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로공사, 절차상 문제 인정·보전대책 찾기로

고속도로 건설공사 중 면천면 자개리와 삼웅리에서 발견된 청동기 시대의 주거지와 통일신라시대의 석곽묘 유적이 도로 건설과정에서 일부 훼손돼 유적보호 및 보전대책이 시급한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당진-대전간 고속도로 공사를 맡고 있는 한국도로공사는 지난 6월4일 문화재청의 문화유적 발굴조사 완료에 따른 조치가 충남도를 경유해 통보되자 곧바로 공사를 재개했다.

이로 인해 자개리 2지점과 삼웅리의 유적이 훼손됐으며 당진군은 강력한 항의와 함께 향후 대책수립에 부심하고 있다.

이에 따라 당진군향토유적보호위원회(위원장 권갑순)는 지난 14일 회의를 열고 도로공사 과정에서 훼손된 유적의 현황과 함께 보전대책 등을 논의한 후 도로공사의 해당구간 감독관실을 찾았다.

위원들은 도로공사의 잘못으로 유적이 훼손된 만큼 상응한 보전대책의 수립을 관계자에게 요구했다.

이에 대해 도로공사의 고미석 설계과장은 “충청문화연구원과 문화재청의 공문을 접수한 후 공사를 진행해도 무리가 없다고 판단했다”며 “유적보전을 위한 대책으로 복토와 표지판 설치, 진입로 개설 등을 계획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위원들은 문화재청 공문의 ‘라’항에서 ‘발굴조사 완료 구간에 대한 공사 시행 여부는 추가 조사지역에 대한 발굴(시굴)이 완료된 후 우리청과 협의해 처리하도록 함’이라고 명시하고 있음에도 협의도 없이 공사를 재개했다며 이미 훼손된 유적은 어쩔 수 없더라도 나머지 유적에 대한 보전조치의 일환으로 보호시설의 설치를 요구했다.

이로인해 한동안 유적보전에 대한 대책을 놓고 도로공사와 위원들 간에 의견이 엇갈리기도 했으나 복토를 통한 원형보전보다는 교육적 차원에서 전시가 가능하도록 보전할 수 있는 방안을 찾기로 의견을 모았다.

위원들은 “당진에서는 처음 발견된 청동기 유적이기 때문에 지역적 차원에서 교육적 가치가 매우 높다”며 “단지 복토를 해서 원형을 보전하는 것보다 전시를 할 수 있도록 해서 후손에게 소중한 교육의 자료로 이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도로공사의 고과장은 “지금 당장 판단할 수는 없는 만큼 비용관계 등을 포함해 가능여부를 알아보겠다”고 말했다.

단, 당초 위원들이 제시한 가설건물 등의 경우 도로에 인접해 자칫 사고의 위험 등 안전상의 문제가 있을 수 있기 때문에 검토대상에서는 제외하기로 했다.

위원들과 도로공사 측은 향후 도로건설 과정에서 유적의 보호와 보전을 위해 함께 노력하며 지속적으로 의견을 교환하기로 약속했다.

한편 면천면 삼웅리와 자개리 일대의 청동기 시대 주거지와 통일신라시대 석곽묘 등 유적은 지난 2002년 시굴조사에 들어갔으며 2003년 3월31일 본격적인 발굴조사에 착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