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해안 시대, 환경운동의 파수꾼
환영철강·한보철강 입주, 중부권 특정폐기물처리장 설치반대투쟁등을 거치면서 당진지역주민들의 환경문제에 대한 인식은 높아가고 있다.
하지만 불행하게도 아직 우리지역에는 주민의 입장에서 환경과 개발을 조화롭게 진행시켜 나갈 환경정책도 환경단체도 없는 실정이다.
이러한 시점에 인근 서산지역은 환경운동연합을 창립하여 건강하고 쾌적한 삶의 터전을 만들기 위한 시민운동을 전개하고 있어 소개한다.
6공화국의 서해안 개발정책은 그 화려한 구호만큼 장밋빛 미래를 보장해 주는 것만은 아니었다. 거기엔 개발과 문명이라는 이름아래 파헤쳐지는 생존의 터전, 오염된 산과 바다, 공동체의식의 해체등 보상만으론 치유될 수 없는 ‘파괴’가 있었다. 그리고 그것은 성장지상주의의 경제정책과 편의주의적인 행정, 환경파괴를 댓가로 이윤을 추구하는 기업의 생산활동에서 비롯된 것이었다.
이제 사람들은 개발을 무조건 좋은 것으로 받아들이지 않는다. 개발과 함께 그에 따르는 피해가 무엇이고 어떻게 해결해나가야 하는 것인가도 함께 생각한다. 그리고 해결의 주체는 바로 자신들이어야 함을 알게 되었다.
이러한 의식변화는 저절로 이루어진 것이 아니다. 그것은 후손들에게 건강하고 쾌적한 삶의 공간을 물려주자는 순수한 의지를 갖고, 먼저 고민하고 실천한 사람들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지속 가능한 공동체 사회가 목표
“생활속에서 이루어지는 모든 환경파괴와 오염행위를 근절하고 새로운 환경의식과 실천으로 삶의 터전을 건강하게 만드는 시민운동을 펼쳐 지속가능한 사회, 공동체적인 삶이 실현되는 사회를 이루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 -서산태안환경운동연합 창립선언문 중에서-
서산태안환경운동연합(공동의장 이근수, 강두현, 남현우)은 1994년 4월에 창립되었다. 1993년에 창립된 환경운동연합의 지역조직으로서 소규모 군단위에서는 최초였다.
서산YMCA, 안면도 반핵투쟁위원회, 대산공해대책위원회, 서산시 의사회, 안면도 환경보존연구회등이 참여하고 있으며, 현재 회원수는 200여명이고 이들의 납부하는 회비로 운영된다.
서태안 환경련의 창립은 80년대 후반이후 개발과 함께 끊임없이 지속된 크고 작은 환경운동의 경험이 축적된 결과였다. 90년도 전교조 교사들과 농민회가 주축이 되어 결성된 ‘서산공해추방운동협의회’는 92년 해체되기까지 안면도 반핵투쟁등 피해주민의 입장에서 기업과 정부에 맞서 싸워 왔으며 서태안 환경련 탄생의 모태가 되었다.
“환경운동단체의 필요성이 다시 제기된 직접적인 계기는 93년도에 발생한 대산 앞바다의 나프타 누출사고였습니다. 인근 당진은 물론 홍성과 예산, 대천에서까지 그 냄새를 맡을 수 있었지요. 또한 대산공단에선 이미 중금속이 함유된 폐수가 흘러나왔으며 현대의 천수만 매립으로 해양 생태계가 파괴되었고 해미에 건설중인 공군 비행장은 소음공해를 유발하고 있습니다”
상근간사 맹정호(28세)씨는 “서해안 일대 바다와 하늘, 육지가 모두 오염될 것이라는 위기의식에서 서태안 환경련이 창립되었다”고 설명한다. 또한 주낙, 해송등 귀중한 천연식물이 자라고 있는 안면도와 오염되지 않은 서해안 해수욕장등 천혜의 관광자원을 보존해야 한다는 것이 서태안 환경련 창립의 긍정적 배경이었다고 덧붙인다.
환경의식 확산에 노력, 이원면 핵발전소 반대투쟁 승리로 이끌어
서태안 환경운동연합이 그동안 벌여온 사업들로는 교육사업과 시민환경사업, 연대사업등을 들 수 있다. 교육사업은 회원들은 물론 어린이, 청소년, 일반 시민들에게 올바른 환경의식을 고취, 환경 감시자로서의 역할을 해낼 수 있도록 한다는 것을 목표로 어린이 환경학교와 시민환경학교, 농촌여성 환경교육등을 실시했다.
또한 6월 3일 환경의 날 행사를 비롯, 시민환경논단 개최, 무공해 비누만들기 대회, 공해사진전등의 시민환경사업엔 시민들이 직접 참여해 환경문제의 심각성을 스스로 체험할 수 있도록 했으며, 일상생활속에서 실천할 수 있는 작은 환경운동의 사례들을 보급했다.
그리고 매월 발행하는 소식지 「늘푸른 통신」은 서태안 환경련의 주장과 견해를 널리 알리는 한편 환경운동에 대한 심도 깊은 논의의 장이 되기도 했다.
지난해 서태안 환경련이 이룩한 가장 큰 성과는 이원면 내리 핵발전소 유치반대운동에 대한 연대투쟁이었다. 한전측의 핵발전소 유치요구를 일부 주민들이 받아들임으로써 발발하게 된 이 사건은 면민의 80%가 반대집회에 참석, 유치 서명자들에게 철회각서를 받아 내면서 마무리 되었지만 공동체의식조차 개발과 보상이라는 이름으로 무너져 버렸던 안타까운 현실을 그대로 보여준 사건이었다.
지자제 대비, 친환경적인 정책생산에 역점
창립된지 1년이 채 안되었지만 서태안 환경련의 이러한 다양한 사업들은 지역사회에 많은 변화를 가졌왔다. 주민들의 환경의식도 높아졌고, 서태안 환경련에 대한 인식도 바뀌었다. 창립 당시에만 해도 불온시 하던 주민들이 지금은 회원가입문의를 하거나 직접 민원을 호소해오는등 민간환경단체로서의 대표성을 인정하기에 이르렀다.
또한 행정기관도 환경사안을 세울 때 서태안 환경련의 존재를 의식하지 않을 수 없게 되었고, 인근 지역에서도 자료를 구하러 오거나 환경기행단이 찾아오기도 한다고.
현재 서태안 환경련이 중점적으로 벌이고 있는 사업은 올해 실시될 지방자치제에 대비, 친 환경적인 지역건설을 위한 정책을 생산해내는 일이다. 이를 위해 입후보자들과 환경문제 공청회를 열고 설문조사를 통해 후보자들의 환경점수를 평가해 발표할 계획도 갖고 있다.
또한 간월호 철새보호지역 지정운동, 중앙 저수지 시민공원화 운동등 생태계 보존을 위한 활동에 박차를 가할 것이라고.
서태안 환경련의 전망은 밝다. 그 어느때 보다도 주민들의 환경의식이 높아져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제 막 새롭게 태어난 서태안 환경련은 극복해야할 과제 또한 만만치 않다.
“우선 취약한 재정문제를 들 수 있습니다. 현재는 회비와 후원금으로 운영해 가고는 있지만 역부족이예요. 그래서 올해에는 회원확대를 통해 기반을 탄탄히 하고 환경수익사업도 벌일 예정입니다. 또한 실무진과 전문역량을 보강하는 문제도 꾸준히 해결해나가야 할 것입니다”
정기총회 준비에 여념이 없는 맹정호 간사는 “상근자들의 활동비를 인상시키는 안도 총회에 제출할 것”이라며 활짝 웃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