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들은 고풍스런 선의 흐름과 절제된 동작이 자아내는 아름다움으로 무대를 수놓는다. 시선과 손 맵시와 발걸음 하나 하나가 비어있는 듯 가득 찬 수묵화를 보는 느낌이다. 무대에 오르면 소녀 티를 벗은 그들은 모두다 음악에 따라 낱낱의 춤사위에 전념하는 무용수들로 다시 태어난다. 전문 무용수가 아니더라도 그들의 춤에선 은은한 국화향이 퍼진다.
차현림(3학년) 외 12명으로 구성된 호서중학교(강광우) 무용부 학생들. 강선명 교사의 지도 아래 지난 2000년부터 무용을 시작한 이들은 3년이 지난 올해 들어 값진 결실을 차근차근 거두고 있다.
“춤이 너무 예뻐서 시작했어요. 체육과 태권도를 잘했지만 좀더 여성스러운 것을 하고 싶어서 시작한 것이 이제 2년이 다 돼가요. 화려한 화장과 의상이 너무 신기했죠. 방과 후와 방학 때도 연습을 계속하는데 조금은 힘들 때도 있지만 재밌어요”
무용부 대표 차현림(3학년) 양의 말이다. 요리사를 꿈꾸고 있는 차현림 양은 취미로 한국무용을 배우고 있다.
“우리나라의 무용인데 매력이 있잖아요. 저는 예술고나 인문고에 진학한 후 대학에선 한국무용을 전공할 거예요. 현대무용은 부전공으로 배우구요. 강선명 선생님은 화날 때 무서운데요, 안 그러면 되게 자상해요.”(2학년 박혜원)
“우선 음악에 끌렸고 한국무용의 선이 너무 멋있었어요. 발레와 현대무용도 학원에서 배우고 있어요. 잘 하고 싶은데 몸이 안 따라줄 때가 속상하죠. 체육관에 난방시설 하나 없지만 연습하다 보면 추위도 잊게 돼요. 나중에 꼭 무용가가 될 거예요.”(1학년 정미정)
어느새 한국무용의 매력에 푹 빠진 학생들은 추위도 잊고서 춤사위를 익히는데 열중이다.
지도교사와 학생들이 의욕적으로 연습하고 있지만 해결해야 할 어려운 문제들이 있다. 소품구입 등 필요한 경비가 많이 소요되나 예산이 넉넉지 못하고, 연습공간 또한 변변치 못하다. 당진문화원의 일부를 임대해서 사용했으나 요즘엔 그마저도 여의치 않은 상황이다. 체육관에서 태권도부와 함께 연습하고 있지만 자신의 춤동작을 보면서 교정할 수 있는 유리거울조차도 없는 실정이다.
“무용을 배우고 싶어도 여건이 마련돼지 않아 못 배우는 학생들을 위해 무용부를 시작하게 됐어요. 기회가 주어지자 학생들의 재능과 소질은 부쩍 성장했죠. 특기적성으로 시작해서 정식으로 무용부가 된 지 1년도 채 안됐지만 여러 대회에서 우수한 성적을 거두고 있어요. 그러나 무용에 대한 주위의 편견과 선입견이 학생들에게 장애물이 되고 있어요. 학생들을 계속 키워줄 수 있는 여건이 참 아쉽네요.”
3년 동안 계속 무용을 지도하고 있는 강선명 교사에 따르면 무용은 특기생 선발에서 제외된다고 한다. 따라서 무용을 계속 배우려면 외지의 상급학교로 진학해야만 한다. 학생들의 땀과 열정이 그대로 식어버리는 것은 아닌지, 당진이 뛰어난 무용가를 잃는 것은 아닌지 아쉬운 마음이다.
■대회입상 성적
△2002.5.9~10 제27회 전국 초·중·고 무용경연대회 즉흥무용부문 2위(이나라, 박은정)
△2002.7.10 제40회 충청남도교육감기 학생무용경연대회 한국전통무용 단체 1위
△2002.8.31 전국 남녀 유·초·중·고등학교 무용경연대회 한국전통군무 금상
△2002.10.20 제10회 서울 전국무용경연대회 한국창작무용 단체 최우수상
이희철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