흐리고 비오는 날 많아 이삭도열병도 ‘걱정’

흐리고 비오는 날이 많아 일조시간이 대폭 줄어드는 등 올해 기상여건이 악화돼 혹명나방, 벼멸구 등 각종 병해충이 급격히 늘어나고 있어 흉년농사를 걱정하는 농민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송악면 복운리에서 벼농사를 짓고 있는 이상념 농업경영인 송악면회장은 “초기 방제가 소홀했던 논에서 혹명나방이 심각한 피해를 일으키고 있다”며 “며칠전 제일농장에서 수확한 극조생종 벼의 수확량이 많이 줄었다. 날씨도 안좋고 병충해 발생도 많아 흉작이 될 것 같다”고 걱정했다.

석문면 삼봉리에서 대호농약사를 경영하는 황규영씨는 “이런 경우는 처음 보는 것 같다. 혹명나방이 약을 줘도 잘 죽지 않고 계속 알이 생겨나고 있다”며 “대부분의 논에서 피해가 발생하고 있어 정확한 상황은 수확해봐야 알겠지만 풍작은 어려울 것 같다”고 전망했다.

병충해가 급격히 늘어나자 충남도 농업기술원은 지난달 22일 혹명나방 경보, 이삭도열병 주의보 등 농작물 병해충 발생 경보를 발표했다.

당진군농업기술센터는 지난달 26일 군 전역을 대상으로 각 읍·면별 30필지씩 전체 360필지의 논에 대해 벼 병해충 발생상황을 예찰했다. 조사 결과 전체 360필지 중 68.9%인 248필지에서 문고병이, 61.9%인 223필지에서 혹명나방이, 26.1%인 94필지에서 벼멸구가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가운데 혹명나방은 지난 7월에 이어 제2화기를 맞아 발생지역이 급속히 확산되고 있다. 혹명나방의 경우 예년과 달리 올해는 4회에 걸쳐 지속적으로 날아들고 장마로 인해 방제시기를 놓쳐 유충과 성충, 번데기 등이 함께 서식하고 있는 상황이다.

혹명나방의 유충, 성충 등이 함께 서식하는 혼서상태가 계속됨에 따라 농약을 살포해도 혹명나방이 완전히 죽지 않아 농민들이 방제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에 따라 혹명나방이 벼의 마지막 이파리까지 갉아먹을 경우 이삭이 제대로 여물지 않는 등 등숙률이 떨어져 수확량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또 이삭도열병은 예찰 결과 3.3%인 12필지에서만 확인됐으나 중만생종의 이삭도열병은 포자가 현재 잠복기에 있어 겉으로 증세가 드러나지 않아 확인되지 않을 뿐이다. 비오고 흐린 날이 많아 도체가 약한 상황이고 포자 발생과 감염에 적합한 조건이 계속되고 있어 9월 초순 경 피해가 크게 나타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당진군농업기술센터의 허진욱 지도사는 “혹명나방이 처음 발생했을 때 제대로 방제한 논은 피해가 적은 반면 방제가 소홀했던 논이나 해안쪽에서 피해가 크다”며 “벼의 마지막 잎까지 다 나온 지금 피해가 심하면 등숙률이 떨어질 수 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예년과 달리 올해 병충해가 극심한 이유는 친환경농업의 영향으로 농민들의 농약 사용이 줄어든데다 일조시간 부족으로 농작물의 병해충에 대한 저항력이 약해지고 잦은 비로 방제시기를 놓쳤기 때문으로 분석되고 있다.

올해 기상상황은 지난 5월부터 8월20일까지의 일조시간이 747시간으로 지난해의 844시간보다 97시간, 평년의 874시간보다 127시간이 모자란 상황이다. 강수량은 지난해보다는 52.5mm가 적지만 평년보다는 50.6mm가 많았다. 또한 기온도 지난해보다는 0.2℃, 평년보다는 0.9℃가 낮았다.

병충해가 확산되자 당진군농업기술센터는 비가 그치는 대로 아직 혹명나방 방제를 못하거나 이삭도열병 2차 방제를 못한 농가의 경우 이삭도열병과 함께 혹명나방, 벼멸구, 문고병 등을 동시방제해 피해를 줄여줄 것을 당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