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이 다시 살아오는 것은

김태숙

피어있는 동안

쉽고도 모질게 어려운 일이

사랑할 것과 사랑하지 말 것을 가려

가없는 슬픔을 키우지 않는 일

그러나 바람에 씨방 날리며 흩어지는

꽃들의 잦은 죽음이

슬픔이 오기 전에 먼저

황홀한 꽃 숲으로 다시금 살아오곤 하는 것이

사실은

사랑하지 말라 바람이 일러준 이슬에

기어이 넋을 담그고 마는 꽃들의

한결같은 반란때문

기쁨이 다하고 이젠

지는 일만 남았다고 돌아가는 저녁

그러나 이대로 돌아가긴 너무 서러워

풀빛마저 붉게 누운 저무는 길에

노을을 품고 조용히 조용히

가슴에 새불 일으키는 영롱한 저녁 이슬

제가끔 가슴에 하나씩 품고마는

뭇꽃들의 반란

잠시 취하고 나면 어둠도 끝나기 전

아무일 아닌 듯 이슬이 먼저 지고

슬픈 꽃송이 하나 젖은 그위로

사뿐히 쓰러져 숨거둔 자리에

다시금 서러운 꽃들 무성하게

가없이 우거지고 우고지곤 하는 것은