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사기」(전 3권)

지은이 / 김병총

펴낸곳 / 문예출판사

값 / 7,500원

궁형의 형벌에도 굴하지 않은 사마천의 집념

서양에 헤로도토스가 있다면 동양에는 사마천이 있다.

역사의 아버지라 불리우는 사마천은 중국 전한시대 사람으로 남성 최대의 치욕인 궁형의 형벌에도 꺾이지 않고 집필 19년만에 마침내 52만6천5백자 『사기』 130권을 완성했다.

『사기』는 의미가 있다.

권력자가 읽으면 지배의 원리와 기술을 배우게 되고 반역자가 읽으면 인생의 숭고한 허무를 감지하게 된다.

1·2·3편으로 나누어진 역사소설 『사기』

춘추전국, 천하대란, 통일천하

지혜는 일을 결단하는 힘이며 의심은 일에 방해만 된다. 아무리 무서운 맹호라도 꾸물거리고만 있으면 고작 벌에 쏘이는 것만도 못하게 된다.

출중한 준마라도 주춤거리고만 있으면 천천히 걷는 노둔한 말보다 쓸모가 없으며 맹분같이 용맹스런 자라도 여우처럼 의심만 하고 있으면 평범한 필부의 결행만도 못하다. 순임금, 요임금의 지혜가 있더라도 입다물고 말하지 않으면 벙어리의 손짓, 발짓보다 나을게 없다는 것 즉, 그만큼 실행의 고귀함을 말하고 있는 것이다. 공이란 이루기는 어려워도 무너지는 것은 하루아침이며 시기란 얻기는 어려워도 잃는 것은 잠깐인 것이다.

장점을 칭찬하고 단점을 건드리지 않는 『사기』에는 온갖 사람들이 모두 등장한다.

황제와 명장, 재벌과 열사, 문호와 학자, 정객과 자객, 협객, 표독함이 극에 달한 황후도 나오며 절세의 경국지색도 등장한다.

어떤 유형의 사람이든 모조리 등장하기 때문에 『사기』는 의미가 있다.

사마천은 용문의 산간벽지에서 태어나 목가적인 생활을 하며 자랐다. 부친으로부터 한문을 배우고 부친 사마담은 천체의 운행을 관측하고 사관이 가져오는 문서나 기록들을 정리, 보존하는 태사령이라는 직책에 있었기 때문에 사마천도 글과 관계있는 영향을 입었다고 볼 수 있다.

중국의 통사를 쓰겠다고 아버지와 약속한 일로 사마천은 생식기를 제거당한 인간 이하의 인간으로서나마 살아남기로 작정을 한다.

『사기』는 상고와 황제로부터 전한의 무제까지 2천 수백년에 걸친 역사서로 철학서이고 과학서이며 또한 오묘하기 그지없는 불후의 문학작품이기도 하다.

육체가 썩어 없어진 후에라도 명예로운 이름이 영원히 남게 되는 “불후의 명성” 가장 재미있고 유익할 뿐더러 황량한 이 시대를 벗어나는 데에 도움이 될 만한 부분만 추려 소설로 꾸민 책이다.

윤혜경 - 시인/호수시문학회 동인/당진산악동우회 총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