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골 풍경 하나

송악면 부곡리에서 오이와 꽈리고추를 재배하고 있는 최수천(67)·박영호(64) 부부를 지난 달 28일 비닐하우스 안에서 만났다.

최씨 부부는 99년에 야심차게 5천만원을 투자해 시설하우스 농사를 시작했다.

“하우스시설농가로 돈을 벌면서 살 줄 알았는데 고생만 하고 빚만 늘렸어요.”

“농사를 지어서 큰돈을 벌 수 있다고 생각했던 것이 잘못입니다.”

이렇게 털어놓은 최씨는 고단한 몸을 돌려 툇마루에 앉아 담배를 물었다. 길게 한숨을 몰아 쉬고는 “요즘 농사를 60~70대가 짓고 있다”며 고령화되고 있는 농촌의 현실과 노동력의 부족, 농자재 가격의 상승을 안타까워했다.

또한 최씨는 걱정하나를 더 보탰다. “앞으로 젊은이들이 더 걱정이예요. 노인들이야 어쩔 수 없이 살지만 젊은이들은 살기가 어려워질 것 같아서 걱정입니다.”

최씨는 “50평의 하우스에 오이와 꽈리고추를 3월에 파종해 난방하는데 30드럼의 경유가 들었다”고 말했다. 285만원의 난방비가 걱정이며 산지 가격의 하락은 최씨 부부를 힘들게 하는 주범이라고 한다. 박영호 할머니는 “이거 품값도 안 나와요”라며 말을 흐렸다.

“좋은 것은 잘 포장해서 길가에 두면 농협에서 다 실어다가 팔아요.”

‘무지랭이’를 옆에 잘 두었다가 저녁에 집에 가지고 가서 오이 장아찌를 담아 반찬을 한다는 박씨 할머니.

최수천·박영호 부부의 소원은 “농민들이 정성들여 수확한 농산물이 제값을 받고 시골 농민들도 좋은 반찬을 먹어볼 날을 기대해 본다”며 “앞으로 미래가 있는 젊은이들이 걱정 없이 잘 살았으면 한다”는 바람을 내비쳤다.

김윤태 기자 ytkim@dj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