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월은 유수와 같다더니 계절은 어김없이 긴 겨울의 오랜 기다림을 겨우내 움추렸던 나뭇가지에 화사한 꽃망울로 토해내고 있다.
청운의 푸르름으로 가득찼던 학창시절이 엊그제 같은데 벌써 강산이 다섯번 바뀐 세월을 거쳐 나이 50이 되고 말았다.
첫번째 사진은 합덕농고(3학년) 재학 중 넉넉지 못했던 시절 서로의 부족함을 감싸주면서 학창시절 내내 동거동락했던 친구들이다. 오른쪽 첫번째가 특히 자기 소신이 강했던 세류리에서 ‘콩천지’를 경영하고 있는 허충회 회장의 모습이다.
두번째 사진은 30대 초반, 결혼 초 세파의 어려움을 감당해야 했던 어느 봄날 삽교천에서 사색의 늪으로 빠져들어 공상의 세계를 넘나들던 하루가 담겨있다.
세번째 사진은 소꼽놀이하던 시절부터 지금까지도 질긴 인연을 과시하는 친구들이 10여년 전 부인, 자녀들과 함께 수덕사에서 하루를 보낼 때의 사진이다 지금은 부천, 충주 등에서 헤어져 살고 있지만 2~3일에 한번은 전화를 하고 한달에 한번은 만나야 하는 언제나 생의 한가운데서 서서 항상 머리를 마주하던 죽마고우들이다.
일상의 피곤함 속에서도 창문을 넘어오는 따뜻한 햇살과 방안에 퍼지는 은은한 커피향 속에 푸근한 마음의 고향으로 이끌어가는 소중한 사람들의 면면을 되새겨본다.
조 강 호 (50) / 합덕읍 소소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