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연휴를 맞이해 우리가족도 할머니 댁으로 향했다. 내 또래의 다른 친구들과는 달리 우리 할머니와 할아버지께서는 시골이 아닌 서울에 살고 계시기 때문에 우리가족은 자동차들과 사람들이 넘쳐나는, 그런 시끄러운 서울로 갔다.

2시간에 걸쳐 서울에 도착하니 할머니, 할아버지 얼굴이 그렇게 반가울 수가 없었다. 할머니, 할아버지 눈가에 주름살도 오랜만에 활짝 핀 웃음꽃으로 바뀐 듯 했다. 곧 우리가족에 뒤이어 작은아빠네 가족도 오셨고, 작은 엄마와 엄마, 그리고 할머니와 나, 사촌동생들은 송편을 빚기 시작했다. 삐뚤빼뚤, 찌그러진 송편과 예쁜 송편까지도 피어나는 웃음꽃과 함께 광주리에 담겨졌고 그 송편들은, 모두 아빠와 작은아빠, 그리고 할아버지께서 하루 내내 옥상에서 까신 도토리 묵과 함께 저녁상에 올려졌다.

밤이 되었다. 창문을 여니 환한 달빛이 방안으로 스며들었다. 얼마전까지만 해도 반쪽이 비워져 있었던게 고 며칠 새 통통하게 살이 쪄 있었던 것이다.

“언니, 언니는 무슨 소원 빌꺼야? 저 보름달에서는 옥토끼가 계수나무 아래에서 떡방아를 찧고 있겠지?“

“그렇겠지, 솔이는 무슨 소원빌고 싶은데?”

“난, 빨리 언니처럼 학교나 학원에 다니면서 친구들도 사귀어 보고.. 그랬으면 좋겠어. 그게 바로 내 소원이야“

“그래, 틀림없이 저 달님이 솔이의 소원을 들어주실꺼야.”

매일 집에서만 따분하게 지내는 어린 내 동생 솔이는 빨리 학교나 학원에 다니면서 친구를 사귀어 보고 싶다고 소원을 빌었다. 추석이 오기 전에도 흔히 볼 수 있었던 보름달이었지만 그날 따라 우리들이 빈 소원을 먹고 더 살이 쪄버린 보름달이 더욱 정겹게 느껴졌다. 그리고 추석연휴가 끝난지 하루만의 일이다. 내 동생 솔이에게 기쁜 소식이 새처럼 날아들었다.

드디어 솔이도 미술학원에 다니게 되었다는 것이다.

“야호~! 와~! 드디어 나도 미술학원에 다닌다~! 야~!”

기쁨의 함성을 지르는 어린 철부지 동생 솔이. 어쩌면 정말로, 추석때 떴던 보름달이 솔이의 소원을 들어주신 것일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