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인재 육성·지역교육 발전, 인구 유출방지 효과 기대
명문대와 성적우수자 중심, 대학서열화·학벌위주 선발 ‘우려’
(재)당진장학회 본격 출범
당진군이 지난해부터 우수인재 육성 등 교육경쟁력 강화를 목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장학재단 (재)당진장학회가 지난 4일 창립총회를 갖고 본격 출범했다.
(재)당진장학회는 이날 채택한 정관에서 설립목적을 “지역인재를 발굴·육성하고 교육여건과 면학분위기를 개선시켜 지역 교육력을 향상”시키는데 두고 있음을 분명히 했다.
창립총회에서 (재)당진장학회는 각계 인사 17명으로 이사진을 구성하고 초대 이사장으로 최우범 도교육위원을 만장일치로 선출했다.
(재)당진장학회는 7월9일 현재 16건에 1억3천만원의 장학금 기탁 의향서가 접수돼 군 출연금 3억원을 포함, 모두 4억3천만원의 기금이 적립돼 연말까지 목표인 5억원을 초과달성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권역별 명문교 육성 공약에서 시작,
우여곡절 겪어
장학재단 설립의 배경은 지난해 지방선거로 거슬러 올라간다.
지난해 6·13 지방선거에서 김낙성 군수는 주요 공약으로 ‘권역별 명문학교 육성’을 내세웠다.
해마다 증가하고 있는 지역인구 유출의 가장 큰 원인 중의 하나로 교육문제를 지목하면서 이에 대한 대안으로 권역별 명문학교를 육성하겠다는 구상이다.
이 같은 권역별 명문학교 육성 구상은 김 군수가 지방선거에서 3선에 성공하고 제3대 민선군수에 취임하면서 현실화되기 시작했다.
당진군은 김 군수의 이 같은 구상을 실현하기 위해 민선3기 10대 중점과제의 하나로 선정하고 포럼 개최 등 구체적인 사업추진에 나섰다.
한 때 순풍을 타는 듯했던 권역별 명문교 육성 사업은 뜻밖의 역풍을 맞고 표류하기 시작했다.
2002년 12월에 열린 정례회에서 군의회가 2003년도 군 예산안을 심의하면서 권역별 명문교 육성 관련 예산 전액을 삭감한 것.
삭감이유로 관련 조례의 미제정을 들었지만 상당수 예결위원들이 예산 심의과정에서 읍·면 단위의 학교로부터 특정학교를 제외한 나머지 학교들이 소외될 수 있다는 항의성 문제 제기를 받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또한 권역별 명문교 육성이 지나치게 이상적이고 실제 시행되기에는 여러 가지 여건이 마련되지 않았다는 각계의 지적이 제기되자 명문교 추진위는 지난해 12월부터 수차례 회의를 거쳐 장학사업에 주력한다는 방침을 정했다.
성적 우수자와 명문대 진학생 중심의
장학금 지급기준
지역인재 육성과 지역교육의 경쟁력 강화를 목적으로 하고 있는 자치단체의 장학재단 설립 취지는 당진의 지속가능한 미래를 위한 장기적이고 가장 안정적인 투자라는 측면에서 상당수 주민들로부터 지지를 받고 있다.
당진지역의 열악한 교육여건으로 인해 상당수 주민들이 자녀를 대도시 학교로 보내면서 교육비를 포함한 생활비의 역외유출이 비용증대와 지역인구 전출, 세수감소로 이어져 지역발전의 저해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상당수 교육계 인사들은 지역인재 육성과 지역교육 경쟁력 강화를 위해 교육부문에 상당액의 예산을 책정한 자치단체의 시도는 분명히 진일보한 측면이 있다고 말하고 있다.
그러나 (재)당진장학회의 장학금 지급관련 내용에 대해서는 많은 아쉬움과 함께 우려가 제기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재)당진장학회의 장학금 지급대상 기준을 살펴보면 우선 특별 장학금 지급대상으로 관내 고교 입학 우수 학생 중 도내 석차 2%이내 학생에게 3년 장학금, 도내 석차 5% 이내 학생에게는 1년 장학금을 지급하도록 규정돼 있다.
또한 대학교 우수 입학생 중 서울대, 연세대, 고려대 입학생(분교 제외), 4년제 단과대학 수석 입학생, 3년제 또는 2년제 수석 입학생에게 3백만원을 지급한다.
일반 장학금 지급대상은 대학교 성적 우수생 평균 A°이상, 중·고교 성적 우수생 각 학교별 학생수 비례 인원, 중·고교 특기생 교육인적자원부 또는 도 교육청 주관의 전국 경시대회 3위 이상이나 도 단위 1위이상 입상한 학생 등이다.
이와 함께 학교장 추천을 통해 탁월할 학생지도로 학력이나 특기신장에 기여한 교사에게 고등학교의 경우 1인당 2백만원 씩 7명, 중학교의 경우 1인당 150만원씩 4명에게 인센티브를 제공한다.
이외에도 초·중학교 영재 교육반 운영지원에 2천만원을 지원한다.
학벌위주 지급방식
교육발전 편향 ‘우려’
(재)당진장학회의 장학금 지급관련 내용에 대해 상당수 교육계 인사들은 아쉬움과 함께 우려를 제기하고 있다.
학벌 위주의 사고를 조장하는 장학금 지급 방식으로 교육 발전을 편향적으로 이끌 수 있으며 이미 성적 우수자에게는 각 학교에서 장학금이 지급되고 있는데도 굳이 소수 몇 사람을 위해 장학기금을 운영해서는 장학재단 설립의 본래 취지와도 맞지 않는다는 지적이다.
또한 특정 명문대 중심의 장학금 지급은 대학의 서열화와 학벌중심의 사회를 부추길 뿐만 아니라 요즘 대학 진학자들이 명문대 비인기학과보다 지방국립대 인기학과를 지원하는 성향을 감안하지 못한 지급방식이라는 비판도 받고 있다.
성적 우수자 중심 지급
실효성도 의문
이병도 합덕여중 교사는 “각 고등학교의 경우 이미 5% 이내 석차의 학생들에게 전액 장학금, 10% 이내 석차의 학생에도 상당액의 장학금을 지급하고 있다”며 “명문대와 각 대학 우수 입학자들에게도 각 동창회에서 장학금을 지급하고 있는 만큼 그와 같은 장학금 지급기준이 적합한가 의문”이라고 말했다.
또한 “자녀의 교육을 위해 외지로 유학을 보내는 부모들이 과연 그 정도의 장학금으로 지역학교에 보내려 하겠는가”라며 “오히려 형편이 어려운 학생이나 지역내 원거리 통학학생들을 위한 통학보조금 및 스쿨버스 지원, 결식아동 지원 등이 장학재단 설립의 취지에 맞는다”고 주장했다.
당진참여연대의 조상연 사무국장은 "이른바 명문대 입학생에 대한 장학금 지원은 학벌중심의 사회문화를 양산하며 제7차 교육과정에서도 주요 과제로 들고 있는 대학의 서열화 폐지에도 배치된다”며 “지역인재를 단지 성적만으로 평가하는 것이 가장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자치단체에서 지역인재 육성과 지역교육의 경쟁력 향상을 위해 장학금을 지급하겠다는 계획은 분명히 진일보한 구상임에는 틀림없지만 재단의 활동이 본래의 취지에 부합하려면 장학금 지급기준이 좀더 합리적이고 효율적으로 운영되도록 개선이 필요하다는 의견이다.
충분한 의견수렴 통한 활동방향 정립 필요
최근 활발하게 전개되고 있는 지역분권 운동의 주요 슬로건 중 하나는 ‘지역에 인재를’이다.
지역의 인재가 끊임없이 대도시로 유출되면서 지역의 꿈도, 미래도, 희망도 함께 유출되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당진군이 지역인재 육성을 위해 장학재단을 설립하고 기금을 적립하는 등의 노력은 분명히 높은 평가를 받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막대한 예산이 소요되는 이번 사업이 기대한 만큼의 효과를 거두고 지역의 교육을 한 차원 발전시키기 위해서는 충분한 주민의견 수렴을 통한 활동방향의 정립이 필요할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막대한 군 예산과 각계 인사들의 소중한 기금으로 운영되는 장학재단인 만큼 목표한 바의 성과와 진정한 교육발전을 위해 역할하기를 많은 주민들은 기대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