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과 함께 고대중학교에서 첫 교직생활을 시작한 박은미(30, 영어) 교사는 새내기 교사지만 아이들을 가르치는 경험은 풍부한 늦깎이 새내기다. 목원대학교 영어영문과를 졸업 후 사설학원에서 교직을 꿈꾸며 아이들을 지도했고, 충남 예산 용동초등학교에서 기간제교사로 1년간 근무했기 때문이다.

새내기 교사의 설레는 ‘첫발’

아이들을 가르쳐보긴 했지만 첫 발령의 설렘만큼은 예외일 수 없었다. 자택인 예산에서 1시간 남짓 걸리는 거리지만 일찍 출근해야겠다는 생각으로 자명종 시계를 6시에 맞추어 놨다. 자명종 시계가 무색하게도 새내기 박 교사가 일어난 시간은 새벽 2시. 밥이 내킬 리 없었다. 새벽 6시가 지났지만 아직은 어두운 날씨. “어두우니 운전조심 해라”는 박 교사의 어머니 윤용귀씨의 말을 뒤로하고 박 교사의 첫 출근은 시작됐다.

‘교통이 편리한 도시’ 뜻밖에도 박 교사가 느낀 당진의 첫 이미지였다. 그러나 교육청으로 가는 시내 길에서 일방통행으로 설정된 도로 때문에 박 교사는 머뭇거릴 수밖에 없었다. 그래도 생각했던 것보다는 쉽게 고대중학교에 도착할 수 있었다고 한다.

박 교사는 부임한지 보름이 지난 지금도 아이들과 만난 첫날을 생생히 기억하고 있었다.

“처음 학교에 왔을 때 언덕 빼기에 있고 썰렁해 보였습니다. 집을 얻어야 할지, 적응을 잘 할 수 있을지 걱정이 됐습니다.”

이런 박 교사의 걱정을 사라지게 만든 것은 다름 아닌 고대중학교 아이들과 동료교사였다. 이런 저런 걱정을 하던 박 교사는 “동료교사와 친해지면서, 그리고 아이들의 해맑은 눈을 보면서 집을 얻어 살고 싶을 정도로 마음의 안정을 찾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수줍은 프로 선생님

박 교사에게서는 두가지 모습을 발견할 수 있다. 하나는 날씬한 외모에 부끄럼을 많이 타는 수줍은 새내기 교사의 모습이었다. 다른 하나는 뽀빠이가 시금치를 먹으면 생기는 힘처럼 교단에 서면 작았던 목소리도 커지고 용감해지는 프로교사의 모습이었다.

부임하는 첫 날 아이들에게 “영어공부의 필요성과 공부하는 규칙을 강조했다”는 박 교사는 자신이 시골에서 태어나 선생님으로부터 영어공부의 필요성을 느끼게 되기 전까지 관심밖에 둔 것을 회상하며 학부형들에게 아이들이 영어를 잘 할 수 있도록 영어로 된 동화책을 자주 읽게 해 줄 것을 부탁하기도 했다.

스승에 대한 두 가지 향수

누구나 그럴까! 박 교사에게도 스승에 대한 두 가지 향수를 지니고 있었다. 평소에 잘 대해주던 스승이 수능점수가 낮게 나왔다는 이유로 말도 걸지 않는 모습에 박 교사는 깊은 상처를 받았다. 반면 한 번도 교과 진도를 묻는 적이 없는, 자신의 직분에 성실한 선생님과 당시 시골에서 접하기 힘들었던 CNN 테이프를 들려주며 박 교사에게 새로운 세계에 대해 알게 해준 선생님에 대한 향수는 박 교사가 지금의 자리에 오게 된 중요한 계기가 되었다. 그래서 박 교사는 상처가 아닌 ‘사랑’을 주는 선생님이 되고 싶다.

박 교사 외에도 박재형(도덕, 안양)·박용우(체육, 서울) 교사 역시 이곳 고대중학교에서 첫 교직생활을 하게 되었다. 교직 선배인 심의경 고대중 교장은 “처음이라 어색하고 교사로서의 삶도 힘들겠지만 ‘보람’으로 모든 것을 극복할 수 있을 것”이라며 “아이들에게 필요한 스승이 되어줄 것”을 부탁했다.

일출이 장관인 왜목마을은 박 교사가 당진에서 가장 가보고 싶은 곳이라고 한다. 왜목마을에서 일출을 보며 희망을 가슴에 새기듯 설렘 속 가득했던 아이들에 대한 새내기 교사의 포부도 고대중학교 아이들을 볼 때마다 매번 가슴에 새겨질 것이다.

김항룡 기자 hrkim@dj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