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나 쉽게 잊지 못할 대학시절의 추억 하나쯤은 마련해 두고 살 것이다. 나에게도 지금

까지 간직하고 있는 기억이 하나 있다. ‘한울회’라는 봉사동아리에서 활동할 때다. 대학 1

학년, 가을이 한참 무르익을 무렵으로 기억한다. 한 달에 한 번씩 개태사 역 근처에 있는 계

룡학사 아동복지시설에 찾아갔었다.

첫번째 사진은 그 곳에서 찍은 사진이다. 정에 굶주려 있는 아이들은, 우리가 오면 마냥 신

이 났다. 매일 같은 반찬으로 끼니를 해결해야 했던 아이들은 우리가 가지고 간 음식들이

반가울 수밖에 없었다. 즐거워하는 아이들을 보며, 서글픈 마음이 먼저 드는 건 어쩔 수 없

는 일이었다. 놀라운 이야기를 들었기 때문이다. 이 곳에서 생활하는 아이들 중 부모나 친척

이 버린 아이들이 더 많다는 사실이었다. 바람이 제법 쌀쌀하다는 생각이 들던 그 때, 아이

들의 마음이 시리지 않도록 따스한 햇살을 간절히 바랐던 그 때의 마음, 지금도 소중히 간

직하고 산다.

두 번째 사진은 약혼식 때 운보 김기창 화백의 집 앞에서 찍은 사진이다. 95년에 만난 아

내(양귀연, 28, 합덕우체국 근무)는 그 당시 음성에서 살고 있었고 나는 대전에 있었다. 두

지역의 중간지점인 증평에서 약혼을 하고 행복한 미래를 다짐했다. 우리는 98년에 결혼을

했고 지금은 석문면 통정리에서 부모님과 같이 살고 있다.

세번째 사진은 어린이날 대전에 가족들과 놀러 갔다가 대청댐에서 아들(장현성, 4)과 함께

찍은 사진이다. 내 인생의 절반을 차지하고 있는 아들은 현재 고대 다윗 어린이집에 다니고

있다. 대학 시절, 정에 굶주린 아이들을 생각하면 아들에 대한 마음이 더욱 애틋해진다. 어

린 아이들에게 가장 중요한 건 주위의 따뜻한 시선과 정이라는 걸 통감한다.

장석길(34세) 현대자동차 당진지점/석문면 통정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