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축 중이던 시공업체에 명의 이전하고 잠적

당진새마을금고(이사장 손인교, 이하 당진금고)에 재직중이던 한 직원이 18억원이 넘는 돈을 빼내 친인척 명의로 건물을 짓다 들통났으나 금고측의 미온적인 대응으로 건축 중이던 시공업체에 명의를 이전하고 잠적하는 사건이 발생해 파문이 일고 있다.

당진금고의 금융사고가 드러난 시기는 지난 7월. 재직중이던 이모 대리가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7월 초까지 다섯 차례에 걸쳐 18억3천만원의 금고 돈을 불법으로 빼내 당진읍 계성리에 친인척 명의로 건물을 짓다가 들통난 것.

사고가 발생하자 당진금고는 새마을금고연합회의 감사를 받았으며 이씨를 면직 처분하고 이씨와 건물 준공 예정일인 9월30일 후 3개월 이내에 4억원, 내년 4월까지 6억원, 내년 7월까지 나머지 금액을 정산하기로 약속하고 공증을 받았다.

그러나 올 여름 잦은 비로 인해 9월말로 예정됐던 건물 준공이 지연되자 이씨가 신축중인 건물의 당초 명의자인 홍모씨 등 친인척들의 인감을 받아 건물 시공업체인 ㄹ건설에 명의를 이전했으며 이에 따라 10월7일 해당 건물의 건축주가 ㄹ건설로 변경된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건물의 당초 명의자 중 한 사람인 홍씨는 “명의 이전 사실을 모르고 있었다”며 “금고에서 무슨 일인가를 하는데 쓰겠다고 해서 인감을 내줬다”고 밝혔다.

약속과 달리 이씨가 시공업체에 명의를 이전하고 10월9일 잠적함에 따라 당진금고는 잠적 다음날인 10월10일 이씨를 당진경찰서에 고소해 현재 조사가 진행중이다.

당진금고는 이씨의 잠적으로 사고가 공개되자 불법으로 인출된 자금의 회수를 위해 건물명의와 관련된 법적인 절차를 추진 중이며 이미 이씨의 신원보증인과 임직원에 대해 가압류를 설정해 놓아 당진금고에는 피해가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당진금고 손인교 이사장은 “ㄹ건설에서 준공 후 건축비만 받으면 명의를 넘기겠다고 했고 변호사를 통해 매매에 대한 원인무효 소송을 추진하고 있어 이자는 못 받더라도 원금 회수는 가능하다”며 “회원들의 민심이 염려될 뿐 금고에 손해날 일은 없어 경영상에는 문제가 없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금융사고가 발생한 직후 이씨를 바로 고소하거나 해당 건축물에 대한 가처분 신청으로 소유권을 제한하는 절차를 추진하지 않는 등 당진금고의 금융사고에 대한 미온적인 대응이 건설업체로의 명의이전, 이씨의 잠적을 불러 사고가 확대된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이에 대해 당진금고 최명재 전무는 초반에 조치가 미흡했다는 지적의 일부 내용은 맞는 말이라고 인정한 뒤 “연합회 감사반에서 공증 받아서 처리하면 된다고 해서 그렇게 처리했다”고 해명했다.

유출된 자금이 별다른 문제없이 전액 회수될 지가 아직 불투명할 뿐더러 회수가 되더라도 7개월 가량 직원의 불법 자금유출 사실을 모르는 등 당진금고의 허술한 직원관리와 미온적인 금융사고 초기 대응에 대한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