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흔히 우리가 아는 도서실은 발소리를 내기도 미안한, 책을 읽는 학생들의 숨소리만 고르게 들리는 곳이다. 이런 도서실을 상상하고 송악초 도서실에 갔다면 그 자유스러운 독서 분위기에 어리둥절할 것이다. 송악초 도서실에서 아이들은 매트에 누워서 책을 읽기도 하고, 옆 친구와 대화를 하면서 책을 보기도 한다. 또 어떤 아이들은 한 권의 책을 친구들과 같이 보면서 책의 내용에 대해 토론하고 있다.
송악초 도서실 개관하다
지난달 29일 송악초(교장 구자융)에 겹경사가 났다. 아침부터 학교 안은 분주하게 움직이는 학생과 학부모, 교사들이 환한 웃음으로 오는 이를 맞이한다.
이들이 이렇게 상기되어 있는 것은 바로 오늘(29일) 도서실 개관식, 가족노래자랑, 알뜰시장 등 학교에서 준비한 여러 행사들이 열리기 때문이다. 이 중 도서실 개관은 단연 학생과 학부모들의 관심 대상이다. 이제 양서를 구입하기 위해 또는 책을 빌리기 위해 멀리 기지시나 당진까지 나가지 않아도 되고, 원하는 사람이면 누구나 책을 빌려 볼 수 있기 때문이다.
구자융 교장은 “많은 분들의 도움으로 빔 프로젝트과 프로젝션 TV 등 책 이외에도 여러 가지 교육 기자재들이 구비되니까 아이들이 흥미를 가지고 도서실에 출입해요”라며 “현재 4천1백여권의 책이 구비되어 있고 지난달에는 신간을 4백여권 구입했어요. 아동도서 뿐 아니라 학부모들을 위한 성인도서도 있으니까 학부모들도 편하게 이용할 수 있죠”라고 도서실 개관에 대해 설명했다.
책 읽어주는 선생님
물론 도서실 개관이 아이들에게 책을 가까이 하는 하나의 계기이 됐을지 모르지만 정작 더 큰 영향을 미친 것은 바로 선생님이다.
송악초는 올 한해 특색사업으로 ‘독서교육의 활성화’를 내세우고 매월 100권 이상 신간도서 구입, 자모사서도우미제 실시, 독서 급수제 운영, 학급별 주당 2시간, 매일 20분씩 독서시간 운영 등을 실천하고 있다.
이 중 학생들에게 매일 20분씩 책을 읽어주는 시간은 선생님과 아이들이 책을 통해 하나되는 시간이다.
교무부장으로 2학년 담임을 맡고 있는 구인순 교사는 “아이들에게 책을 읽어줘야 하니까 저도 전날 책을 한번씩 더 읽어보게 되고, 그 시간만큼은 책을 통해 아이들과 소통하는 계기가 되는 것 같아요”라며 20분이란 짧은 시간이 얼마나 큰 의미가 될 수 있는지를 전한다.
이 같은 노력의 결과일까. 지난달에는 송악초 6학년 문여진 학생이 ‘2003학년도 독후감쓰기 군대회’에서 금상을 받아 도대회에 출전하게 됐다.
교육 현장에 선 학부모 ‘사서도우미’
교실에 책을 읽어주는 선생님이 있다면 도서실에는 사서도우미로 활동하는 24명의 학부모들이 있다.
학부모 사서 도우미로 활동하고 있는 정희정(1학년 이정우 모, 송악면 중흥리)씨는 “내 아이 뿐 아니라 다른 아이들과도 만날 수 있으니까 아이들의 성향과 모습을 볼 수 있어서 도움이 되고, 개인적으로는 책을 빌리러 멀리 나가지 않아도 되니까 편해요”라며 “외지에 살다가 이쪽으로 이사를 오면서 시골이라 정보와 문화가 뒤떨어질까 걱정했었는데, 오히려 더 좋은 혜택을 누리는 것 같아요”라고 한 달에 두 번씩 하는 사서도우미 활동이 재미있을 것 같다고 기대에 찬 목소리다.
사서도우미들은 도서실을 찾는 아이들의 대출과 반납을 도와주고 책을 찾을 때나 컴퓨터 등 시설을 이용할 때 친절하게 안내해 준다. 그리 큰 역할은 아니지만 도서실이 활발하게 움직일 수 있게 하는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이다.
컴퓨터보다 책이 더 좋은 아이들
“예전에는 아이들이 2,3교시 재량활동 시간에 컴퓨터실을 가자고 졸랐는데, 이제는 도서실에 가자고 해요.”
도서실 담당 교사이자 6학년 담임을 맡고 있는 박선옥 교사의 즐거운 비명이다. 도서실에서 수업을 할 수 있는 것은 한 학급당 1주일에 한 시간. 물론 수업 외 시간에 도서실을 찾을 수 있지만 아이들은 재량활동 시간에 도서실에 가고 싶어한다. 요즘 아이들이 컴퓨터에 푹 빠져 지내는 것을 생각하면 송악초 학생들의 변화는 신기하기만 하다.
더욱이 도서실 분위기는 일반적인 도서실과는 다르다. 매트에 엎드려서 책을 보는 아이, 조용히 책을 고르는 아이, 소파에 앉아 자신의 책을 정독하는 아이, 하나의 책을 둘이 나눠 보는 아이들, 책을 놓고 이렇다 저렇다 토론하는 아이들, 선생님에게 질문을 하는 아이 등 등.
자유로운 송악초 나름대로의 도서실 분위기를 만들며 교직원은 보람을, 학부모는 믿음을, 학교는 교육의 의무를 다하는 그래서 ‘어린이가 자라는 소리가 들리는 학교’가 되자는 송악초의 운영방침대로 아이들은 변화하고 있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