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주자 등 피해 확산 우려
삽교호 수산물 특화시장이 저조한 분양실적과 영업부진 등 경영난으로 공사대금을 지급하지 못해 시공업체에 압류조치되는 등 충남도의 무리한 사업계획과 허술한 사업 타당성 검토가 시범특화시장 사업을 실패로 몰아가고 있다.
지난 2월2일 개장한 삽교호 수산물 특화시장은 저조한 분양실적으로 인해 3층 전체가 미분양된데다 영업실적도 기대에 미치지 못해 심각한 경영난을 겪고 있다. 이로 인해 시공업체인 서진산업이 공사대금을 제 때 받지 못하는 등 피해가 확대되고 있다. 결국 공사대금을 받을 길 없는 서진산업은 지난 3월23일 수산물 특화시장에 대해 압류신청을 하기에 이르렀다.
문제가 이렇게까지 확대된 것은 충남도가 처음부터 무리하게 사업계획을 세우고 충분한 사업 타당성 검토없이 사업을 승인하고 자금을 지원했기 때문이다.
당초 충남도는 지난 1998년 유통시장의 전면개방에 따라 지역유통산업의 입지가 점차 약화되고 교통이 발달함에 따라 지역의 상권이 상실될 위기에 처해 있다고 판단하고 시장 재개발과 연계해 지역특성을 살린 시범특화시장을 육성·추진하기로 하고 대상지를 물색했다. 이에 따라 당진군과 홍성군이 각각 삽교호 관광지와 광천 젓갈시장의 장점을 내세워 치열한 경합을 벌인 결과 도는 이 두 지역을 모두 특화지역으로 결정했다.
그러나 국비인 중소기업 육성자금 중 시장 재개발 융자금 수십억원이 소요된 이 사업은 충분한 사전계획 및 사업타당성 검토가 이뤄지지 않은 상태에서 출발, 처음부터 문제를 안고 있었다.
삽교호관광지내 일부 토지주들을 중심으로 삽교호 수산물 특화시장 조합(대표이사 안현철)이 결성돼 충남도의 중소 유통업 구조개선자금 21억6천만원(5년 거치 10년 상환, 연리 6.75%)을 포함, 총 57억6천만원의 공사비를 들여 연면적 2천43평의 3층짜리 판매시장을 건축하고 지난 2월2일 개장했으나 이미 문제는 돌이킬 수 없을 정도로 확대된 상태였다.
당초 자연발생적으로 형성된 무등록 시장이나 임시 시장을 대규모 점포로 재개발 한다는 명분 아래 정책적으로 추진된 이 사업은 처음의 취지와는 달리 일부 토지주 및 재력가들이 사업을 주도하면서 잡음이 생기기 시작했다. 지난해 봄부터 이 일대 상인들을 대상으로 분양에 들어간 이 건물은 분양면적 5평, 전용면적은 3평에 불과한 1층 점포 분양가가 5천2백여만원으로 평당 1천만원을 호가하는 등 지나치게 비싸 지역상인들이 입주할 엄두를 내지 못했다. 이로 인해 분양은 저조한 실적을 거둔 반면 공사기간과 건축비는 당초 계획을 훨씬 초과했다.
특히 건물 입지가 바닷가 및 간선도로에서 떨어져 있어 고객유치에 한계가 명확하다는 지적이다. 인근의 주민들은 해당 입지가 숙박업소로는 적당할지 몰라도 수산물특화시장으로는 적합하지 않다는 의견을 밝히고 있다.
높은 분양가로 인해 미분양 사태가 속출하자 임대하는 쪽으로 방향이 바뀌었다. 보증금 250만원에 월세 25만원 정도를 받고 있지만 건물유지 경비도 못대고 있는 실정이다.
경영난이 심화되고 있는 가운데 특히 2층의 경우 전국 어느 수산시장도 성공한 사례가 없을 정도로 고객유치에 어려움을 겪게 되자 무허가 논란을 빚으면서 횟집영업을 시작했다. 그러나 명백한 위법사항인 만큼 당진군은 충남도 융자금 21억6천만원 중 9억6천만원에 대한 자금지원을 중단했다. 횟집영업을 중단하고 수산물 시장을 하려니 영업이 안되고 횟집영업을 하려니 무허가로 자금지원이 중단되는 진퇴양난의 상황에 처하게 된 셈이다.
최동복 전 수산물 특화시장 조합장은 “전국 어느 수산시장도 2층은 영업이 되질 않는다”며 “2층에 대한 횟집영업을 허가하는 등 시행자에게 자율권을 주지 않는다면 회생할 수 있는 길은 없다”고 말했다.
처음부터 철저한 시장조사와 사전 타당성 검토를 통해 추진됐어야 할 수산물 특화시장이 행정당국의 안이한 판단으로 실패가 예견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에 대해 담당부서인 충남도 경제정책과 유통소비계의 허선무씨는 “앞으로 개발이 진척될 것이기 때문에 경영상태가 호전되리라 예상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