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님의 뜨거운 교육열로 고등학교를 서울에서 다녀야 했다. 물 설고 땅 설던 서울에서의 외롭던 자취생활. 내 쓸쓸한 마음을 메워준 건 같은 반 친구들이었다.

함께 몰려다니는 것만으로도 무서울 것 없었던 그 시절. 모두들 지금은 나(사진의 맨 왼쪽)처럼 자식들 딸린 중년의 아버지가 되어있겠지. 24년 전 그때처럼 함께 모여 대포 한 잔 기울이고 싶다.

그 뒤 몇 년 후 다시 낯선 곳에 놓여졌다. 3사단 백골 수색부대. 사진은 아직 추위가 물러가지 않은 이른 봄에 도하훈련을 받던 장면이다. 찬 강물 속에서 함께 체온을 나눴던 전우들. 거세기로 이름난 수색부대의 고된 훈련이었지만 나(사진의 맨 앞)는 그들과 함께 있는 것만으로도 피가 뜨거웠다. 담배 한 대를 나눠 피며 군대생활을 달랬던 그들.

내 젊은 날의 친구들과 전우들은 지금 어디서 무엇을 하고 있는지…

유 광 현 / 순성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