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으로 펼쳐보는 세상(사진2개)

내가 나인 것

지은이 : 야마나카 히사시

출판사 : 사계절

가  격 : 7,500원

팽 말 숙

동화나라 대표

이 책을 들었을 때 마치 내 어린 시절로 돌아가는 느낌이었다. 그리 많은 갈등은 겪지 않았지만 6명의 형제 자매간의 다툼과 부모에게 자신을 확인시키려는 노력이 있었기에 충분히 공감하면서 읽었다. 어느 순간 책에 푹 빠져 내 아이를 데리러 가야할 시간을 놓치면서 까지.

히라타 히데카즈는 다른 형제들에 비해 학교성적도 뒤떨어지고 선생님께 자주 야단맞는 6학년 남자아이다. 무엇이든지 잘하기를 바라고, 그러지 못하면 다른 형제들과 비교하면서 구박하는 엄마와 학교에서의 들키기 싫은 일까지도 엄마에게 고자질해서 매를 벌게 하는 여동생의 존재는 히데카즈를 가출이라는 극단적인 상황을 만들게 한다.

마음으로만 생각했던 가출을 자신도 모르게 털어놓게 되지만 그것을 믿지 않는 엄마와 형제들의 무관심은 진짜 가출하도록 동기를 부여한다. 자기가 없어졌을 때에 가족들의 반응을 확인하기 위해 가출을 실행에 옮긴다. 그러면서 새로운 사건에 맞부딪히게 된다. 그 사건은 히데카즈에게 새로운 형태의 가족을 보여준다. 그 가족 또한 평범하지 않다.

히데카즈는 여름방학 동안 내내 그곳에서 보내고 집으로 돌아온다.

돌아온 히데카즈는 가출을 통해 엄마의 행동이 변했기를 바랐지만 그 희망은 여지없이 깨어졌다. 하지만 다른 곳에 희망이 기다리고 있었다. 바로 형제들의 변화이다. 히데카즈로 인해 자신의 존재를 깨닫게 되는 형제들은 엄마의 존재가 무거운 돌덩이였음을 고백하게 된다.

엄마는 믿었던 자식들에게조차 큰 충격을 받게 되지만 자신의 입장을 끝까지 고집한다.

나츠요에게 보내는 편지로 인해 사건은 클라이막스로 넘어간다.

엄마의 변화는 역시 요지부동일까? 작가는 히데카즈의 집을 불태우면서 엄마와의 문제 해결을 독자에게 넘겼다.

‘내가 나인 것’은 일본에서 1969년에 출판된 작품이다. 그러나 21세기에 살고 있는 지금도 그 때 고민하고 아파한 문제를 똑같이 겪고 있다. 가족의 해체와 가출이라는 사회적 분위기 속에서 히데카즈가 우리에게 어떻게 풀어 나가야 하는지 각자에게 숙제를 던져주고 있다. 바쁘다는 핑계로 내 아이의 속내를 잘 읽어 내지 못하고 있지는 않았나 하는 것과 가족의 소중함을 절절히 느끼게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