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출입문 유리에 관한 안전규정 없어 높은 수준의 학교시설안전기준 마련해야 이번 초등생 교내 사망사건은 과연 우리 자녀에게 ‘진정 필요한 것은 무엇’이고, ‘어떤 것을 해줘야 할지’를 분명히 보여준 사건이었다. 지난 4월29일 교육개발원 설문조사에 따르면 국내 초·중·고교생의 73.3%가 과외를 하고 있으며 이들의 평균 과외비는 월 27만7천원으로 생계비의 12.

7%를 아이의 사교육을 위해 쓰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25조원에 육박하는 교육예산과 그 두배가 넘는 사교육비 등등... 굳이 통계까지 들이대지 않더라도 우리나라 학부모들이 자녀교육에 대한 욕구가 매우 높다는 것은 사회구성원 대부분이 공감하는 사실이다.

이처럼 막대한 비용과 관심을 교육을 위해 투자하고 있지만 과연 아이들에게 반드시 필요한 곳에 쓰여지고 있는지 더 늦기 전에 살펴봐야 한다. 한 아이의 생명을 앗아간 출입문의 얇은 유리는 부끄럽기 짝이 없는 우리의 교육환경과 인식을 대변해준다. 오래된 건물, 그리 단단해 보이지 않는 얇은 유리, 수십 년이 지나도 도색만 바뀐 채 그대로인 학교 유리창과 출입문은 디지털 시대에 학교에 대한 향수는 될 수 있을지언정 아이들을 사고로부터 예방하지는 못했다.

또 이곳저곳 돌출된 벽들과 모서리는 나비의 비행처럼 어디로 튈지 모르는 성장기 아이들의 안전을 결코 보장할 수 없다. 사고원인이 되었던 출입문 유리는 두께 5㎜ 정도에 불과한 일반유리였다. 만일 출입문 유리가 자동차 유리처럼 파손시 찔릴 우려가 없도록 작은 조각으로 깨지는 강화유리였다면 꿈 많은 어린이의 생명과 그로 인해 고통받고 있을 함께 장난쳤던 다른 한 어린이, 그리고 피해 학부모와 교사들의 마음을 아프게 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유리전문업자 이정선씨에 의하면 “강화유리(두께 5㎜, 30㎝×30㎝ 기준)는 2,500원 정도로 일반유리에 비해 가격이 두배 정도 높다”고 말했다. 하지만 “파손시 베일 우려가 전혀 없기 때문에 안전성은 말할 나위 없이 좋다”고 설명했다. 사고가 발생한 초등학교의 교장 역시 “유리에 선팅지만 발랐어도 이런 어처구니없는 사건이 발생하지 않았을 것”이라며 “미리 예측하지 못하고 대응하지 못한 것에 한계를 느낀다”면서 비통함을 금치 못했다.

더욱 아이러니한 것은 학교시설의 안전에 관해 신설되고 있는 학교에서조차 안전성을 의심할만한 일들이 발생한다는 것이다. 이번 사건과 관련, 학교 출입문의 유리에 관한 안전규정이 있는지 군 교육청과 교육부 시설담당에게 의뢰해 본 결과 관계자로부터 “출입문 유리에 관한 특별한 안전규정은 없다”는 답변을 얻을 수 있었다. 조금만 신경을 써도 아이들이 학교생활 중 한번쯤 유리를 파손할 수 있다는 결론에 도달할 수 있다.

따라서 과연 우리의 안전의식과 아이들에 대한 배려, 그리고 교육환경 및 사회 환경이 잘 갖추어졌는지, 학교가 진정 안전한 곳인지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 국가의 교육정책과 학부모의 교육에 대한 관심이 입시정책에만 집중된 나머지 진정 아이들에게 필요하고 아이들의 생명과 꿈을 보호할 수 있는 학교시설개선 및 안전요건 구비, 시설기준 마련에는 허점을 드러낸 것이다. ‘한 어린이의 죽음’이 남긴 교훈은 바로 이것이다.

‘나의 자녀를 위해 과연 무엇을 하고 있는가?’, ‘그것이 내 자녀에게 진정 필요한 것인가?’, ‘과연 입시인가?’

, 또는 ‘좋은 성적인가?’, 아니면 아이들의 밝은 마음과 같은 ‘화사하고 안전한 교육환경인가?’, 또 ‘무엇이 먼저이고 무엇이 나중인지’를 판단해야 할 시점인 된 것이다.

한 어린이의 목숨과 바꾸며 얻은 교훈은 너무도 극명하다. 다시는 이와 같은 사고가 일어나지 않도록 교육당국은 학교안전에 관한 대대적인 점검과 높은 수준의 꼼꼼하며 체계적인 안전시설기준 마련 등 대책을 강구해야 할 것이다. 학부모 역시 자녀의 입신양명만을 생각하지 말고 당장 자녀가 다니는 학교나 놀이공간에 대해 안전한지 살펴보고 교육환경 개선을 꾸준히 요구해야 한다.

그것이 곧 아이에 대한 사랑이고 대학진학에 앞서 이루어져야 할 선행조건이기 때문이다. 한 초등학생의 죽음은 슬프지만 슬픔의 깊이만큼 우리를 뒤돌아볼 기회를 주었다. 숨진 김양을 편히 보내는 것도, 김양과 같은 사건이 재발하지 않도록 하는 것도 우리의 과제로 남았다.

김양의 죽음이 헛되지 않도록 우리 스스로를 돌아볼 때이다. 김항룡 기자 hrkim@djtimes.c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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