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을 추억이라고 단정하는 것은 분명 오해의 소지가 있어 보인다. 그러나 사진은 변하거나 없어지지 않는 한 그 자체가 추억으로 남는 경우가 많다. 나의 굵은 손마디 사이로 추억은 사라져 간줄 알았는데 여전히 추억은 진행되고 있는 현실의 산물이다.

첫번째 사진 속에 나는 남산초등학교 5학년 서산 개심사로 소풍을 갔을 때 의 모습이다. 사진 속 친구들은 미국으로, 서울로, 수원으로 떠나고 없다.

두번째 사진의 교복입은 차림은 보리농고(합덕산업고) 3학년 수학여행 때 모습이다. 최고의 농사꾼이 되겠다고 고등학교 시절 ‘채소, 과수, 조경, 화훼 등의 기능사 자격을 취득했었다.

세번째 사진은 중학교 동창인 아내(김순진)와 1985년도에 제주도로 신혼여행을 갔을 때 사진이다. 11월24일이 길일이라고 해서 결혼을 많이 했다. 제주도에서 신혼여행 온 친구를 7명이나 만났었다. 내년 결혼기념일에는 아내에게 좋은 선물을 하고 싶다. 어언 20년 동안 고생을 밥먹듯 한 아내에게 미안한 마음을 용서받고 싶다.

동그라미 사진은 아버지다. 소학에 ‘아버지 날 낳으시고 어머니 기르시니..’라는 말이 있다. 나를 만들어준 아버지의 모습이다. 사람들은 선친(이명헌)을 ‘한국 하우스 1호 농가’로, 꽈리고추를 당진군에 소개한 사람으로 기억하지만 나는 언제나 따뜻한 아버지로 기억한다. 아버지가 만들어준 언덕 위에 서서 아버지를 닮아가고 있다.

맨마지막 사진은 눈밭에서 뛰어노는 아이의 모습이다. 눈만 오면 앞산으로 뒷산으로 노루처럼 뛰던 녀석들이 학교 공부를 위해 막내만 남기고 모두 나갔다. 큰애 현경(고3), 현주(고1), 준범(중2)이 모두 귀여운데 시간이 허락하지 않아 자주 만나 이야기를 나눌 시간이 줄어들어 가슴이 아프다.

이계문 (47)  / 신면천면 자개2리 이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