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즈음 청소년들을 보면 생기발랄함에 반하고 가치관이 없음에 실망한다.
지난 4월 당진에서 일어났던 기미년 만세운동을 기리는 자리에 참석했던 학생들의 태도는 우리 기성세대에게는 여러가지 과제를 남겼다.
국기에 대한 경례와 애국가 제창, 순국선열에 대한 묵념을 갖는 시간에 대부분의 학생들은 떠들고 장난치며 엉뚱한 행동을 했다. 물론 국기에 대한 경례나 애국가 제창시 딱딱하고 경직된 분위만이 옳다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생기발랄하고 활달하며 즐거운 분위기이길 바란다.
다만 생기 넘치는 분위기 속에서 국기에 대해 공경하고 나라에 대해 사랑하는 마음을 갖길 바라는 것이다.
그 와중에 블랙데이 이야기를 하는 학생이 있기에 제헌절이 무슨 날인지 아느냐고 물어봤다. 예상했던 대로 대답을 하지 못했다. 이런 일은 비단 이 학생들에게만 국한된 문제가 아니다.
모 일간지 조사에 따르면 초등학교 6학년 학생들에게 국경일에 대해 물어본 결과 삼일절은 42%, 광복절은 34%, 제헌절과 개천절은 7%, 4대국경일 모두를 아는 학생은 4%밖에 안됐다고 한다.
반면 80%의 학생이 정체불명의 발렌타이데이, 화이트데이, 블랙데이, 빼빼로데이는 잘 알고 있었으며 다이어리데이, 로즈데이, 링데이, 레드데이 등을 줄줄이 꿰고 있는 학생도 많았다는 것이다.
단순히 요즈음 아이들 세태가 그런데 하고 넘길 문제가 아니고 정말로 심각한 문제이다. 이는 정체성의 문제이며 정체성은 존재의 이유이기 때문이다. 나의 존재, 나아가 나를 중심으로한 공동체의 존재에 대해 그 가치와 이유를 모르면서 살아가고 있는 것이다.
혹 그깟 국경일에 대한 인식 가지고 그렇게 확대 해석 하느냐는 반문도 있을지 모른다. 하지만 요즈음 청소년들이 자유와 자율에는 책임과 의무가 따른다는 사실을 망각한 채 방종만이 그들의 특권이라 생각하고 질서와 도덕, 예의범절을 모르는 것도 다 그 맥을 같이한다.
새만금살리기 삼보일배에 함께한 실상사 한스님이 들려주신 “새만금간척보다 보존이 더 가치있다고 생각하기에 동참했고 비록 우리 뜻이 관철되지 않더라도 가치있는 일에 노력했다는데 의미가 있으며 또다른 가치있는 일을 찾아서 하면되는 것이다”는 말과 “세상에는 정의나 진실은 없으며 다만 무엇이 가치가 있느냐를 생각해야 한다”는 법어같이 가치관은 참으로 중요하다.
그런데 우리의 미래세대는 그 가치관이 너무나도 부족하다. 이건 어디까지나 잘못된 교육 탓이다.
사람을 사람답게 만드는 것이 교육의 본질이라면 정체성 확보와 가치관 확립은 교육의 방법이고 목표이다. 하지만 인성교육의 근간인 가정교육은 찾아볼 수 없고 학교교육도 입시위주로 가다보니 “어떻게 사느냐? 어떤 것이 가치있느냐?”는 교육의 본질은 망각하고 ‘효율과 현실적 능력’만을 강조하는 실정이다. 특히 핵가족화와 함께 가정에서의 자녀교육은 과보호와 출세지향적 사고주입으로 인간적이기를 포기하고 있으며 질서보다는 이익을, 도덕보다는 기회를, 예의보다는 능력을 강조하니 문제다.
그렇다고 사람답게 사는 방법에 대한 교육을 포기할 수 없다. 인성교육의 근간이 되는 가정교육을 되살리고 학교와 교육당국의 참교육에 대한 노력도 배가함이 당연한 방법일 것이다. 물론 교육방법은 바뀌어야 한다.
세계화도 우리 것을 알고 우리 것에 대한 자긍심을 갖고 지킬 때만이 그 효과가 있다. 내일의 이 나라를 짊어지고 나갈 이 땅의 어린이들이 개천절을 알고 자기의 존재를 알 수 있도록 정체성을 심어줘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