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