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다시 정치의 계절이 다가오는가. 주변을 돌아보면 온통 자신만이 이 사회를 올바르게 이끌어갈 유일한 사람이라고 주장하는 사람들이 넘쳐나는 세상이다. 올바른 정치란 정치가 필요없는 그런 세상이라는 말을 생각해볼 때 이렇게 유능한 정치지망생들이 많다는 것은 우리 사회가 그만큼 올곧은 정치를 필요로 하고 있다는 역설이 성립되는 걸까?

참여정부 출범 1년에 대한 평가가 바쁜 사람들에게 나는 조금은 한가롭게 정치의 고전적 의미를 들이대며 조금은 나름대로 살만한 사회를 꿈꾸는 평범한 소시민의 희망을 얘기하고자 한다.

이 새봄에는 진정으로 이 민족의 미래를 걱정하는 사람들이 좀 나왔으면 좋겠다. 개인의 영달을 위해서가 아니요, 진정으로 비관적인 대량소비문화의 파멸적 결과를 걱정하는, 그래서 다소 부족해도 모든 사람들이 더불어 살아가는 데서 행복을 느낄 수 있는 그런 사회를 만드는데 앞장설 수 있는 그런 사람이 정치의 장에서 활동해 주었으면 하는 것이다.

초대수상은 임기를 마친 다음 안락한 노후를 마다하고 나무로 만든 침대와 초라한 의자 몇 개가 전부인 접견실에서 세계의 수많은 내방객들을 맞으며 사막 한 가운데 키부츠라는 농장을 일구지 않았는가? 이스라엘의 미래는 이 사막의 개발에 달려있다고 하면서....

그런데 우리의 전직 대통령이라는 사람들은 수천억원의 부정한 돈을 착복하고도 뻔뻔스럽게 오리발을 내놓으며 대대손손 부를 대물림하려는 기막힌 행태를 보이는 것이다.

전모라는 사람이 광주에서 엄청난 학살의 만행을 저지르고 대통령이 되면서 나라사랑이 어떻고 공무원은 국민의 공복이라는 둥 가소로운 훈시를 하고 다니던 것을 상기해 보면 나는 이 나라에서 참으로 아무런 희망을 읽을 수가 없다.

초대 대통령이라는 이승만은 권력욕에 눈이 어두워 수많은 민주인사를 잡아죽이고 혁혁한 독립투사들을 탄압하며 자신의 영달만을 추구했다. 재임중에도 술한잔 얼큰해지면 일본군복을 착용하고 닛뽄도로 폼잡곤 했다는 박정희, 그가 민족혼을 빼버리며 떠버린 말이 “잘 살아보세”였으니 무슨 짓을 해서라도 물질적 풍요만 보장되면 된다는 황금만능의 고질적인 병폐는 불가피하지 않았을까? 일제의 잔재를 털어 버리기는커녕 전두환, 노태우에 이르기까지 친일의 음울한 구름이 온통 뒤덮인 이 동강난 한반도에서 어찌 민족자존과 자주가 얘기될 수 있었으랴?

나는 이 새봄에 기대한다. 이제는 진정으로 이 나라 이 민족을 걱정하는 사람들이 역사의 전면에 나서주기를, 그래서 더 이상 천민자본주의가 지고지순의 이상인양 자유민주주의의 탈을 쓰고 노동을 착취하는 부익부 빈익빈의 악순환이 없는 그런 사회가 되기를...

일이 꼬일수록 원칙을 지켜야 한다는 것조차 통하지 않는 대한민국 국회, 어찌하여 친일 인명록을 만드는 것조차 통과를 못시키는지 이나라 무지한 국민들이여 똑똑히 보라! 입만 열면 조국과 민족을 위한다는 저 국회의원들의 등뒤에 서린 그 음흉한 민족배반과 외세의존의 더러운 그림자를!

이 땅의 민중들아, 정의의 발아래 우리모두 일어서자. 체념과 한숨의 역사를 걷어치우고 민족자존과 자주의 새 역사를 만들어 나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