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을 잘 모를 때는 아무리 실패를 맛보아도 낙관(樂觀)적일 수 있다. 그렇지 않다고? 글쎄... 아마도 영화 의 안젤리끄에게 사랑은 언제나 낙관적이다.

의 청순하고 귀여운 천사 오드리 토투가 돌아왔다. 에서는 선한 사람들을 괴롭히는 악한들에게 사랑스러운 장난을 쳤던 그녀가 영화 에서는 사랑하는 사람에게 끔찍한 애정공세를 펼치게 된다. 그럼에도 이 영화가 끔찍하지 않고 깜찍한 이유는 오드리 토투의 사랑스러운 연기와 팬시(fancy)한 영화 분위기에서 비롯된다.

가족이라고는 아무도 없던 안젤리끄(오드리 토투)는 우연한 기회에 스치듯 알게된 심장전문의 루이 르가렉(사무엘 르 비앙)을 사랑하게 된다. 그에게 장미 한송이와 메모를 배달시키고, 자동응답기에 냇킹 콜의 노래 ‘러브’(LOVE)를 23번이나 녹음시키는 등 남이 보면 ‘스토킹’, 내가 할땐 ‘사랑’인 안젤리끄의 파괴적인 돌발상황은 계속된다.

롤랑 바르트는 “나는 너를 사랑한다”는 말속에 모든 낭만적인 시와 음악이 있다고 했다. 때문에 이 사랑의 고백에는 온갖 환희와 충족이 있다고 한다. 그러나 그 사랑의 환희와 충족은 두 사람이 함께 만들어갈 때 나눌 수 있는 것이다. 일방적인 사랑은 사랑의 공급자에게는 고통을 주게 되고, 그것을 수용조차 하지 못하는 상대에게는 공포를 심어준다. 결국 일방적인 사랑에는 기다림이라고 불리는 ‘인내’ 혹은 ‘광기’가 엄습하게 된다. 영화 속 안젤리끄의 사랑도 ‘정도’를 넘어선 ‘광기’이다.

그러나 인생에서 한번쯤, 미치도록 한번쯤, ‘광기’ 가득히 사랑하고픈 상대를 찾았다면? 이 영화의 조언은 이렇다. “내 미친 이성은 속삭인다. 인내를 갖고 사랑을 붙들어라.”

안젤리끄의 억제할 수 없는 감성과 미친 이성은 안젤리끄의 광기를 잠재우지 못한다. 정신과 치료도 화학약품도 그 사랑을 막지 못했다.

범인들은 말한다. 사랑은 가슴으로 하는 것이라고. 하지만 우리들은 얼마나 자주 가치와 기준이라고 불리는 잣대를 이용해 사랑을 재고 사람을 만나고 이별에 익숙해지는가. 그것이 광기라 불린다 해도 때로는 덤덤한 사랑보다는 뜨거운 사랑에 매달리는 여성의 심리를 이 영화는 잘 느끼게 해준다.

예쁘게 포장된 영화속에는 다소 과장된 표현과 억지가 숨쉰다. 가 ‘발렌타이 데이’ 영화라는 수식어도 빗나간 표현이거나 오만이다. 그러나 이 영화가 남기는 여운은 있다. 스토킹을 권하는 것은 아니지만 사랑한다면 한번쯤 미치듯이... 그렇게 사랑에 대해 조금 알게 된다면 실패를 맛보았을 때, 비관(悲觀)속에서도 웃을 수 있다.

오마이뉴스(www.ohmynews.com)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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