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 붕 영
동대문 재래시장 모퉁이
마천루 처럼 길게 늘어진 빌딩 숲으로
한 지게꾼이 올라간다
길거리 오가는 인파
지게를 져본 사람 몇이나 될까
신기한듯 바라보는 시민들의 발걸음이 무겁다
나는 지게꾼이 내려오기를 기다린다
축 늘어진 어깨를 만나는 순간
돌아가신 형님을 만난 듯
달려가 지게를 만져본다
나는 어려서 지게를 지고 형님 뒤를 따라 다녔다
형님 처럼 짐을 많이 져보기를 욕심 부리면서
우리 형제들은 지게를 저마다 하나씩 갖고 있었다
지게는 놀이이면서 노동이었다
지게는 어린시절 궁핍했던 삶과
빌딩 숲에 다리를 놓는다
형님의 저승과
나의 이승을 하나로 묶는다
빌딩 비상구 계단에 기대어 땀식히는
지게꾼 어깨 위에 고단한 시간이 펼쳐진다
나는 어느덧 지게를 지고
빌딩을 오르고 있다
<약력 designtimesp=11216>
·시인
·관광학 박사
·안산공과대학 호텔외식산업과 교수
·한국외식경영학회 부회장
·정미초·미호중 졸업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