촌로의 허리같은

뫼하나 굽이돌면,

태양이 시나브로

떠오르는 붉은하늘,

이슬찬 고추잠자리

가을속 아침열고.

멍석위에 누운고추

쪽빛하늘 눈멀고,

숫돌아가는 촌로의

굽어진 어깨뒤로

양철판 그지붕끝을

녹이는 높은하늘.

초록뫼가 붉은해를

업어주는 유시녘,

갈하늘은 감빛치마,

주홍얼굴 새색시로,

그렇게 소리도 없이

부끄럼을 물들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