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마다

일상처럼 반복되는 태풍에

털리고 남은

빈털털이 주머니

탁탁 털어 꺼내놓는

그래도

윤기나는 알밤

온 몸으로 바람을 끌어안아

비스듬히 누워

진한 피울음 삼킨

수수목아지 여물어

묵직한 낫질 서럽기도 하지.

원망소리 사무쳐

시퍼렇게 멍든 가슴

행여

눈물 쏟을까

쓸어 담은 쪽빛 바다

아래로

느린 햇살 그림자

길게 졸다 넘는 오후

멍석 위에 가을이

버석 버석 마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