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마다 새해가 되면 지나간 1년간의 잘못을 반성하고 좀더 나은 나로 다시 태어나기를 바라는 마음에, 떠오르는 해를 바라보며 간절하게 소망한다. '새해에는 건강하게, 부자되게, 공부 잘 하게, 좋은 사람 만나게, 가정이 화목하게...... 해주세요, 해주세요, 해주세요.'

아마도 시작의 선상에 서서 느끼는 불안함을 떨치고 설레이는 마음으로 반드시 이루었으면 하는 희망 띄우기일 것이다.

정헌재의 '완두콩'은 우리들 마음 속에 언제나 있지만 우리들이 일상의 복잡함과 고단함에 파뭍혀 잊고 살았던 것들, 너무나 당연한 것이지만 그렇기 때문에 그 소중함을 모르고 살았던 것들과의 아련한 만남이다.

'꿈, 사랑, 따뜻함, 이별의 기억....'

일상은 우리에게 꿈보다는 현실을, 사랑보다는 미움을, 따뜻함 보다는 차가움을, 이별에 대한 가슴 시린 기억이 아닌 무감각한 망각을 가져다 준다. 점점 우리들 가슴 속에 물주는 법을 잊어버리게 하고, 물기가 말라버린 우리 가슴은 사는 걸 버겁고 팍팍하고, 삭막하게 하고...

그래서 사는 게 점점, 보다 나은 것이 아니라 보다 못한 것처럼 느껴지게 한다.

나의 지난 1년을 돌아보건데, 꿈보다는 현실의 벽에 많이 부딪혀 안주했고, 사랑을 쌓기보다는 수많은 오해들로 타인에 대한 미움의 응어리를 쌓아두었으며, 따뜻한 한 마디의 말로 사람의 마음을 녹이기 보다는 날선 차가운 말로 상대의 마음을 가른 적이 더 많았다. 그리고 죽을 것 같이 아팠던 지난 시절 이별의 기억은 이미 나의 일이 아닌 채로 살았다. 현실이, 일상이 나를 이렇게 만들고 있다고 내가 아닌 다른 것들을 탓하며 살아 온 한 해였다.

올 해의 시작에 선상에서 만난 이 책은 진정 새롭게 시작하는 것이 무엇인지 나지막하게 말을 걸어온다.

"새해에는....

남들이 쥐뿔 가진 것도 없는 것이 꿈만 많다고 손가락질 할 때, 쥐뿔도 없는 줄 알았는데 꿈이 있다는 걸 깨우쳐 준 그 사람에게 감사하는 마음을 갖는 게 어떨런지....

타인에 대한 아무 것도 아닌 미움들로 자신의 마음을 불편하게하지 말고 자신이 먼저 가슴으로 그 사람을 끌어안으면 어떨런지....

사랑하는 일이 살아가는 일이며 살아가는 일이 힘겨운 것처럼, 사랑하는 것 또한 힘들지만 사는 걸 포기할 수 없는 것처럼, 우리의 사랑 또한 멈추지 않기를 바라는 게 어떨런지....

이 모든 바램들을 '해주세요'라고 의지하지 말고, '하겠습니다'라고 다짐하는 것이 어떨런지....

그래서 자기 자신에게 물주기를 소홀히 하지 않는 한 해가 되는 것이 어떨런지...."라고 물기 젖은 목소리로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