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차기정부 ‘행정수도 이전’ 공약과 맞물려 핵심 의제로 부상
‘지방분권운동 대전충남연대’ 등 지역 연대 통한 ‘지방분권’ 운동 확산
지난 12월19일 치러진 16대 대통령 선거에 대해 변화와 개혁을 바라는 유권자들의 표심이 그대로 반영된 결과라는 평가가 이어지고 있다.
특히 대선 과정에서 정치개혁과 재벌개혁 등 주요 현안 과제와 함께 ‘행정수도 이전’으로 촉발된 지방분권에 대한 논란은 영호남 지역감정의 문제를 넘어서고 있다.
수도권과 지방의 격차 및 지역간 불균형 발전 해소가 대선 정국의 핵심 의제로 등장함에 따라 지방분권 운동은 가속화 될 것으로 보인다.
더욱이 본격적인 지방자치제가 시행된 지 7년째가 되고 있지만 갈수록 수도권과 지방의 격차는 심화되고 있고, 이에 따른 지역간 불균형과 소외감, 상실감의 확산으로 수도권과 지방의 갈등의 골은 더욱 깊어지고 있는 상황이어서 ‘지방분권’을 더 이상 미룰 수 없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또 대선을 불과 한달 여 앞두고 학계 및 시민단체, 지방자치단체, 지역 경제계 인사 등이 참가해 창립한 ‘지방분권 국민운동’과 ‘지방분권운동 대전충남연대’ 등 지역 연대를 통한 ‘지방분권’ 운동도 확산되고 있어 지방분권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더욱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왜 지방분권인가… 지방자치 실시
이후에도 수도권 집중 가속
지방분권을 요구하는 이같은 움직임은 현재 갈수록 심화되고 있는 수도권 집중에 따른 폐해가 현재 가장 큰 지역 갈등을 유발하고 있는 망국적 지역감정을 넘어 향후 국가 전체를 위협할 만한 갈등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00년 말 현재 전체 인구 중 46.3%가 전 국토면적의 11.8%에 불과한 수도권에 밀집해 있고 지역총생산의 경우 역시 99년 현재 46.3%, 경제력을 나타내는 은행예금과 대출액은 70.4%가 수도권에 집중돼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2000년 말 현재 국가 공공기관의 84%, 30대 대기업 본사의 88%, 기업부설연구소 및 벤처기업, 외국인 기업의 75%가 수도권에 집중돼 있는 등 국가 중추관리 핵심기능의 80% 이상이 수도권에 집중돼 있어 지방이 고사 직전에 있다는 진단마저 나오고 있다. 특히 수도권 집중은 지난 95년 본격적인 지방자치 실시 이후 더욱 가속화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대해 지방분권운동 대전충남연대 김제선 집행위원장은 “이러한 현상은 기회를 따라 인재와 자원이 모이고, 기회가 기회를 불러들이는 순환 고리가 이어지면서 수도권으로 계속 인구와 기능이 집중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며 “이에 따라 수도권과 지방의 불균형이 가속화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러나 이같은 수도권 집중에 따른 폐해는 지방에만 국한된 것은 아니다. 수도 서울의 경우에도 인적 물적 자원이 수도권으로 지나치게 집중되고 과밀화되어 있기 때문에 치솟는 주택가격, 살인적인 교통체증, 환경오염 등으로 수도권 주민들의 삶의 질적 하락도 수반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수도권 집중문제와 더불어 또 하나의 문제는 지난 30여년간의 중앙집권적 체제하에서 비롯된 중앙정부의 지나친 권한집중도 제기되고 있다.
현재 지방자치단체 사무중 국가사무가 75%, 국가 위임사무가 12%를 차지하는 등 중앙정부가 해야할 일을 지방자치단체가 수행하고 있는 경우가 전체의 87%에 이르고 있다. 지방자치단체가 스스로 결정하고 집행할 수 있는 사무는 고작 13%에 불과한 것이 현재의 지방자치제도이다.
실제 충남도 고위 공무원은 현 지방자치제도에 대해 “자치단체장이 자체적으로 할 수 있는 일은 거의 없다”며 “이는 중앙 정부가 권한의 상당 부분을 지방에 넘기지 않고 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지방에 인재를, 지방에 세원을,
지방에 결정권을’
사정이 이렇다 보니 더 이상 ‘지방분권’을 미룰 수 없다는 인식이 고조되고 있다. 특히 이번 대선에서 이러한 문제의식이 주요 쟁점으로 부각됨에 따라 향후 ‘지방분권’을 위한 지방과 중앙정부의 가시적인 조치들이 나올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대선을 한달 여 앞둔 지난 11월7일 대구에서 결성된 ‘지방균형발전과 민주적 지방자치를 위한 지방분권 국민운동’은 그 동안 개별적인 활동을 벌여온 지역 학계와 시민단체, 지방자치단체, 지역 언론계, 경제계 등이 대거 참여함에 따라 한 지역의 사안이 아닌 전국적인 문제로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대선기간중 ‘지방분권 국민운동’은 노무현 대통령 당선자를 비롯한 유력 대선 후보들과의 ‘지방분권 협약식’을 통해 지방분권을 위한 차기 정부의 약속을 받아냄으로써 지방분권 운동의 발언권은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이와 함께 노무현 대통령 당선자는 지난 12월8일 지방분권 협약식을 통해 “수도권의 이상 비대와 지방의 위축은 당장 그것이 옳지 않고 불편한 것일 뿐만 아니라 장차 이대로 상황이 더 악화될 경우 국가적으로 심각한 분열과 갈등을 초래할 수도 있다”며 수도권 집중에 따른 수도권과 지방의 갈등이 심각한 국가적 부담으로 작용할 것으로 내다봤다.
또 “더이상 시간을 지체할 여유가 없다”며 “30년 동안 내리막을 걸어온 지방을 다시 성장하고 발전하는 오르막길로 되돌려 놓아야 한다”며 지방분권의 필요성을 역설해 정치개혁 및 대북문제 해결 등과 함께 지방분권을 차기 정부가 반드시 해결해야 할 과제로 제시했다.
이기동 충남지역신문협회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