덴마크의 작가인 겔레루프는 “하나의 악덕을 즐기는 자는 모든 악덕을 즐기는 자이다”라고 말한바 있다.
미국의 이라크 침공으로 바그다드는 지금 피바다가 되고 있다. 수많은 어린이와 민간인이 희생되는 끔찍한 참상을 보면서 악덕을 즐기는 무리들의 명분없는 전쟁은 우리에게 과연 신이 살아있는가를 의심케 한다. 왜냐하면 “죄의 삯은 사망이다”라는 성경말씀을 굳게 믿기 때문이다.
자국의 이익이라면 세계각처에서 어떠한 악행도 서슴지 않는 무리, 골목대장론과 국익을 위한 불가피한 선택임을 내세우며 파병을 옹호하는 자들. 평화만이 선이라는 우리의 관념 앞에 과연 무엇이 정의이며 지향해야 할 바인가? 우리는 어린 자녀들에게 어떻게 설명하고 가르쳐야 하는가에 대한 가치관의 혼란은 참으로 슬픈 일이 아닐 수 없다.
3월 26일 오전 바그다드 북부 상가지역에 미사일 2발이 떨어져 시장 보러 나왔던 민간인 35명이 사망하고 50여 명이 부상하는 등 3월30일 현재 이라크 민간인 425명이 사망하고 4천여 명이 부상했다고 AP통신은 전하고 있다.
폭격으로 두 다리가 잘려 너덜거리는 피범벅이 된 여아를 들고 있는 노인의 처절한 모습(한겨레 3월25일 1면)과 우익단체 회원들이 의사당 인근의 한나라당사 앞에서 주최한 파병안 찬성집회에서 밝게 웃고 있는 아줌마들의 모습(3월29일자 한국일보 1면) 사진이 묘한 대비를 이루고 있다. 이들 중에는 개신교 신자들도 상당수라는데 큰 충격을 받았다.
과연 전쟁에 정의가 있으며 살인이 합리화 될 수 있는 것인가? 무엇이 죄이고 신은 과연 누구를 위해 존재한단 말인가?
미국은 전쟁의 명분으로 이라크의 민주화를 위해, 그리고 9·11테러를 지원하고 대량살상무기를 생산하는 국가이기 때문에 공격한다고 했는데 유엔 사찰단이 샅샅이 뒤져도, 지금까지의 전황에서도 화학무기 등 어떠한 근거도 발견되지 않았다. 그렇다면 누가 거짓말을 하고 있는가?
이라크는 사우디 다음으로 세계 2위의 석유매장량(2,500억 배럴)을 자랑하고 있다. 미국은 전세계 석유소비 1등국가(전체의 26%)로서 점점 소비가 증가하는 추세(약 33%까지)이다. 그 중 45~50%를 사우디와 이라크가 보유하고 있으므로 미국에 고분고분하지 않은 후세인을 제거하고 친미정권을 세워 중동을 손아귀에 넣고 자국의 이익을 극대화시키겠다는 전략임은 공공연한 비밀이다.
미국의 전쟁속셈은 석유대권과 친미정권 그리고 중동평정을 통한 유럽 견제와 통제에 있다는 사실을 우린 바로 알아야 할 것이다.
우리는 주위에서 강자에게 한없이 약하고 약자에겐 한없이 강한 비열한 인간들을 자주 보게 된다. 손발을 묶어놓고 초현대식 무기의 실험장화 된 이라크는 과연 강자인가 약자인가?
우리 헌법 제5조에는 침략적 전쟁의 부인과 국군의 사명 그리고 정치적 중립성을 강조하고 있다. 그렇다면 파병안 여부를 국회에서 표결에 부친다는 것 자체가 웃음거리에 불과하다는 것은 자명해 지는 것이다.
석유는 우리에게 생명선과 같다는 사실과 진정한 의미의 국익은 정의와 신의에 입각하여 적어도 약자 편은 못들 망정 중립은 지켜야 한다는 것을 잊어서는 안된다.
한국전쟁시 미군이 참전한 것은 정의를 위함보다는 소련과 중국을 견제하고 일본을 보호하기 위한 순망치한의 차원이었으며 그들의 손으로 38선을 그어 남북으로 분단시키고 평화적 자주통일보다는 이데올로기를 통한 적대관계와 위기를 조장시켰음을 인식해야 한다. 또한 파병과 관련해 좌·우익으로 국론이 분열되는 것을 우리는 경계해야 할 것이다.
진정 신이 살아있다면 국익이란 미명하에 전쟁을 즐기고 악행을 일삼는 무리에게 그에 합당한 벌이 내려지리라 굳게 믿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